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럼] 새 유통시대 연 스마트폰

김승식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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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03-03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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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포럼] 새 유통시대 연 스마트폰
지금부터 124년 전, 1887년 3월6일 저녁, 경복궁 향원정 앞뜰에는 고종황제와 고위대신들이 참석한 궁중 점등식이 열렸다. 수많은 한성시민들이 지금의 소격동인 관화방으로 몰려들어 당시 에디슨 전등회사가 만든 전기불을 넋을 잃고 구경했다고 한다. 그로부터 전화, 라디오, 유성영화, TV, 컴퓨터, 그리고 90년대 중반의 휴대폰과 2000년 초반 무선인터넷의 상용화 등은 우리들의 삶과 경제활동의 모습들을 크게 바꿔 놓았다.

2010년 경인년, 올해는 연초부터 또 다른 새로운 시대를 여는 기운들로 가득하다. 영화 `아바타'의 3D 버전, 애플사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이어 많은 경쟁기업들이 시장에 쏟아 내놓는 신 발명품들은 세상을 새롭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중 휴대폰에 무선 인터넷을 결합시킨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에서나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소위 `유비쿼터스' 시대를 실현하고 있어 이것이 우리 경제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쉽게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이다. 특히 스마트폰은 유통환경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과 물류, 판매에 이르는 전 단계에 걸쳐 새로운 유통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확대돼 새로운 글로벌 무역 시대로 전환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가 왕이다"라는 말이 있지만 진짜 왕인 시대는 아직 없었다. 시간적, 공간적, 기술적 한계로 소비자가 가격과 품질 등 충분한 상품 정보를 가질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스마트폰을 통해 진정한 의미에서 소비자가 왕인 유통시대가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젊은층 일부 소비자들이 인터넷에 들어가 가격을 비교한 후에 상품을 구매하는 추세가 다소 늘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은 집에서 가까운 대형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필요한 상품을 구입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가격정보들이 아직 초보 수준인 데다가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고 소비자들이 인식하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리테일빅쇼(Retail & Big Show)'에서 세계적인 유통전문가들은 M-커머스 등 다양한 유통채널의 발전과 스마트폰의 영향에 주목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정확한 정보를 알게 된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는 180도로 바뀔 것이며, 백화점, 대형마트, 인터넷 쇼핑몰 등 유통채널과 관계없이 `좋은 상품을 가장 값싸게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이 최종 승자가 된다는 것이다.

필자의 견해로는 이런 유통환경에서는 `구매의 쏠림현상'으로 인해 1등 기업이 많은 것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본다. 그야말로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유통경쟁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얼마 전 국내 대형 마트들의 가격전쟁이 언론에 크게 보도된 바 있다. 대형 마트에서 파는 7만~8만개 상품 중 10여개 품목의 가격인하 문제로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간 다툼도 있었다. 그러나 스마트폰에 의한 신 유통환경 하에서는 1년 내내 전 품목에 대한 실시간 가격경쟁을 해야할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에는 어느 일방의 무리한 가격인하 요구는 불가능하다.

제조ㆍ물류ㆍ유통업체가 `어떻게 하면 소비자가 좋아하는 상품을 가장 값싸게 만들어 공급할 수 있는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갑과 을의 관계가 아니라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새로운 차원의 협력이 필요한 시대가 오고 있다. 확 트인 사고와 신 유통 기술을 이해하고 운영할 수 있는 새로운 유통인재 등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단기간 내 이룰 수는 없지만 대형유통업체는 물론 중소 유통업체 또한 `저비용 고효율 유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이 구조는 모든 제조ㆍ물류ㆍ유통업체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유통인프라 위에서 관련 기업들이 선진기술과 마케팅으로 경쟁하는 틀 속에서 실현될 수 있다.

이런 유통환경에서는 대한상공회의소 유통물류진흥원에서 운영하는 상품ㆍ기업 정보 공유시스템 전자카탈로그(코리안넷), 위해상품차단시스템, 소비데이터 분석시스템(PDS) 등이 유통인프라로서 앞으로 요긴하게 쓰여질 것이다.

스마트폰의 등장은 소비자에게 좋은 상품을 값싸게 제공해 국민 후생을 도모한다는 유통의 본업을 보다 충실하게 하고 국내 시장을 선진화시켜 해외진출도 성공하게 해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는 일대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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