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권 정보통신정책학회장ㆍ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변화에는 점진적 변화와 틀을 깨는 전면적 변화가 있다. 리더십과 통제력이 강한 조직의 경우, 전면적 변화를 추진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 구성원의 발언권이 강하고 이해관계자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경우, 전면적 시장변화나 조직변화를 꾀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럼에도 현실에서 전면적 변화는 종종 일어난다. 단 특수한 상황조건이 충족될 때이다. 그 하나는 미봉책으로 일관했던 점진적 변화가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불안정한 균형상태를 깨는 외부적 충격이 가해지는 경우이다.
2010년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의 융합IT생태계는 바로 이 두가지 상황조건을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21세기 초반 세계 IT를 주름잡던 미국이 인터넷 버블붕괴로 주춤하는 사이, 한국은 ADSL혁신을 기반으로 초고속 인터넷분야에서 2등과의 격차를 두 배로 벌이는 선두위치로 앞서 나갔다. 그 경제사회적 파급효과는 매우 커서, 21세기 첫 10년의 전반기는 진정한 의미의 IT 강국 코리아를 당당하게 외칠만한 IT제품, 앞서가는 서비스, 창의적인 IT문화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폐쇄적 규제환경과 비즈니스모델은 제 발목을 잡기 시작했고, 이는 다시 정권교체기에 정치 이슈화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선순환 사이클이 궤도를 벗어나 악순환 사이클로 접어들었다. 바로 이 시기에 방송통신융합이라는 고난도 과제가 중첩되면서, 우리나라의 IT생태계는 산업적 측면에서나, 정서적 측면에서 막다른 골목에 봉착하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여기에 애플의 아이폰 시장진입을 계기로,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은 큰 충격의 소용돌이에 접어들게 된다. 그동안 잘 보이지 않던 유무선 통신시장의 폐쇄적 비즈니스 모델뿐 아니라, 규제방식의 사후적 대응이나 폐쇄적 시장획정으로 인해 축적된 문제가 한꺼번에 불거지게 된 것이다. 터지기 일보직전의 초긴장상태가 만들어졌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상황전개는 생태계이론에 매우 잘 부합된다. 그리 새로울 것도, 이례적인 현상도 아니라는 것이다. 충분히 예견될 수 있었고, 이미 학계나 일부 업계에서 수년전부터 경고 또는 충고를 해 왔던 것이었다. 문제가 있었다면, 이를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어려운 2009년을 마감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는 2010년 이후 추진할 매우 진취적인 3대 어젠다를 던졌다. 필자는 이 세가지 어젠다가 우리나라의 생명줄중 하나인 IT생태계를 악순환 사이클에서 선순환 사이클로 건져내는 전환점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제 1 어젠다인 방송통신미디어 산업육성, 제 2 어젠다인 미래 네트워크 세상 선도, 그리고 제 3 어젠다인 방송통신글로벌 리더십 확보는 그 제목만으로도 희망과 흥분을 자아낸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다. 문제를 파악하여 새 방향을 설정한 것과 그것을 실제로 이루어내는 것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800/900 MHz 및 2.1GHz 주파수 재할당, 와이브로사업의 리노베이션, 미래 네트워크 개발과 글로벌 주도권의 탈환, 개방형 아키텍쳐 기반의 미래 사회문화생태계 구축, 그 어느 하나 만만하거나, 단기간에 이룰 수 없는 과제이다.
여기에 이동통신의 MVNO도입, 통신사업자의 B2B 전략강화, 방송시장 구조개편, 그리고 국내시장의 전면적인 글로벌 시장편입은 방송통신시장의 M&A에 의한 대형화추세와 맞물려, 조직재정비의 추가부담까지 안겨주고 있다. 외부적으로 산적한 문제를 조직개편의 문제와 함께 풀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우리는 편안했던 시기보다 어렵고 긴장했던 시기에 오히려 사회의 활력과 건강성이 높았다. 2010년 이후가 희망스러운 것은 이들 어려움을 이제는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틀을 깨는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그럼에도 현실에서 전면적 변화는 종종 일어난다. 단 특수한 상황조건이 충족될 때이다. 그 하나는 미봉책으로 일관했던 점진적 변화가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불안정한 균형상태를 깨는 외부적 충격이 가해지는 경우이다.
2010년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의 융합IT생태계는 바로 이 두가지 상황조건을 동시에 맞이하고 있다. 21세기 초반 세계 IT를 주름잡던 미국이 인터넷 버블붕괴로 주춤하는 사이, 한국은 ADSL혁신을 기반으로 초고속 인터넷분야에서 2등과의 격차를 두 배로 벌이는 선두위치로 앞서 나갔다. 그 경제사회적 파급효과는 매우 커서, 21세기 첫 10년의 전반기는 진정한 의미의 IT 강국 코리아를 당당하게 외칠만한 IT제품, 앞서가는 서비스, 창의적인 IT문화를 만들어 냈다. 그러나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폐쇄적 규제환경과 비즈니스모델은 제 발목을 잡기 시작했고, 이는 다시 정권교체기에 정치 이슈화되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선순환 사이클이 궤도를 벗어나 악순환 사이클로 접어들었다. 바로 이 시기에 방송통신융합이라는 고난도 과제가 중첩되면서, 우리나라의 IT생태계는 산업적 측면에서나, 정서적 측면에서 막다른 골목에 봉착하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여기에 애플의 아이폰 시장진입을 계기로,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은 큰 충격의 소용돌이에 접어들게 된다. 그동안 잘 보이지 않던 유무선 통신시장의 폐쇄적 비즈니스 모델뿐 아니라, 규제방식의 사후적 대응이나 폐쇄적 시장획정으로 인해 축적된 문제가 한꺼번에 불거지게 된 것이다. 터지기 일보직전의 초긴장상태가 만들어졌다.
어떻게 보면, 이러한 상황전개는 생태계이론에 매우 잘 부합된다. 그리 새로울 것도, 이례적인 현상도 아니라는 것이다. 충분히 예견될 수 있었고, 이미 학계나 일부 업계에서 수년전부터 경고 또는 충고를 해 왔던 것이었다. 문제가 있었다면, 이를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어려운 2009년을 마감하면서, 방송통신위원회는 2010년 이후 추진할 매우 진취적인 3대 어젠다를 던졌다. 필자는 이 세가지 어젠다가 우리나라의 생명줄중 하나인 IT생태계를 악순환 사이클에서 선순환 사이클로 건져내는 전환점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제 1 어젠다인 방송통신미디어 산업육성, 제 2 어젠다인 미래 네트워크 세상 선도, 그리고 제 3 어젠다인 방송통신글로벌 리더십 확보는 그 제목만으로도 희망과 흥분을 자아낸다.
그러나 문제는 이제부터다. 문제를 파악하여 새 방향을 설정한 것과 그것을 실제로 이루어내는 것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800/900 MHz 및 2.1GHz 주파수 재할당, 와이브로사업의 리노베이션, 미래 네트워크 개발과 글로벌 주도권의 탈환, 개방형 아키텍쳐 기반의 미래 사회문화생태계 구축, 그 어느 하나 만만하거나, 단기간에 이룰 수 없는 과제이다.
여기에 이동통신의 MVNO도입, 통신사업자의 B2B 전략강화, 방송시장 구조개편, 그리고 국내시장의 전면적인 글로벌 시장편입은 방송통신시장의 M&A에 의한 대형화추세와 맞물려, 조직재정비의 추가부담까지 안겨주고 있다. 외부적으로 산적한 문제를 조직개편의 문제와 함께 풀어야 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우리는 편안했던 시기보다 어렵고 긴장했던 시기에 오히려 사회의 활력과 건강성이 높았다. 2010년 이후가 희망스러운 것은 이들 어려움을 이제는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틀을 깨는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