스위스 외무부, 독재자 3인 `숨겨놓은 돈`공식 발표
무아마르 카다피, 호스니 무바라크, 진 엘 아비딘 벤 알리 등 북아프리카 독재자들이 스위스에 숨겨 놓은 자산 규모가 공개됐다.
스위스 외무부는 2일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및 측근들과 연계돼 불법 혐의가 있는 은닉 자산의 규모가 3억6000만스위스프랑(약 4428억원)으로 확인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의 자산 규모는 4억1000만스위스프랑, 벤 알리 튀니지 전 대통령의 재산은 6000만스위스프랑으로 확인됐다. 라르스 크누셸 외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스위스 연방정부의 지시에 따라 불법일 가능성이 큰 이들 자산은 모두 동결된 상태"라고 밝혔다.
스위스 정부는 독재자 3명의 자산이 스위스 내에 어떤 형태로 은닉돼 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스위스의 어느 금융기관이 독재정권과 연루돼 있는지 역시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만 크누셸 대변인은 "은닉 자산에는 현금뿐만 아니라 부동산 등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튀니지와 이집트 정부는 이미 벤 알리와 무바라크의 자산을 환수하기 위해 스위스 정부와 접촉 중이다. 스위스가 지난 1998년 사망한 나이지리아 전 독재자 사니 아바차의 자국 내 자산을 동결했다가 반환하는 데 4~5년이 걸렸던 전례에 비춰 볼 때, 재정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튀니지와 이집트의 새 정부가 독재자들의 자산을 되돌려 받기까지 수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리비아 벵가지를 거점으로 한 과도정부위원회와 스위스 간의 접촉은 아직 없는 상태다. 트리폴리에 있는 리비아 정부는 반정부 시위 초기에 해외 언론들이 카다피 자산의 해외 도피설을 제기하자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한 바 있다.
스위스 정부가 카다피 등의 은닉 자산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검은돈의 요람`이란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스위스는 지난 1월에도 로랑 그바그보 전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의 자산 동결 조치를 발표했고, 최근에는 아이티 전 독재자 장 클로드 뒤발리에의 동결 자산을 아이티 국민들에게 되돌려 주기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카다피, 무바라크, 벤 알리 등이 스위스를 포함해 해외에 빼돌린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집트를 30여년 동안 지배해 온 무바라크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과 유럽 각지에 분산시켜 놓은 재산이 400억(약 42조7000억원)~700억달러(약 74조7200억원)로 추정되며, 카다피 역시 유럽에만 70억달러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 수백억달러를 차명ㆍ가명으로 숨겨 놓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제 금융계 일각에선 스위스, 영국, 미국 등 각국의 독재자 자산 동결 효과에 대해 회의적 반응이 적지 않다.
문화일보=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저작권자 ⓒ문화일보,AM7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스위스 외무부는 2일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 및 측근들과 연계돼 불법 혐의가 있는 은닉 자산의 규모가 3억6000만스위스프랑(약 4428억원)으로 확인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무바라크 이집트 전 대통령의 자산 규모는 4억1000만스위스프랑, 벤 알리 튀니지 전 대통령의 재산은 6000만스위스프랑으로 확인됐다. 라르스 크누셸 외무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스위스 연방정부의 지시에 따라 불법일 가능성이 큰 이들 자산은 모두 동결된 상태"라고 밝혔다.
스위스 정부는 독재자 3명의 자산이 스위스 내에 어떤 형태로 은닉돼 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따라서 스위스의 어느 금융기관이 독재정권과 연루돼 있는지 역시 드러나지 않고 있다. 다만 크누셸 대변인은 "은닉 자산에는 현금뿐만 아니라 부동산 등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튀니지와 이집트 정부는 이미 벤 알리와 무바라크의 자산을 환수하기 위해 스위스 정부와 접촉 중이다. 스위스가 지난 1998년 사망한 나이지리아 전 독재자 사니 아바차의 자국 내 자산을 동결했다가 반환하는 데 4~5년이 걸렸던 전례에 비춰 볼 때, 재정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튀니지와 이집트의 새 정부가 독재자들의 자산을 되돌려 받기까지 수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리비아 벵가지를 거점으로 한 과도정부위원회와 스위스 간의 접촉은 아직 없는 상태다. 트리폴리에 있는 리비아 정부는 반정부 시위 초기에 해외 언론들이 카다피 자산의 해외 도피설을 제기하자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한 바 있다.
스위스 정부가 카다피 등의 은닉 자산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검은돈의 요람`이란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스위스는 지난 1월에도 로랑 그바그보 전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의 자산 동결 조치를 발표했고, 최근에는 아이티 전 독재자 장 클로드 뒤발리에의 동결 자산을 아이티 국민들에게 되돌려 주기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카다피, 무바라크, 벤 알리 등이 스위스를 포함해 해외에 빼돌린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집트를 30여년 동안 지배해 온 무바라크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과 유럽 각지에 분산시켜 놓은 재산이 400억(약 42조7000억원)~700억달러(약 74조7200억원)로 추정되며, 카다피 역시 유럽에만 70억달러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 수백억달러를 차명ㆍ가명으로 숨겨 놓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국제 금융계 일각에선 스위스, 영국, 미국 등 각국의 독재자 자산 동결 효과에 대해 회의적 반응이 적지 않다.
문화일보=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저작권자 ⓒ문화일보,AM7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