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 `양치기 소년'서 영상통신부문 `진주'로
― 도전과 실패, 4전5기 성공학
지난해 9월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새로 둥지를 튼 씨앤에스테크놀로지. 건물 앞으로는 문정동 일대의 논과 밭이 넓게 펼쳐져 있고, 뒤쪽으로는 낮은 빌라형 아파트들이 자리잡고 있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이처럼 서울이면서도 전혀 도회지 같지 않은 편안한 풍경 속에 자리잡고 있다.
이 회사 서승모 사장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암호 해독판처럼 복잡하게 구성된 대형 회로도이다. 1m의 정사각형 패널에는 복잡한 부품과 회로들이 얽히고 설킨 채 고대시대의 난해한 기호문자들을 배열해 놓은 듯한 묘한 느낌을 전해준다.
서 사장은 미소띤 얼굴로 "이 회로도가 얼마 전 상용 출시한 DMB(이동형멀티미디어방송)용 멀티미디어 칩(모델명 넵튠)의 기본 회로도를 크게 확대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로도에 작게는 씨앤에스테크놀로지의 역사와 미래, 크게는 한국 멀티미디어 통신기술의 미래가 담겨져 있기 때문에 사장실을 찾는 사람에게 꼭 이 회로도를 보여줍니다."
서 사장은 가끔 일이 복잡하게 얽힐 때나 문제가 발생하면 복잡한 DMB 칩 회로도를 들여다보곤 한다. 그러면 다시 마음이 뿌듯해지면서 안정감을 되찾게 된다는 것.
BcN(광대역통합망) 킬러 애플리케이션인 인터넷(IP) 영상전화기와 DMB 시장이 확대되면서 10여년간 멀티미디어 원천기술 개발에 공을 들여 온 씨앤에스테크놀로지가 최근 국내 IT업계에서 관심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서 사장의 CEO주가도 이와 비례해 높아지고 있고, 최근 IT벤처기업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안팎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이미 지난해부터 상용화 모델을 출시하고 있는 인터넷 영상전화기 부문에서 핵심 원천칩 기술을 보유한 덕분에 국내는 물론 중국ㆍ일본, 최근에는 유럽까지 수출선을 확대하고 있다. 연초부터 20만원대의 보급형 영상전화기를 선보이며 인기몰이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또 오는 5∼6월부터 본격 상용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DMB 시장에 대비해 지난달에 이미 DMB용 멀티미디어 칩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 단말기 및 장비개발 업체와 제품공급 협상을 추진중이다. 특히, DMB용 칩 부문은 일본을 대표하는 단말기 개발업체, 유럽 통신사업자도 조만간 수출계약이 마무리 될 전망이어서 국내 DMB 원천기술이 해외 각국에 수출되는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로서는 1993년 회사가 설립된 이후 12년만에 재도약의 호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서 사장은 창업 12년간 실패를 거듭하면서 `실패하는 기업'으로 낙인찍혔던 기업 이미지를 올해 `성공하는 기업' 이미지로 완전히 바꿔버리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서 사장은 과거의 자신을 `IT 업계의 양치기 소년'으로 비유했다. 1990년대 중반, 퀄컴의 CMDA에 필적할 만한 이동통신 칩을 개발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결국 `부도수표'가 되고 말았고, 1990년대 후반에는 후발 전화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구 하나로통신)을 겨냥해 개발한 WLL(무선가입자망) 사업 부문도 해당 통신사업자의 사업전략 전환으로 한꺼번에 물거품이 됐다.
이동통신 신규 사업부문에 대한 계속적인 실패는 결과적으로 회사의 기업 신뢰성에 큰 오점이 됐다. 서 사장은 `IT 업계의 양치기 소년'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과 함께 눈물을 머금고 주력으로 해온 이동통신 연구개발사업을 모두 정리하는 처지로 내몰리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씨앤에스는 2000년 이후 기존의 이동통신 연구개발 인력을 영상전화기 개발부문으로 통폐합하는 모험을 시도했다. 서 사장은 시장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터넷 영상전화기를 비롯해 멀티미디어 기술 분야에 `다걸기'하는 전략을 고수했다.
하지만 인터넷 영상전화기 시장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2000년 이후에도 영업매출은 매년 최악을 거듭했다. 다만, 국내외 시장에서 영상전화기 전문업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사의 인지도나 사업 기반은 서서히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다.
특히, 지난 2004년부터 중국 및 일본에서 영상전화기 시장이 확산되고 국내에서도 BcN 도입 논의가 확산되면서 기업 가치는 급상승했다. 상황이 반전되자 영상전화기는 물론 홈 네트워크, 유무선 방송 단말기에 씨앤에스테크놀로지의 영상통신 기술을 도입하려는 업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004년 하반기부터는 국책 연구개발 과제의 하나로 DMB용 멀티미디어 칩 개발사업에 참여했다.
회사는 결국 올해 들어 RF기능과 모뎀, CPU 기능을 하나로 통합하는 세계 최초의 DMB용 멀티미디어 칩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국내 대기업이나 외국의 통신용 반도체 회사들이 DMB 관련 칩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각각의 시스템 기능을 통합적으로 구현한 유일한 업체로 영상품질이나 저전력 지원부문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국내 기업은 물론 일본의 글로벌 기업과도 DMB 칩 공급협상을 벌이는 등 해외 수출시장에도 적극 나선다는 복안이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적으로는 계속 실패하는 과정이 이어졌지만, 어려운 가운데서도 지속적으로 자금력이 끊이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이동통신 사업 부문을 접고 영상통신 부문에 전력한 것이 현재의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습니다."
서 사장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사자성어를 건네면서, 기업가로서 운이 끊어지지 않고 좋은 사람들과 계속 고락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점이 오늘날의 씨앤에스테크놀로지를 있게 한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서 사장은 최근 IT벤처기업연합회(KOIVA) 회장직을 맡으면서 IT 벤처기업들의 머슴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벤처기업은 자금력과 시스템 측면에서 취약해 과거 유리알 조직으로 비춰졌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55개 IT전문협의회를 구심체로 하는 IT벤처기업연합회를 통해 벤처기업들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주안점을 둘 생각입니다."
서 사장은 IT벤처기업연합회가 사업 부문별로 결성돼 있는 각 전문협회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업체간 기술개발 역량을 극대화하겠다며 이같이 다짐했다. 특히, 자금력ㆍ정보력 등에서 취약한 IT 벤처들이 대기업 및 정부와의 상생모델을 만들어 IT벤처 회원사 가운데 100개 이상의 기업이 연간 매출 1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거두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 도전과 실패, 4전5기 성공학
지난해 9월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새로 둥지를 튼 씨앤에스테크놀로지. 건물 앞으로는 문정동 일대의 논과 밭이 넓게 펼쳐져 있고, 뒤쪽으로는 낮은 빌라형 아파트들이 자리잡고 있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이처럼 서울이면서도 전혀 도회지 같지 않은 편안한 풍경 속에 자리잡고 있다.
이 회사 서승모 사장실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암호 해독판처럼 복잡하게 구성된 대형 회로도이다. 1m의 정사각형 패널에는 복잡한 부품과 회로들이 얽히고 설킨 채 고대시대의 난해한 기호문자들을 배열해 놓은 듯한 묘한 느낌을 전해준다.
서 사장은 미소띤 얼굴로 "이 회로도가 얼마 전 상용 출시한 DMB(이동형멀티미디어방송)용 멀티미디어 칩(모델명 넵튠)의 기본 회로도를 크게 확대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로도에 작게는 씨앤에스테크놀로지의 역사와 미래, 크게는 한국 멀티미디어 통신기술의 미래가 담겨져 있기 때문에 사장실을 찾는 사람에게 꼭 이 회로도를 보여줍니다."
서 사장은 가끔 일이 복잡하게 얽힐 때나 문제가 발생하면 복잡한 DMB 칩 회로도를 들여다보곤 한다. 그러면 다시 마음이 뿌듯해지면서 안정감을 되찾게 된다는 것.
BcN(광대역통합망) 킬러 애플리케이션인 인터넷(IP) 영상전화기와 DMB 시장이 확대되면서 10여년간 멀티미디어 원천기술 개발에 공을 들여 온 씨앤에스테크놀로지가 최근 국내 IT업계에서 관심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서 사장의 CEO주가도 이와 비례해 높아지고 있고, 최근 IT벤처기업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할 정도로 안팎에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이미 지난해부터 상용화 모델을 출시하고 있는 인터넷 영상전화기 부문에서 핵심 원천칩 기술을 보유한 덕분에 국내는 물론 중국ㆍ일본, 최근에는 유럽까지 수출선을 확대하고 있다. 연초부터 20만원대의 보급형 영상전화기를 선보이며 인기몰이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또 오는 5∼6월부터 본격 상용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DMB 시장에 대비해 지난달에 이미 DMB용 멀티미디어 칩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 단말기 및 장비개발 업체와 제품공급 협상을 추진중이다. 특히, DMB용 칩 부문은 일본을 대표하는 단말기 개발업체, 유럽 통신사업자도 조만간 수출계약이 마무리 될 전망이어서 국내 DMB 원천기술이 해외 각국에 수출되는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로서는 1993년 회사가 설립된 이후 12년만에 재도약의 호기를 맞고 있는 셈이다. 서 사장은 창업 12년간 실패를 거듭하면서 `실패하는 기업'으로 낙인찍혔던 기업 이미지를 올해 `성공하는 기업' 이미지로 완전히 바꿔버리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서 사장은 과거의 자신을 `IT 업계의 양치기 소년'으로 비유했다. 1990년대 중반, 퀄컴의 CMDA에 필적할 만한 이동통신 칩을 개발하겠다고 공언한 것이 결국 `부도수표'가 되고 말았고, 1990년대 후반에는 후발 전화사업자인 하나로텔레콤(구 하나로통신)을 겨냥해 개발한 WLL(무선가입자망) 사업 부문도 해당 통신사업자의 사업전략 전환으로 한꺼번에 물거품이 됐다.
이동통신 신규 사업부문에 대한 계속적인 실패는 결과적으로 회사의 기업 신뢰성에 큰 오점이 됐다. 서 사장은 `IT 업계의 양치기 소년'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과 함께 눈물을 머금고 주력으로 해온 이동통신 연구개발사업을 모두 정리하는 처지로 내몰리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씨앤에스는 2000년 이후 기존의 이동통신 연구개발 인력을 영상전화기 개발부문으로 통폐합하는 모험을 시도했다. 서 사장은 시장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인터넷 영상전화기를 비롯해 멀티미디어 기술 분야에 `다걸기'하는 전략을 고수했다.
하지만 인터넷 영상전화기 시장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2000년 이후에도 영업매출은 매년 최악을 거듭했다. 다만, 국내외 시장에서 영상전화기 전문업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사의 인지도나 사업 기반은 서서히 회복되는 기미를 보였다.
특히, 지난 2004년부터 중국 및 일본에서 영상전화기 시장이 확산되고 국내에서도 BcN 도입 논의가 확산되면서 기업 가치는 급상승했다. 상황이 반전되자 영상전화기는 물론 홈 네트워크, 유무선 방송 단말기에 씨앤에스테크놀로지의 영상통신 기술을 도입하려는 업체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2004년 하반기부터는 국책 연구개발 과제의 하나로 DMB용 멀티미디어 칩 개발사업에 참여했다.
회사는 결국 올해 들어 RF기능과 모뎀, CPU 기능을 하나로 통합하는 세계 최초의 DMB용 멀티미디어 칩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국내 대기업이나 외국의 통신용 반도체 회사들이 DMB 관련 칩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각각의 시스템 기능을 통합적으로 구현한 유일한 업체로 영상품질이나 저전력 지원부문에서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힘입어 국내 기업은 물론 일본의 글로벌 기업과도 DMB 칩 공급협상을 벌이는 등 해외 수출시장에도 적극 나선다는 복안이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적으로는 계속 실패하는 과정이 이어졌지만, 어려운 가운데서도 지속적으로 자금력이 끊이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이동통신 사업 부문을 접고 영상통신 부문에 전력한 것이 현재의 좋은 결과를 낳은 것 같습니다."
서 사장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사자성어를 건네면서, 기업가로서 운이 끊어지지 않고 좋은 사람들과 계속 고락을 함께 할 수 있었던 점이 오늘날의 씨앤에스테크놀로지를 있게 한 것 같다고 겸손해 했다.
서 사장은 최근 IT벤처기업연합회(KOIVA) 회장직을 맡으면서 IT 벤처기업들의 머슴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벤처기업은 자금력과 시스템 측면에서 취약해 과거 유리알 조직으로 비춰졌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55개 IT전문협의회를 구심체로 하는 IT벤처기업연합회를 통해 벤처기업들의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주안점을 둘 생각입니다."
서 사장은 IT벤처기업연합회가 사업 부문별로 결성돼 있는 각 전문협회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업체간 기술개발 역량을 극대화하겠다며 이같이 다짐했다. 특히, 자금력ㆍ정보력 등에서 취약한 IT 벤처들이 대기업 및 정부와의 상생모델을 만들어 IT벤처 회원사 가운데 100개 이상의 기업이 연간 매출 1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거두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