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영향 소비 패턴 변화… "ITㆍ가전 구매 꼭 필요한 것만"
평판TV 등 영상ㆍ음향기기 출하량 지속 감소
가사 돕는 대형 세탁기ㆍ냉장고 판매는 늘어
저가PC '넷북' 가격경쟁 가속화속 급성장세
■ IT 재팬 리포트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일본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 ITㆍ가전업계 단체에서 최근 발표한 지난 10월 일본 국내 출하 실적을 보면 평판 TVㆍ오디오 등 디지털 기기가 1년5개월만에 지난해보다 줄어든 반면 세탁기 등 백색가전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락 등 취미 경향이 강한 디지털기기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반면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식사를 하는 소비 경향이 강해지면서 가사를 도와주는 대용량ㆍ고기능 냉장고 등 백색가전이 호조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 초 5만엔 PC로 불리며 일본 시장에 등장한 넷북은 1년도 채 안 돼 가격을 더욱 떨어뜨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백색가전 선전 추세 뚜렷=일본 정보기술산업협회(JEITA)가 발표한 지난 10월 민생(생활)용 전자기기 출하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9.2% 감소한 2259억엔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이후 마이너스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JEITA에 따르면 2001년 통계를 시작한 이래 2002년 3월 11.4% 감소한 이래 두 번째로 저조한 기록이다.
경기 침체로 TV와 녹화재생기ㆍ비디오카메라 등 영상기기의 출하실적이 8.7% 감소한 1425억엔을 기록했다. 그동안 두 자릿수 성장이 이어졌던 LCD TV도 0.3% 증가하는데 그치는 등 둔화세를 보였다. 특히 PDP TV는 2005년 7월 이후 첫 감소세를 보였다. 이 밖에 휴대형음악플레이어 등 음성기기가 5.9% 감소했고 자동차 AV 기기 분야는 11.3% 대폭 감소했다.
반면 일본전기공업회(JEMA)가 발표한 생활용 전기기기 출하액은 대용량 냉장고가 선전하며 2.7% 증가한 1253억엔을 기록했다. 침체기조를 보인 디지털기기와는 대조적인 결과이다.
제품별로 보면 냉장고가 11.1% 증가한 271억엔을 기록해 7개월 연속 증가했다. 용량별로는 451리터 이상이 42% 늘어난 6만대로 증가해 2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주말에 대량구매를 하는 생활스타일이 정착한 데다, 경기침체로 외식을 삼가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대용량 냉장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대용량 제품이라도 단열재 개선 등 기술진화로 부피를 줄인데다 에너지효율을 향상시킨 신제품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 이와 함께 최근 소비자들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전기요금이나 사용하기 편리한 대용량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JEMA측은 분석했다.
이밖에도 쿠킹 히터의 출하액은 13.4% 늘어난 103억엔을 기록했고 세탁기와 전기면도기도 각각 0.7%, 6.3% 증가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경기침체 여파로 디지털가전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반면, 백색가전이 견조한 수요를 보이고 있는 데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최대 판매시즌인 연말연시까지는 이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EMA는 백색가전의 하반기 전망에 대해 교체수요가 많은 대형 백색가전의 경우에는 수요가 여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대용량 냉장고도 당분간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기호성이 강한 디지털가전은 사정이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JEITA는 지난 10월을 고비로 성장 기조는 사라졌다며 이에 따라 앞으로 제조업체들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100엔 PC 등장, 넷북 시장 가격 경쟁 심화=5만엔 전후의 저가를 무기로 5만엔 PC로 불리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 넷북이 일본에 등장한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벌써부터 소모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저가 노트북은 지난 1월 대만 아수스가 `Eee PC'를 일본에 출시하면서 시장이 형성되고 관심을 얻게 됐다. 이후 진출업체가 잇따르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본 노트북시장 점유율 1%도 차지하지 못했던 저가 넷북은 20%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신제품 출시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일본 PC업계에서는 연 3회, 계절에 맞춰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넷북 시장의 경우, 매월 각 업체마다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진출기업이 늘고 있는 데다 경기침체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서둘러 가격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HP는 지난달 25일 신모델 HP `미니(Mini) 1000'을 12월 초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제품은 화면 크기 10.2인치에 가격은 하위기종의 경우, 4만9980엔으로 5만엔 이하로 설정됐다. 일본HP는 저가 붐은 일과성이 아니라며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5만엔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HP는 또 지난 6월 출시한 모델의 경우, 초기 약 6만엔이었던 가격을 4개월만에 25% 가량 인하했다.
도쿄도내 가전양판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넷북 주력제품은 5만엔 전후이지만 이전에 출시된 제품의 경우에는 가격 인하 현상이 현저해지고 있다. 넷북 붐을 몰고온 대만 아수스의 `eeePC4G-X'의 경우, 현재 2만9000엔대에 팔리고 있다. 델도 지난 9월 출시한 `인스피런 미니9'를 인터넷 직판으로 1만5000엔을 인하해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위기종의 경우, 3만4980엔으로 3만엔대를 형성하며 5만엔PC는 이제 3만엔PC로 불러야 할 정도이다.
더욱이 최근 가전 매장에서는 저가 넷북과 데이터통신 서비스를 묶은 100엔 PC도 등장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만 아수스는 통신사업자인 이모바일에 2년 의무 가입하는 조건으로 Eee PC 4G를 100엔에 판매하고 있다. 100엔 PC는 1엔 휴대전화처럼 제품가격을 할인해주는 대신 통신요금을 통해 할인금액을 회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처럼 노트북 가격이 떨어지자 일본 업체들도 추격에 나서고 있다. 도시바가 지난 10월 하순 출시한 `넷북 NB100'은 당초 7만5000엔에서 5만9000엔 정도로 가격이 인하됐다. 후지쯔가 홍콩 등 아시아 시장에 저가 노트북을 출시했고, NEC도 11월 저가 노트북을 일본 국내에 출시했다.
시장조사업체인 BCN에 따르면 화면크기 10.2인치 이하 노트북의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 1월 6만2000엔에서 10월에는 4만8000엔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10월 일본 국내 PC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9.2% 증가했지만 금액상으로는 그다지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15인치 전후 제품도 올 한해동안 1만엔 가량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국내업체들의 주력모델들도 저가 PC 제품 때문에 가격이 붕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쿄(일본)=안순화통신원 dearan@
평판TV 등 영상ㆍ음향기기 출하량 지속 감소
가사 돕는 대형 세탁기ㆍ냉장고 판매는 늘어
저가PC '넷북' 가격경쟁 가속화속 급성장세
■ IT 재팬 리포트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일본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 ITㆍ가전업계 단체에서 최근 발표한 지난 10월 일본 국내 출하 실적을 보면 평판 TVㆍ오디오 등 디지털 기기가 1년5개월만에 지난해보다 줄어든 반면 세탁기 등 백색가전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오락 등 취미 경향이 강한 디지털기기가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반면 외식을 줄이고 집에서 식사를 하는 소비 경향이 강해지면서 가사를 도와주는 대용량ㆍ고기능 냉장고 등 백색가전이 호조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 초 5만엔 PC로 불리며 일본 시장에 등장한 넷북은 1년도 채 안 돼 가격을 더욱 떨어뜨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백색가전 선전 추세 뚜렷=일본 정보기술산업협회(JEITA)가 발표한 지난 10월 민생(생활)용 전자기기 출하실적이 전년 동월 대비 9.2% 감소한 2259억엔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이후 마이너스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JEITA에 따르면 2001년 통계를 시작한 이래 2002년 3월 11.4% 감소한 이래 두 번째로 저조한 기록이다.
경기 침체로 TV와 녹화재생기ㆍ비디오카메라 등 영상기기의 출하실적이 8.7% 감소한 1425억엔을 기록했다. 그동안 두 자릿수 성장이 이어졌던 LCD TV도 0.3% 증가하는데 그치는 등 둔화세를 보였다. 특히 PDP TV는 2005년 7월 이후 첫 감소세를 보였다. 이 밖에 휴대형음악플레이어 등 음성기기가 5.9% 감소했고 자동차 AV 기기 분야는 11.3% 대폭 감소했다.
반면 일본전기공업회(JEMA)가 발표한 생활용 전기기기 출하액은 대용량 냉장고가 선전하며 2.7% 증가한 1253억엔을 기록했다. 침체기조를 보인 디지털기기와는 대조적인 결과이다.
제품별로 보면 냉장고가 11.1% 증가한 271억엔을 기록해 7개월 연속 증가했다. 용량별로는 451리터 이상이 42% 늘어난 6만대로 증가해 2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주말에 대량구매를 하는 생활스타일이 정착한 데다, 경기침체로 외식을 삼가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대용량 냉장고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대용량 제품이라도 단열재 개선 등 기술진화로 부피를 줄인데다 에너지효율을 향상시킨 신제품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 이와 함께 최근 소비자들이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전기요금이나 사용하기 편리한 대용량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JEMA측은 분석했다.
이밖에도 쿠킹 히터의 출하액은 13.4% 늘어난 103억엔을 기록했고 세탁기와 전기면도기도 각각 0.7%, 6.3% 증가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경기침체 여파로 디지털가전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반면, 백색가전이 견조한 수요를 보이고 있는 데에 대해 관련업계에서는 최대 판매시즌인 연말연시까지는 이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JEMA는 백색가전의 하반기 전망에 대해 교체수요가 많은 대형 백색가전의 경우에는 수요가 여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대용량 냉장고도 당분간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기호성이 강한 디지털가전은 사정이 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JEITA는 지난 10월을 고비로 성장 기조는 사라졌다며 이에 따라 앞으로 제조업체들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100엔 PC 등장, 넷북 시장 가격 경쟁 심화=5만엔 전후의 저가를 무기로 5만엔 PC로 불리며 새로운 시장을 형성한 넷북이 일본에 등장한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벌써부터 소모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저가 노트북은 지난 1월 대만 아수스가 `Eee PC'를 일본에 출시하면서 시장이 형성되고 관심을 얻게 됐다. 이후 진출업체가 잇따르면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본 노트북시장 점유율 1%도 차지하지 못했던 저가 넷북은 20%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신제품 출시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일본 PC업계에서는 연 3회, 계절에 맞춰 새로운 모델을 선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넷북 시장의 경우, 매월 각 업체마다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진출기업이 늘고 있는 데다 경기침체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서둘러 가격 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일본HP는 지난달 25일 신모델 HP `미니(Mini) 1000'을 12월 초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이 제품은 화면 크기 10.2인치에 가격은 하위기종의 경우, 4만9980엔으로 5만엔 이하로 설정됐다. 일본HP는 저가 붐은 일과성이 아니라며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5만엔을 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HP는 또 지난 6월 출시한 모델의 경우, 초기 약 6만엔이었던 가격을 4개월만에 25% 가량 인하했다.
도쿄도내 가전양판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넷북 주력제품은 5만엔 전후이지만 이전에 출시된 제품의 경우에는 가격 인하 현상이 현저해지고 있다. 넷북 붐을 몰고온 대만 아수스의 `eeePC4G-X'의 경우, 현재 2만9000엔대에 팔리고 있다. 델도 지난 9월 출시한 `인스피런 미니9'를 인터넷 직판으로 1만5000엔을 인하해 판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위기종의 경우, 3만4980엔으로 3만엔대를 형성하며 5만엔PC는 이제 3만엔PC로 불러야 할 정도이다.
더욱이 최근 가전 매장에서는 저가 넷북과 데이터통신 서비스를 묶은 100엔 PC도 등장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만 아수스는 통신사업자인 이모바일에 2년 의무 가입하는 조건으로 Eee PC 4G를 100엔에 판매하고 있다. 100엔 PC는 1엔 휴대전화처럼 제품가격을 할인해주는 대신 통신요금을 통해 할인금액을 회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처럼 노트북 가격이 떨어지자 일본 업체들도 추격에 나서고 있다. 도시바가 지난 10월 하순 출시한 `넷북 NB100'은 당초 7만5000엔에서 5만9000엔 정도로 가격이 인하됐다. 후지쯔가 홍콩 등 아시아 시장에 저가 노트북을 출시했고, NEC도 11월 저가 노트북을 일본 국내에 출시했다.
시장조사업체인 BCN에 따르면 화면크기 10.2인치 이하 노트북의 평균 판매가격은 지난 1월 6만2000엔에서 10월에는 4만8000엔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10월 일본 국내 PC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9.2% 증가했지만 금액상으로는 그다지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15인치 전후 제품도 올 한해동안 1만엔 가량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국내업체들의 주력모델들도 저가 PC 제품 때문에 가격이 붕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쿄(일본)=안순화통신원 dear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