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쏜 우주선 타고 화성가는 그날까지…
로켓은 나의 인생
지난 2002년 어느 여름날이다. 당시 로켓 관련 책자를 발간한 채연석 박사(52세)를 대덕연구단지 항공우주연구원에서 만났다. 로켓에 대한 6번째 책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가무잡잡한 피부, `촌놈' 같은 미소로 기자를 맞은 채 박사는 로켓에 대해 운을 떼자 금새 거품을 물었다. 로켓이 `어쩌구 저쩌구', `이러쿵 저러쿵' 시간가는 줄 몰랐다. 어눌하면서도 끝없이 이어지는 그의 로켓이야기는 2시간 넘게 이어졌다.
그런 그가 지난 2002년 연말 항공우주연구원의 사령탑에 올랐다. 그리고 3년이 흘렀다. 그가 조종간을 잡은 뒤 항공우주연구원의 변화는 눈부시다. 우선 우리나라 장기 우주계획의 청사진이 나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남 고흥에 건설되는 외나로도 우주센터는 토목공사 50%, 건축공사 1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관제센터 건물 등 일부는 서서히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2007년 자체 로켓, 자체 위성 발사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예산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2002년 1000억원대이던 예산은 올해 2200억원, 내년은 3000억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인력 역시 150여명이 늘어나 700여명의 대형 연구기관으로 거듭났다.
그는 로켓박사로도 유명하다. 지난 93년에는 국내 첫 고체추진로켓 `KSR-1'을 쏘아 올려 국산 로켓시대를 열었고, 지난 98년 `KSR-2', 그리고 지난 2002년에는 국산 첫 액체로켓인 `KSR-3'를 창공으로 쏘아 올린 주역이다.
채 원장의 이런 줄기찬 추진력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에게서 `하는 일이 즐겁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늘을 생각하면 로켓이 생각나고, 로켓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는데 어떻게 그냥 앉아 있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 채 원장의 로켓 사랑은 유난스럽다. 충북 충주 출생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로켓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청주 세광고를 거쳐 대학ㆍ대학원을 다니면서도 그의 뇌리에는 항상 로켓이 떠나지 않았다. 참고서는 안 사도 우주 관련 책이 나오면 서점으로 달려갔다. 오죽하면 고교시절 전국과학전람회에 출품할 로켓 비행기의 엔진시험을 하다가 고막을 다쳤을까. 그는 인생을 열정이라고 표현했다. 열정이 있으면 못할 게 없다는 것이다.
"우주개발에서 선진국과의 차이가 상당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마음먹기에 달린 것 아닌가요. 하고자 하는 의지, 모든 것이 열정에 좌우됩니다."
그는 다양한 로켓이나 우주 관련 서적을 내놓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72년 대학 2학년 당시 그동안의 로켓에 대한 지식을 글로 쓴 `로켓과 우주여행'이라는 책을 내놓은 이후 `한국화기 초기연구', `눈으로 보는 로켓이야기, 눈으로 보는 우주개발이야기', `우리의 로켓과 화약무기', 그리고 지난 2002년에는 `로켓이야기'를 내놓았다. 이 가운데 `로켓과 우주여행'은 문공부 선정 우량도서에 채택되기도 했다.
과학계 차세대 리더로도 손꼽혔다. 지난 98년 `21세기를 이끌 젊은 두뇌 59인 가운데 우주과학자'에 선정된 이후 2002년에는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 10인'과 `국회 과학기술대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우주개발은 천문학적인 예산이 매년 들어가는 연구다. 때문에 주변에서는 왜 그렇게 많은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채 원장은 이런 여론에 대해 우주기술은 `국력기술(National Power Technology)'이라고 반박한다.
미국 나사(NASA)의 우주계획이나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의 사례를 들었다. 당장 보이는 성과가 없다고 해도 국가라면 반드시 해야만 하는 기술이 있는데, 우주기술이 그런 종류라는 것이다. 국가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때문에 국민적 동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엄청난 혈세로 운영되고 있는 우주개발의 특성상 국민의 정서적인 동의가 없다면 절대로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대 국민 홍보 대사'를 자청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주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적인 동의를 구하는 것입니다. 우주와 관련 국민적 동의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언제, 어디든지 달려갈 생각입니다."
기술적 파급효과도 굉장하다. 우주는 종합과학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인우주선을 발사한 중국의 경우 일부이기는 하지만 시장에서 싸구려라는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엄청난 도움을 주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채 원장의 당면 과제는 오는 11월쯤으로 예정된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2호를 쏘아 올리는 일. 현재 아리랑 2호는 국내에서 최종 테스트 중이며 곧 러시아 플라체스크 우주기지로 옮겨질 예정이다.
"로켓은 국력입니다. 우리 손으로, 우리나라 땅에서 쏘아 올린 우주선을 타고 화성여행을 떠나지 말라는 법이 있습니까. 2007년 고흥 외나로도 우주기지에서의 로켓 발사는 그 첫걸음입니다."
로켓은 나의 인생
지난 2002년 어느 여름날이다. 당시 로켓 관련 책자를 발간한 채연석 박사(52세)를 대덕연구단지 항공우주연구원에서 만났다. 로켓에 대한 6번째 책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다. 가무잡잡한 피부, `촌놈' 같은 미소로 기자를 맞은 채 박사는 로켓에 대해 운을 떼자 금새 거품을 물었다. 로켓이 `어쩌구 저쩌구', `이러쿵 저러쿵' 시간가는 줄 몰랐다. 어눌하면서도 끝없이 이어지는 그의 로켓이야기는 2시간 넘게 이어졌다.
그런 그가 지난 2002년 연말 항공우주연구원의 사령탑에 올랐다. 그리고 3년이 흘렀다. 그가 조종간을 잡은 뒤 항공우주연구원의 변화는 눈부시다. 우선 우리나라 장기 우주계획의 청사진이 나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남 고흥에 건설되는 외나로도 우주센터는 토목공사 50%, 건축공사 1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관제센터 건물 등 일부는 서서히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2007년 자체 로켓, 자체 위성 발사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예산도 두 배 이상 늘어났다. 2002년 1000억원대이던 예산은 올해 2200억원, 내년은 3000억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인력 역시 150여명이 늘어나 700여명의 대형 연구기관으로 거듭났다.
그는 로켓박사로도 유명하다. 지난 93년에는 국내 첫 고체추진로켓 `KSR-1'을 쏘아 올려 국산 로켓시대를 열었고, 지난 98년 `KSR-2', 그리고 지난 2002년에는 국산 첫 액체로켓인 `KSR-3'를 창공으로 쏘아 올린 주역이다.
채 원장의 이런 줄기찬 추진력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그에게서 `하는 일이 즐겁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늘을 생각하면 로켓이 생각나고, 로켓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는데 어떻게 그냥 앉아 있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 채 원장의 로켓 사랑은 유난스럽다. 충북 충주 출생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로켓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청주 세광고를 거쳐 대학ㆍ대학원을 다니면서도 그의 뇌리에는 항상 로켓이 떠나지 않았다. 참고서는 안 사도 우주 관련 책이 나오면 서점으로 달려갔다. 오죽하면 고교시절 전국과학전람회에 출품할 로켓 비행기의 엔진시험을 하다가 고막을 다쳤을까. 그는 인생을 열정이라고 표현했다. 열정이 있으면 못할 게 없다는 것이다.
"우주개발에서 선진국과의 차이가 상당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마음먹기에 달린 것 아닌가요. 하고자 하는 의지, 모든 것이 열정에 좌우됩니다."
그는 다양한 로켓이나 우주 관련 서적을 내놓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72년 대학 2학년 당시 그동안의 로켓에 대한 지식을 글로 쓴 `로켓과 우주여행'이라는 책을 내놓은 이후 `한국화기 초기연구', `눈으로 보는 로켓이야기, 눈으로 보는 우주개발이야기', `우리의 로켓과 화약무기', 그리고 지난 2002년에는 `로켓이야기'를 내놓았다. 이 가운데 `로켓과 우주여행'은 문공부 선정 우량도서에 채택되기도 했다.
과학계 차세대 리더로도 손꼽혔다. 지난 98년 `21세기를 이끌 젊은 두뇌 59인 가운데 우주과학자'에 선정된 이후 2002년에는 `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 10인'과 `국회 과학기술대상'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우주개발은 천문학적인 예산이 매년 들어가는 연구다. 때문에 주변에서는 왜 그렇게 많은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채 원장은 이런 여론에 대해 우주기술은 `국력기술(National Power Technology)'이라고 반박한다.
미국 나사(NASA)의 우주계획이나 러시아, 중국, 일본 등의 사례를 들었다. 당장 보이는 성과가 없다고 해도 국가라면 반드시 해야만 하는 기술이 있는데, 우주기술이 그런 종류라는 것이다. 국가의 경쟁력을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선택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때문에 국민적 동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엄청난 혈세로 운영되고 있는 우주개발의 특성상 국민의 정서적인 동의가 없다면 절대로 진행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대 국민 홍보 대사'를 자청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우주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적인 동의를 구하는 것입니다. 우주와 관련 국민적 동의가 필요한 곳이 있다면 언제, 어디든지 달려갈 생각입니다."
기술적 파급효과도 굉장하다. 우주는 종합과학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유인우주선을 발사한 중국의 경우 일부이기는 하지만 시장에서 싸구려라는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 엄청난 도움을 주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채 원장의 당면 과제는 오는 11월쯤으로 예정된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2호를 쏘아 올리는 일. 현재 아리랑 2호는 국내에서 최종 테스트 중이며 곧 러시아 플라체스크 우주기지로 옮겨질 예정이다.
"로켓은 국력입니다. 우리 손으로, 우리나라 땅에서 쏘아 올린 우주선을 타고 화성여행을 떠나지 말라는 법이 있습니까. 2007년 고흥 외나로도 우주기지에서의 로켓 발사는 그 첫걸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