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는 신이 주신 직업" 경험 살려'인생 3막'도전
`늦깍이 증권맨, 밀리언달러의 애널리스트, 국제 증권 영업의 대가'
11개월간의 휴식을 접고 이달 초 증권가로 컴백한 이근모(51)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이 부회장은 이처럼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를 처음 만난 사람은 일단 외모에 놀라게 된다. 지천명(知天命)을 넘긴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그는 젊고 패기에 넘쳐있다. 이어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다시 한번 놀라게 되는데, 바로 그의 독특한(?) 인생관 때문이다. 그는 한 마디로 자신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다"고 말한다.
이 부회장은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한국타코마조선이라는 방위산업체에 들어가 엔지니어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87년 33세에 집을 팔아 미국 워싱턴주립대학 MBA(경영학석사) 과정에 들어가기까지 그는 소위 잘 나가는 엔지니어였다. "전문가가 되고 싶어 엔지니어가 됐는데, 엔지니어도 한 8년하고 보니 관리자가 되더군요. 그래서 어차피 관리자가 될 거면 전문 관리자가 되기 위해 MBA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1989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35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증권가 애널리스트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베어링증권(현 ING증권)과 환은살로먼스미스바니(현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거치면서 명성을 쌓았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로는 최초로 100만 달러 연봉 시대를 열었다. 이어 1999년 굿모닝신한증권으로 옮긴 후에는 리서치와 함께 국제 영업을 총괄, 2년 만에 굿모닝신한증권의 국제 영업 실적을 업계 1위로 올려놓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말 굿모닝신한증권을 그만두기까지 15년간 애널리스트로 살았다. 이는 스스로에 대한 약속이었다고 한다. "외국 증권사의 경우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애널리스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증권사에 들어와 보니 40이 넘은 애널리스트들이 손꼽을 정도로 조로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1세대 애널리스트로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무슨 일이 있어도 50살까지는 애널리스트로 남기로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약속을 지키고 나니 피폐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한다. "15년의 애널리스트 생활은 한마디로 `야전 사령관'이었습니다. 항상 도전해야 했고, 그만큼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피폐해지더군요. 그래서 휴식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지난 10개월 동안 화가인 부인과 두 딸이 있는 캐나다에서 원없이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쉴 때는 철저히 쉬어야지요. 요리, 청소, 빨래 등 살림만 했습니다. 하지만 놀아보니 아침에 출근할 직장이 있고, 할 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지 새삼 느껴지더군요."
이제 이 부회장은 8년간의 엔지니어 생활 1라운드와 15년간의 애널리스트 생활 2라운드에 이어, 새로운 인생 3라운드를 시작하고 있다. 그는 "왜 미래에셋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사실 대형 증권사에서도 제안이 있었습니다. 그 제안을 받아들였더라면 아마 다시 한번 쉽게 성공을 일궈 낼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규모가 좀 작고 조직은 덜 갖춰져 있어도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오히려 저를 붙잡더군요."
이 부회장은 미래에셋에서 지금까지 어떤 증권사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리서치와 국제 영업을 해 보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먼저 거품이 없는 단단한 리서치 조직을 만들 계획이다. "가장 규모가 큰 리서치,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가장 많은 리서치가 아니라 투자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리서치를 제공, 미래에셋만의 특색을 갖출 것입니다."
그는 새로운 국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미래에셋은 다른 증권사와 달리 다양한 상품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이 기반을 활용하는 것이지요. 특히 리서치와 국제 영업 모두 수익성을 기반으로 할 생각입니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수익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시장 점유율이 얼마냐는 식의 규모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는 후배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는다. "애널리스트를 천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애널리스트는 그 이름만으로 충분히 생명력이 있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소위 목숨 걸고 일을 해야합니다. 프로는 `피 냄새'를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언제쯤 은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미래에셋을 아시아 수위의 금융그룹으로 만들 때까지는 은퇴를 염두에 두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50대 애널리스트의 새로운 도전이 어떤 성공의 열매를 거둘지 지켜볼 일이다.
`늦깍이 증권맨, 밀리언달러의 애널리스트, 국제 증권 영업의 대가'
11개월간의 휴식을 접고 이달 초 증권가로 컴백한 이근모(51)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을 수식하는 말들이다.
이 부회장은 이처럼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그를 처음 만난 사람은 일단 외모에 놀라게 된다. 지천명(知天命)을 넘긴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그는 젊고 패기에 넘쳐있다. 이어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다시 한번 놀라게 되는데, 바로 그의 독특한(?) 인생관 때문이다. 그는 한 마디로 자신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산다"고 말한다.
이 부회장은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하고 1978년 한국타코마조선이라는 방위산업체에 들어가 엔지니어로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1987년 33세에 집을 팔아 미국 워싱턴주립대학 MBA(경영학석사) 과정에 들어가기까지 그는 소위 잘 나가는 엔지니어였다. "전문가가 되고 싶어 엔지니어가 됐는데, 엔지니어도 한 8년하고 보니 관리자가 되더군요. 그래서 어차피 관리자가 될 거면 전문 관리자가 되기 위해 MBA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1989년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35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증권가 애널리스트로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베어링증권(현 ING증권)과 환은살로먼스미스바니(현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거치면서 명성을 쌓았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로는 최초로 100만 달러 연봉 시대를 열었다. 이어 1999년 굿모닝신한증권으로 옮긴 후에는 리서치와 함께 국제 영업을 총괄, 2년 만에 굿모닝신한증권의 국제 영업 실적을 업계 1위로 올려놓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4월 말 굿모닝신한증권을 그만두기까지 15년간 애널리스트로 살았다. 이는 스스로에 대한 약속이었다고 한다. "외국 증권사의 경우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애널리스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증권사에 들어와 보니 40이 넘은 애널리스트들이 손꼽을 정도로 조로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1세대 애널리스트로서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무슨 일이 있어도 50살까지는 애널리스트로 남기로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약속을 지키고 나니 피폐해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고 한다. "15년의 애널리스트 생활은 한마디로 `야전 사령관'이었습니다. 항상 도전해야 했고, 그만큼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피폐해지더군요. 그래서 휴식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지난 10개월 동안 화가인 부인과 두 딸이 있는 캐나다에서 원없이 휴식을 취했다고 한다. "쉴 때는 철저히 쉬어야지요. 요리, 청소, 빨래 등 살림만 했습니다. 하지만 놀아보니 아침에 출근할 직장이 있고, 할 일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지 새삼 느껴지더군요."
이제 이 부회장은 8년간의 엔지니어 생활 1라운드와 15년간의 애널리스트 생활 2라운드에 이어, 새로운 인생 3라운드를 시작하고 있다. 그는 "왜 미래에셋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사실 대형 증권사에서도 제안이 있었습니다. 그 제안을 받아들였더라면 아마 다시 한번 쉽게 성공을 일궈 낼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규모가 좀 작고 조직은 덜 갖춰져 있어도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오히려 저를 붙잡더군요."
이 부회장은 미래에셋에서 지금까지 어떤 증권사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리서치와 국제 영업을 해 보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먼저 거품이 없는 단단한 리서치 조직을 만들 계획이다. "가장 규모가 큰 리서치,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가장 많은 리서치가 아니라 투자자들이 보고 싶어하는 리서치를 제공, 미래에셋만의 특색을 갖출 것입니다."
그는 새로운 국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도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미래에셋은 다른 증권사와 달리 다양한 상품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이 기반을 활용하는 것이지요. 특히 리서치와 국제 영업 모두 수익성을 기반으로 할 생각입니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수익을 창출하는 것입니다. 시장 점유율이 얼마냐는 식의 규모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그는 후배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는다. "애널리스트를 천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애널리스트는 그 이름만으로 충분히 생명력이 있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소위 목숨 걸고 일을 해야합니다. 프로는 `피 냄새'를 두려워해서는 안됩니다."
언제쯤 은퇴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미래에셋을 아시아 수위의 금융그룹으로 만들 때까지는 은퇴를 염두에 두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한다. 50대 애널리스트의 새로운 도전이 어떤 성공의 열매를 거둘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