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리한 눈·해박한 상식
디지털 기기의 '전도사'
인터넷을 이용해 국경을 뛰어넘어 제품을 구입하고, 이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오피니언 리더들. 이들은 얼리어답터처럼 새로운 기기를 남들보다 빠르게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제품정보를 남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공동구매 등을 통해 대중적이며 합리적인 소비문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자타가 공인하는 노트북PC 전문가인 김현철(37)씨의 손에는 항상 파나소닉 터프북 CF-15가 들려 있다. 김씨 차에는 GPS와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테블릿 노트북PC 소니 U-50이 장착돼 있다. 터프북은 업무용과 개인용으로 사용하고, U-50은 운전할 때 내비게이션과 카오디오, 차가 막히기라도 하면 무선 인터넷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는데 사용한다. 집에서 사용하는 IBM A-31P와 나머지 노트북PC를 합하면 현재 가지고 있는 노트북은 8대에 달한다. 집에는 무선인터넷 시스템을 구축해 언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그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7살과 4살인 자녀들도 능숙하게 노트북PC를 이용해 인터넷 게임을 즐긴다.
노트북 구입비용은 어떻게 장만하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자금이 넉넉한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지출하는 비용을 줄일 뿐"이라고 답했다. 결혼 초기 "노트북이랑 결혼했냐?"며 불만을 터뜨렸던 아내도 이제는 훌륭한 조력자가 돼 있다고 그는 말했다.
김현철씨가 노트북을 처음 접한 것은 1989년 대학생 시절. 도시바 리브레또 노트북을 80만원에 중고로 구입한 후, 한 달이 멀다하고 새로운 노트북으로 교체한 게 벌써 15년이다. 자신의 손을 거쳐간 노트북이 100대가 넘는다는 그의 개인홈페이지(www.agarius.net)는 국내에 아직 발매되지 않은 노트북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입소문을 거쳐 하나 둘씩 모인 노트북 전문가들이 모여 하나의 전문가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다.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제품을 사용해보고 각 제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뿐 아니라 해외 노트북 딜러와 직접 거래하는 등 구매창고로서 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오피니언리더들을 디지털기기 자체에만 집착하는 사람으로 매도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쉽다"며 "디지털기기는 자신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도구 중 하나이며, 이를 통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선콘텐츠 관련 업무를 하는 장인봉(29)씨는 자기 마음에 드는 AV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경매사이트와 커뮤니티 공동구매ㆍ장터 코너를 하루에도 몇 번씩 체크한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제품과 가격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알뜰하게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인터넷 쇼핑몰보다 경매사이트나 커뮤니티 장터가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한다. 실제 장씨는 디지털TV, 업스케일링이 가능한 DVD 플레이어, 동영상 재생용으로 사용하는 엑스박스 등 대부분의 제품을 인터넷 커뮤니티 장터에서 중고품으로 구입했다. 그는 앞으로 하루에 한 차례씩 열리는 동호회 경매코너를 이용해 앰프와 추가 스피커를 구입해 5.1채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장씨는 "패키지 제품을 구입하면 단 번에 홈시어터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하나씩 모으는 게 가격도 저렴하고 훨씬 재밌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오피니언 리더들의 영향력은 가히 파괴적이라고 할 만하다. 자신이 사용한 제품 정보를 관련 커뮤니티 등에 올려놓으면 순식간에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로 뻗어나간다. 또 이들이 작성한 평가는 곧 제품 구입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게임 기획 일을 하는 김상호(30)씨 집안은 백화점 어린이 코너를 옮겨 놓은 것 같다. 집안 전체에 게임기와 관련된 주변기기들이 빼곡이 쌓여 있다. 1980년대 등장했던 초기 게임기부터 최근 발매된 PSP까지 없는 것이 없다. 지금은 판매되지 않고 있는 보드게임도 수집하고 있다는 김씨는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오래된 게임을 구하고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커뮤니티만 줄잡아 20여 개. 그는 이 곳을 중심으로 각종 정보를 국내외 네티즌과 주고받는다.
그는 "제품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무작정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며, 대부분 미리 제품을 써본 사람이 작성한 평가를 보고 구입을 결정하는 편"이라며, "제조회사에서 제공하는 정보 보다 사용자가 작성한 글이 훨씬 신뢰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피니언 리더들은 정보공유를 위해 인터넷과 디지털카메라 등 디지털기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전문가 수준 지식을 바탕으로 제품 세세한 부분까지 글과 사진으로 묘사한 게시물은 취미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다. 기존 제품 뿐 아니라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면 오피니언리더가 모여 관련 커뮤니티를 만드는 게 이제는 보편화됐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리더 그룹으로 굳건히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기기의 '전도사'
인터넷을 이용해 국경을 뛰어넘어 제품을 구입하고, 이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 오피니언 리더들. 이들은 얼리어답터처럼 새로운 기기를 남들보다 빠르게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제품정보를 남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공동구매 등을 통해 대중적이며 합리적인 소비문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자타가 공인하는 노트북PC 전문가인 김현철(37)씨의 손에는 항상 파나소닉 터프북 CF-15가 들려 있다. 김씨 차에는 GPS와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테블릿 노트북PC 소니 U-50이 장착돼 있다. 터프북은 업무용과 개인용으로 사용하고, U-50은 운전할 때 내비게이션과 카오디오, 차가 막히기라도 하면 무선 인터넷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는데 사용한다. 집에서 사용하는 IBM A-31P와 나머지 노트북PC를 합하면 현재 가지고 있는 노트북은 8대에 달한다. 집에는 무선인터넷 시스템을 구축해 언제나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그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7살과 4살인 자녀들도 능숙하게 노트북PC를 이용해 인터넷 게임을 즐긴다.
노트북 구입비용은 어떻게 장만하느냐는 질문에 김씨는 "자금이 넉넉한 것이 아니라 다른 곳에 지출하는 비용을 줄일 뿐"이라고 답했다. 결혼 초기 "노트북이랑 결혼했냐?"며 불만을 터뜨렸던 아내도 이제는 훌륭한 조력자가 돼 있다고 그는 말했다.
김현철씨가 노트북을 처음 접한 것은 1989년 대학생 시절. 도시바 리브레또 노트북을 80만원에 중고로 구입한 후, 한 달이 멀다하고 새로운 노트북으로 교체한 게 벌써 15년이다. 자신의 손을 거쳐간 노트북이 100대가 넘는다는 그의 개인홈페이지(www.agarius.net)는 국내에 아직 발매되지 않은 노트북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다. 입소문을 거쳐 하나 둘씩 모인 노트북 전문가들이 모여 하나의 전문가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다.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제품을 사용해보고 각 제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뿐 아니라 해외 노트북 딜러와 직접 거래하는 등 구매창고로서 역할도 하고 있다. 그는 "오피니언리더들을 디지털기기 자체에만 집착하는 사람으로 매도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아쉽다"며 "디지털기기는 자신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도구 중 하나이며, 이를 통해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선콘텐츠 관련 업무를 하는 장인봉(29)씨는 자기 마음에 드는 AV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경매사이트와 커뮤니티 공동구매ㆍ장터 코너를 하루에도 몇 번씩 체크한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제품과 가격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알뜰하게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인터넷 쇼핑몰보다 경매사이트나 커뮤니티 장터가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한다. 실제 장씨는 디지털TV, 업스케일링이 가능한 DVD 플레이어, 동영상 재생용으로 사용하는 엑스박스 등 대부분의 제품을 인터넷 커뮤니티 장터에서 중고품으로 구입했다. 그는 앞으로 하루에 한 차례씩 열리는 동호회 경매코너를 이용해 앰프와 추가 스피커를 구입해 5.1채널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목표다. 장씨는 "패키지 제품을 구입하면 단 번에 홈시어터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겠지만, 이렇게 하나씩 모으는 게 가격도 저렴하고 훨씬 재밌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 오피니언 리더들의 영향력은 가히 파괴적이라고 할 만하다. 자신이 사용한 제품 정보를 관련 커뮤니티 등에 올려놓으면 순식간에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로 뻗어나간다. 또 이들이 작성한 평가는 곧 제품 구입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게임 기획 일을 하는 김상호(30)씨 집안은 백화점 어린이 코너를 옮겨 놓은 것 같다. 집안 전체에 게임기와 관련된 주변기기들이 빼곡이 쌓여 있다. 1980년대 등장했던 초기 게임기부터 최근 발매된 PSP까지 없는 것이 없다. 지금은 판매되지 않고 있는 보드게임도 수집하고 있다는 김씨는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오래된 게임을 구하고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커뮤니티만 줄잡아 20여 개. 그는 이 곳을 중심으로 각종 정보를 국내외 네티즌과 주고받는다.
그는 "제품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무작정 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크며, 대부분 미리 제품을 써본 사람이 작성한 평가를 보고 구입을 결정하는 편"이라며, "제조회사에서 제공하는 정보 보다 사용자가 작성한 글이 훨씬 신뢰성이 높다"고 말했다.
오피니언 리더들은 정보공유를 위해 인터넷과 디지털카메라 등 디지털기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전문가 수준 지식을 바탕으로 제품 세세한 부분까지 글과 사진으로 묘사한 게시물은 취미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다. 기존 제품 뿐 아니라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면 오피니언리더가 모여 관련 커뮤니티를 만드는 게 이제는 보편화됐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리더 그룹으로 굳건히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