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참석 강연도 "연구에 방해" 고사
토종SW 매운맛 세계 전파
티맥스소프트의 설립자인 박대연 KAIST 교수는 기인(奇人)으로 통한다. 20년 간 영화나 연극 한 편 본적 없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도 그는 머릿속에서 소프트웨어(SW) 알고리듬을 그린다고 한다. 공부와 연구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박 교수는 40대 중반이지만 아직까지 결혼도 미뤘다.
최근에는 언론 인터뷰도 사양하고 있다. 자주 방송이나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우쭐해지고 자연 연구도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강연회에서 황우석 교수와 함께 연사로 초대됐지만 "연구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고사했다. 그는 "황우석 교수가 스타로 부각되면서 불모지였던 국내 바이오산업이 조명을 받게 됐지만 오히려 황 교수 자신의 연구에는 장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인간승리'적인 휴먼스토리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일찍이 부친을 여의고 광주에서 야간학교를 다니며 주경야독(晝耕夜讀), 두 명의 동생 학비를 책임지며 한일은행에 입사했다. 88년 서른 넷의 나이에 뒤늦은 유학길에 올라 미국 남가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했다. 탈장(脫腸)으로 인해 수술을 해야함에도 배를 부여잡고 수업을 마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97년 박 교수가 설립한 티맥스소프트는 세계 두 번째로 운영체제(OS)와 데이터베이스(DB) 등을 연결하는 TP-모니터(미들웨어)인 `티맥스'를 개발한데 이어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인 `제우스'를 출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제우스는 경쟁사인 BEA의 웹로직를 제치고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최근에는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의 매직쿼더런트에 국내 업체로서는 핸디소프트에 이어 두번째로 등재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티맥스의 성공에도 불구, 그는 여전히 `외곬'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 세계 3대 SW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공언이 외부에서는 다소 허황된 꿈으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적인 업체들이 한가지 제품에 집중하면서 경쟁력을 키우는데 반해 박 교수는 미들웨어와 DBㆍOS까지 개발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DB와 OS는 시스템 SW의 심장부와 같지만 고도의 기술이 요구돼 진입장벽이 높고 성공여부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티맥스는 최근에는 DB인 `티베로'를 공식 출시하며 세계 최대 업체인 오라클과 본격 경쟁을 선언했다.
한가지만 해도 어려운데 제품을 다양화하는 것은 위험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 교수는 "한 곳에만 집착하면 성장 자체를 못한다"고 일축했다. 만약 미들웨어 하나에만 힘을 쏟았다면 경쟁사인 BEA나 IBM에 의해 궁지로 몰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시장이 글로벌 시장의 1%에 불과한데 글로벌 기업이 이 시장 버리는 셈치고 가격으로 경쟁사 죽이기에 나서면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나 티맥스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이제 경쟁사들이 함부로 넘볼 수 없는 회사가 됐습니다."
그가 미들웨어, DB와 OS 등 인프라 기술을 중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들웨어 기술이 없으면 응용SW 개발이 어렵다는 것. 티맥스가 올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는 차세대 시스템 개발 프레임워크인 `프로프레임'도 전매특허인 미들웨어 기술에서 탄생된 제품이다.
올해 티맥스소프트는 도약의 기로에 서있다. 본격적인 해외사업에 나서기 때문. 이미 해외조직 담당 사장과 최고기술임원(CTO)을 영입하는 등 조직정비를 끝냈고 조만간 미국과 중국, 유럽에 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미국에만 매년 1000만 달러씩 마케팅 투자를 하고 미들웨어와 프로프레임 등 제품을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올해 300억원의 순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은행인 H사가 200억원에 달하는 투자제의를 해와 실사중이다.
조바심이 날 법도 하지만 그는 자신감에 넘쳐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우선 티맥스를 세계적인 SW회사로 키우고 국내 IT영재 육성을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공대(CALTEC) 같은 대학을 세우고 싶다"고 했다. 등록금은 무료에 약간의 월급도 줘가며 가르치는 대학을 만들고 싶다는 것. 2010년 쯤에는 3조원의 매출과 1조의 수익을 올려 대학설립을 위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 말미에 결혼계획을 묻자 "2010년 티맥스소프트가 세계3대 SW업체로 올라서면, 그때 장가를 가겠다"고 말했다.
조성훈기자@디지털타임스
토종SW 매운맛 세계 전파
티맥스소프트의 설립자인 박대연 KAIST 교수는 기인(奇人)으로 통한다. 20년 간 영화나 연극 한 편 본적 없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심지어 화장실에 갈 때도 그는 머릿속에서 소프트웨어(SW) 알고리듬을 그린다고 한다. 공부와 연구가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다는 박 교수는 40대 중반이지만 아직까지 결혼도 미뤘다.
최근에는 언론 인터뷰도 사양하고 있다. 자주 방송이나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우쭐해지고 자연 연구도 소홀해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강연회에서 황우석 교수와 함께 연사로 초대됐지만 "연구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고사했다. 그는 "황우석 교수가 스타로 부각되면서 불모지였던 국내 바이오산업이 조명을 받게 됐지만 오히려 황 교수 자신의 연구에는 장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인간승리'적인 휴먼스토리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일찍이 부친을 여의고 광주에서 야간학교를 다니며 주경야독(晝耕夜讀), 두 명의 동생 학비를 책임지며 한일은행에 입사했다. 88년 서른 넷의 나이에 뒤늦은 유학길에 올라 미국 남가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했다. 탈장(脫腸)으로 인해 수술을 해야함에도 배를 부여잡고 수업을 마쳤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97년 박 교수가 설립한 티맥스소프트는 세계 두 번째로 운영체제(OS)와 데이터베이스(DB) 등을 연결하는 TP-모니터(미들웨어)인 `티맥스'를 개발한데 이어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인 `제우스'를 출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제우스는 경쟁사인 BEA의 웹로직를 제치고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최근에는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의 매직쿼더런트에 국내 업체로서는 핸디소프트에 이어 두번째로 등재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티맥스의 성공에도 불구, 그는 여전히 `외곬'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년 세계 3대 SW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공언이 외부에서는 다소 허황된 꿈으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적인 업체들이 한가지 제품에 집중하면서 경쟁력을 키우는데 반해 박 교수는 미들웨어와 DBㆍOS까지 개발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DB와 OS는 시스템 SW의 심장부와 같지만 고도의 기술이 요구돼 진입장벽이 높고 성공여부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러나 티맥스는 최근에는 DB인 `티베로'를 공식 출시하며 세계 최대 업체인 오라클과 본격 경쟁을 선언했다.
한가지만 해도 어려운데 제품을 다양화하는 것은 위험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 교수는 "한 곳에만 집착하면 성장 자체를 못한다"고 일축했다. 만약 미들웨어 하나에만 힘을 쏟았다면 경쟁사인 BEA나 IBM에 의해 궁지로 몰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국시장이 글로벌 시장의 1%에 불과한데 글로벌 기업이 이 시장 버리는 셈치고 가격으로 경쟁사 죽이기에 나서면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나 티맥스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 이제 경쟁사들이 함부로 넘볼 수 없는 회사가 됐습니다."
그가 미들웨어, DB와 OS 등 인프라 기술을 중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미들웨어 기술이 없으면 응용SW 개발이 어렵다는 것. 티맥스가 올해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는 차세대 시스템 개발 프레임워크인 `프로프레임'도 전매특허인 미들웨어 기술에서 탄생된 제품이다.
올해 티맥스소프트는 도약의 기로에 서있다. 본격적인 해외사업에 나서기 때문. 이미 해외조직 담당 사장과 최고기술임원(CTO)을 영입하는 등 조직정비를 끝냈고 조만간 미국과 중국, 유럽에 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미국에만 매년 1000만 달러씩 마케팅 투자를 하고 미들웨어와 프로프레임 등 제품을 안착시킨다는 계획이다. 올해 300억원의 순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은행인 H사가 200억원에 달하는 투자제의를 해와 실사중이다.
조바심이 날 법도 하지만 그는 자신감에 넘쳐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우선 티맥스를 세계적인 SW회사로 키우고 국내 IT영재 육성을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공대(CALTEC) 같은 대학을 세우고 싶다"고 했다. 등록금은 무료에 약간의 월급도 줘가며 가르치는 대학을 만들고 싶다는 것. 2010년 쯤에는 3조원의 매출과 1조의 수익을 올려 대학설립을 위한 자금조달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 말미에 결혼계획을 묻자 "2010년 티맥스소프트가 세계3대 SW업체로 올라서면, 그때 장가를 가겠다"고 말했다.
조성훈기자@디지털타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