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묵 교수팀, 화합물 '아카' 양산시연 성공
■ 바이오&헬스
국내 연구진이 수백 종류의 아미노산을 자유자재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양산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대량생산이 까다로워 산업계의 난제였던 아미노산을 종류에 상관없이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이화여대 지능형나노바이오소재연구센터 김관묵(사진) 교수팀은 수백 가지의 아미노산을 원하는 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화합물인 `아카'(ARCA:Alanine Racemase Chiral Analogue)를 개발한 데 이어 최근 200리터 규모의 양산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CJ, 대상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이 기술에 큰 관심을 갖고 있어 조만간 기술이전과 상용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성과는 27일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선도연구센터 이공학분야(S/ERC)' 사업 우수성과 교류회에서 소개됐다.
◇비천연 아미노산 손쉽게 생산=아미노산은 생물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생명물질이면서 정밀화학, 의약품 등의 핵심 기초소재이기도 해 생산기술 확보경쟁이 치열하지만 대량생산이 기술적으로 힘들다는 한계가 있었다. 자연에 존재하는 천연 아미노산인 L형 아미노산은 발효법을 이용해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지만, 인공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비천연 아미노산인 D형 아미노산은 대량생산이 어렵고 아미노산 종류별로 서로 다른 효소법을 적용해야 해 양산이 힘들기 때문.
김관묵 교수는 지난 2003년부터 아미노산 양산연구를 시작해 수많은 시도를 하다가 2004년 효소의 작용을 모방한 화합물을 생각해냈다. 특정 아미노산과만 반응하는 일반 효소와 달리 여러 종류의 효소와 범용적으로 반응하는 화합물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 것.
의약품, 정밀화학 등에 쓰기 위한 아미노산을 인공적으로 만들면 구성 원소는 같지만 원소구성 형태가 대칭인 L형 아미노산과 D형 아미노산이 절반씩 만들어지는데, 천연에도 있는 L형 아미노산보다 수백배까지 비싼 D형 아미노산만 분리하거나 L형을 D형으로 전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다. 그러나 김관묵 교수팀이 개발한 아카를 이용하면 L형과 D형이 섞인 혼합물 중 D형만 분리해 내거나 L형을 D형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이 간단하게 이뤄진다.
김관묵 교수는 "아카물질이 녹은 유기용액에 아미노산과 수산화나트륨이 녹아있는 수용액을 부어주고 혼합용액을 4시간 동안 저어준 뒤 중지하면 위층의 유기용액과 아래층 수용액 층으로 분리되는데 이때 원하는 D아미노산만 수용액 층에 녹아있고 유기용액 층에는 아카가 녹아 있는 형태가 된다"고 설명하고 "이중 수용액에 수산화나트륨을 넣으면 D형 아미노산이 고체로 변하고, 이를 여과하면 원하는 아미노산만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6년여만에 양산화 성공=김 교수는 2004년부터 2년여간 연구개발 끝에 2007년 기술을 완성하고 미국 화학회지, 사이언스지 등에 발표해 학문적인 검증을 받았다. 이후 2년여간은 상용화를 위한 양산기술 확보에 집중했다.
김관묵 교수는 "보다 저렴하고 적은 양의 용매를 쓰고 제조과정의 친환경성을 높이는 등 양산에 맞게 모든 기술을 보강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한국화학연구원 양산지원시설에서 D형 아미노산 두 종류를 양산 규모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D-페닐알라닌과 D-로이신으로, 각각 매달 6톤 이상 규모로 생산이 가능하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260만달러 규모다.
이화여대 최진호 석좌교수는 "대학의 기초연구성과를 바로 산업계에 적용하는 데 난색을 보이던 기업들도 양산기술 개발 후 태도가 크게 달라져 CJ, 대상 등에서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다"며 "조만간 기술이전 기업을 선정해 상용화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진호 교수는 이어 "이 기술은 수백가지 종류의 아미노산 중 95%의 생산에 적용 가능한 범용성과 낮은 제조비용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아미노산 산업은 의약품 부문만 해도 올해 세계적으로 14조원의 규모에 달하며, 이 기술을 통해 국내 기술이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국내 연구진이 수백 종류의 아미노산을 자유자재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양산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대량생산이 까다로워 산업계의 난제였던 아미노산을 종류에 상관없이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은 세계적으로 처음이다.
이화여대 지능형나노바이오소재연구센터 김관묵(사진) 교수팀은 수백 가지의 아미노산을 원하는 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화합물인 `아카'(ARCA:Alanine Racemase Chiral Analogue)를 개발한 데 이어 최근 200리터 규모의 양산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현재 CJ, 대상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이 기술에 큰 관심을 갖고 있어 조만간 기술이전과 상용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성과는 27일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선도연구센터 이공학분야(S/ERC)' 사업 우수성과 교류회에서 소개됐다.
◇비천연 아미노산 손쉽게 생산=아미노산은 생물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생명물질이면서 정밀화학, 의약품 등의 핵심 기초소재이기도 해 생산기술 확보경쟁이 치열하지만 대량생산이 기술적으로 힘들다는 한계가 있었다. 자연에 존재하는 천연 아미노산인 L형 아미노산은 발효법을 이용해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지만, 인공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비천연 아미노산인 D형 아미노산은 대량생산이 어렵고 아미노산 종류별로 서로 다른 효소법을 적용해야 해 양산이 힘들기 때문.
김관묵 교수는 지난 2003년부터 아미노산 양산연구를 시작해 수많은 시도를 하다가 2004년 효소의 작용을 모방한 화합물을 생각해냈다. 특정 아미노산과만 반응하는 일반 효소와 달리 여러 종류의 효소와 범용적으로 반응하는 화합물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낸 것.
의약품, 정밀화학 등에 쓰기 위한 아미노산을 인공적으로 만들면 구성 원소는 같지만 원소구성 형태가 대칭인 L형 아미노산과 D형 아미노산이 절반씩 만들어지는데, 천연에도 있는 L형 아미노산보다 수백배까지 비싼 D형 아미노산만 분리하거나 L형을 D형으로 전환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다. 그러나 김관묵 교수팀이 개발한 아카를 이용하면 L형과 D형이 섞인 혼합물 중 D형만 분리해 내거나 L형을 D형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이 간단하게 이뤄진다.
김관묵 교수는 "아카물질이 녹은 유기용액에 아미노산과 수산화나트륨이 녹아있는 수용액을 부어주고 혼합용액을 4시간 동안 저어준 뒤 중지하면 위층의 유기용액과 아래층 수용액 층으로 분리되는데 이때 원하는 D아미노산만 수용액 층에 녹아있고 유기용액 층에는 아카가 녹아 있는 형태가 된다"고 설명하고 "이중 수용액에 수산화나트륨을 넣으면 D형 아미노산이 고체로 변하고, 이를 여과하면 원하는 아미노산만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6년여만에 양산화 성공=김 교수는 2004년부터 2년여간 연구개발 끝에 2007년 기술을 완성하고 미국 화학회지, 사이언스지 등에 발표해 학문적인 검증을 받았다. 이후 2년여간은 상용화를 위한 양산기술 확보에 집중했다.
김관묵 교수는 "보다 저렴하고 적은 양의 용매를 쓰고 제조과정의 친환경성을 높이는 등 양산에 맞게 모든 기술을 보강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한국화학연구원 양산지원시설에서 D형 아미노산 두 종류를 양산 규모로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D-페닐알라닌과 D-로이신으로, 각각 매달 6톤 이상 규모로 생산이 가능하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260만달러 규모다.
이화여대 최진호 석좌교수는 "대학의 기초연구성과를 바로 산업계에 적용하는 데 난색을 보이던 기업들도 양산기술 개발 후 태도가 크게 달라져 CJ, 대상 등에서 러브콜을 보내오고 있다"며 "조만간 기술이전 기업을 선정해 상용화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진호 교수는 이어 "이 기술은 수백가지 종류의 아미노산 중 95%의 생산에 적용 가능한 범용성과 낮은 제조비용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아미노산 산업은 의약품 부문만 해도 올해 세계적으로 14조원의 규모에 달하며, 이 기술을 통해 국내 기술이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