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유행어로 본 2010년 중국 트렌드

2030세대ㆍ독신여성 '소비' 경제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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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1억명 돌파 예상
골드미스 '성뉘' 겨냥 제품ㆍ서비스 봇물
친환경 생활 관심… 과소비족 '푸옹' 등장


지난 십여년간 `세계의 공장'으로 역할을 해 온 중국이 거대 시장으로 화려하게 변신하고 있습니다. 내수확대를 새로운 경제성장 모델로 설정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확대 정책에 따라 최근 중국경제의 최대 화두는 `소비'에 집중돼 있습니다. `웨이보 시대', `성뉘 경제', `디탄주' 등 중국의 새로운 유행어를 통해 `세계의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는 중국 경제의 현 주소를 점검해 봅니다.

요즘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오늘 당신 목도리 짰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목도리'의 발음이 마이크로 블로그를 뜻하는 `웨이보(微博)'와 비슷하기 때문에 `블로그 했느냐'라는 의미로 물은 것입니다. 140자 이하 단문을 실시간으로 올리는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는 2009년 8월에 개설된 이후 현재까지 사용자가 7000만명을 넘어섰고 내년에는 1억명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됩니다. 한 인기배우의 웨이보는 팔로워만 400만명이 넘어 그녀의 한마디에 수천개씩 댓글이 달리기도 합니다.

이러한 IT 인프라의 확산은 중국 소비에도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웨이보를 타고 흐르는 생생한 제품정보는 기업에게 훌륭한 홍보물이 되거나 혹은 사실상 퇴출선고가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자신이 구매한 상품 리스트부터 상품에 대한 평가와 사진까지 모두 실시간으로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는 사람을 `싸이크'라고 합니다. 파워 블로거의 힘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할인쿠폰을 발급하거나 체험 마케팅 등 이른바 `웨이보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아직 1년 밖에 안된 `웨이보'는 주로 20∼30대 젊은 층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엄청난 확산속도를 볼 때 그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대부분입니다. 우리나라 배우 이다해의 웨이보 팔로워가 32만명이 넘는다는 것을 보면 한류 마케팅에도 톡톡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에 골드미스가 있다면 중국에서는 `성뉘(剩女)'가 있습니다. 배우자를 찾지 못해 `남은 여자'라는 뜻이지만 `성스러운 여자'라는 뜻의 `성뉘(聖女)'와 발음이 같아 `조건이 까다로워 남성들이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는 뉘앙스도 실려 있습니다. 고학력, 고소득, 고직위, 이른바 `3고(高)' 특징을 지니고 있는 이들 독신여성들은 대부분 자기성취욕이 높고 자신에 대해 아낌없이 투자해 중국 경제의 새로운 큰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성뉘의 78%가 월소득 4000위안 이상으로 전국 평균의 1.7배에 달합니다. 83.6%는 자신의 집을 소유하고 있고 16.4%는 여러 채 주택의 소유하고 있습니다. 자가용을 갖고 있는 경우도 29%에 달합니다.

이에 따라 성뉘를 겨냥한 제품과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평균적으로 소득의 82%를 자신을 위해 소비하는데 의류 및 화장품, 여행상품, 디지털 제품 순으로 많이 구입합니다. 최근에는 `신선도 유지를 위한 소비(保鮮消費)'가 성뉘시장의 키워드로 부상하면서 각종 노화방지 기능성 화장품, 피부관리 회원권 등이 `시간을 되돌려준다'는 광고로 이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녹색소비는 중국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저탄소족이란 의미의 `디탄주(低炭族)'가 대표적으로 아침에 일어나 자전거로 출근하고 점심시간이나 휴식시간엔 컴퓨터 모니터를 꺼두며 집에 있는 조명을 LED램프로 교체하는 등 이른바 `친환경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합니다.

인기 포탈사이트에는 `저탄 생활' 관련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고 하루에 자신의 활동으로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었는지 계산할 수 있는 온라인 온실가스 배출 계산기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투명화장을 하고 천연소재 의류를 착용하며 채식을 즐기는 자연주의적 여성을 의미하는 `승뉘(森女)', 재활용 제품을 선호하고 늘 가위를 갖고 DIY를 열중하는 사람을 일컫는 `젠젠족(剪剪族)', 일회용 제품을 지양하고 손수건처럼 반영구적 제품을 고집하는 사람을 뜻하는 `파크' 등 디탄주와 관련된 유행어들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월급으로 약 80만원을 받는 20대 사원이 2000만∼3000만원대 외제 승용차를 몰고 출근하고 한달에 50만원 받는 신입사원은 200만원짜리의 명품 가방에 스타벅스 커피를 입에 달고 삽니다. 중국의 대도시 젊은 화이트컬러 사이에 이런 현상은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들을 가리켜 `푸옹(負翁)'이라고 합니다. 부자를 뜻하는 `푸옹(富翁)'과 발음이 같지만 `부채'의 `負'자를 써 초과지출을 통해 부자처럼 보이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푸옹은 중국 소비자들의 트레이딩 업 특징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기도 합니다. 즉 자신에게 만족감을 주는 특정 상품에 대해서 아무리 비싸도 기꺼이 돈을 쓴다는 것입니다. 체면의식이나 과시욕 등도 푸옹을 만드는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지만 세계의 성장엔진이라 불리며 초고속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과 미래 소득 증가에 대한 자신감도 고가 소비를 가능케 하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그러나 무리한 소비는 대가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중국에서 유행하는 또다른 신조어 중에는 `쳐누(車奴)', `카누'라는 말도 있습니다. 각각 무리하게 자가용을 구입한 대가로 어렵게 생활하는 사람, 신용카드 빚으로 스트레스 받고 있는 사람을 뜻하는 말입니다.

박상훈기자 nanugi@

자료도움=LG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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