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공시 책임자 전문화
진입 쉽게, 퇴출은 신속
성큼 다가온 봄을 시샘이라도 하듯 꽃샘 추위가 심술을 부리던 지난 24일 늦은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업협회 빌딩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만난 곽성신(55) 코스닥시장본부 본부장의 표정에선 쌀쌀한 날씨와 달리 따스함이 느껴졌다. 최근 조정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오랜 침묵을 깨고 살아난 코스닥시장에서 힘을 얻은 듯 했다.
그가 통합거래소 출범에 맞춰 새롭게 출발한 코스닥시장본부의 수장을 맡게 됐을 때 시장에서는 일제히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1984년 말 국내 최초의 민간 벤처캐피털인 한국개발투자금융(TG벤처 전신)의 심사역으로 시작해 20년 넘게 벤처기업과 동고동락해 온 그야말로 침체된 시장을 부활시킬 적임자라는 것이었다. 곽 본부장이 코스닥시장에 부임한 지 두 달여만에 그 같은 기대는 어느 정도 적중한 듯하다.
곽 본부장을 아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가 조용하지만 합리적이면서도 추진력이 있다고 말한다. 통합 과정에서 위상이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깨고, 코스닥시장을 통합거래소 내에 벤처기업을 위한 새로운 시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것도 곽 본부장이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곽 본부장은 국내에 벤처 붐이 일기 훨씬 전인 80년대 중반부터 벤처캐피털에서 활동하며 이름을 날렸던 인물이다. 한때 코스닥 최고의 황제주였던 옥션을 비롯해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활동 중인 수많은 기업들이 당시 그가 투자해 성공한 벤처기업들이다. 이후 97년 우리기술투자의 CEO로 영입되면서 경영자로서 변신한 그는, 올 초까지도 벤처캐피털의 대표기구인 벤처캐피털협회의 회장을 맡으면서 벤처기업들과 함께 호흡했다. 그만큼 그는 벤처기업을 잘 안다. 또 오랫동안 코스닥을 지켜봤다.
"사실 코스닥 시장에는 이미 성장성이나 수익성이 뛰어난 벤처기업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여전히 `코스닥 디스카운트'가 존재하고 있는 것은 코스닥 기업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취임 후 시장에서 저평가 돼있거나 드러나지 않은 코스닥 기업을 투자자에게 알리는 일부터 착수했다. 최근 발족한 `코스닥발전연구회(코발연)'가 바로 그것이다. 곽 본부장은 앞으로 코발연을 통해 분석보고서 하나 없이 거래되고 있는 대다수 코스닥 기업들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나아가 향후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와 공동으로 기금을 만들어 증권사에 직접 코스닥 기업에 대한 분석 보고서도 요청한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코스닥시장본부 내부에서도 공시제도를 혁신,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한층 높인다는 방침이다. 곽 본부장은 "공시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먼저 공시 담당자가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를 파악한 후, 공시에 대해 질문도 하고 조회공시도 요청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분야별로 공시 책임자를 전문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선 200개 정도의 코스닥 기업을 선정한 후, 공시 책임자가 집중 관리하도록 할 예정이다.
그는 코스닥 시장을 철저히 벤처기업 중심의 시장으로 차별화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물론 그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고 투자가들이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것은 코스닥시장본부의 역할이다. `진입은 쉽게, 퇴출은 신속히'를 골자로 28일부터 시행되는 `코스닥 시장 제도개선 방안'도 그의 이런 소신에 따른 것이다.
곽 본부장은 전남 장성이 고향이며, 서울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가족으로는 화가인 부인과 두 아들이 있다. 그는 퇴임 후의 계획을 묻자, "한 번 사주를 본 적이 있는데, 남의 돈을 잘 관리해 주는 팔자로 나왔다"며 "지금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한민옥기자@디지털타임스
진입 쉽게, 퇴출은 신속
성큼 다가온 봄을 시샘이라도 하듯 꽃샘 추위가 심술을 부리던 지난 24일 늦은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증권업협회 빌딩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만난 곽성신(55) 코스닥시장본부 본부장의 표정에선 쌀쌀한 날씨와 달리 따스함이 느껴졌다. 최근 조정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오랜 침묵을 깨고 살아난 코스닥시장에서 힘을 얻은 듯 했다.
그가 통합거래소 출범에 맞춰 새롭게 출발한 코스닥시장본부의 수장을 맡게 됐을 때 시장에서는 일제히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 1984년 말 국내 최초의 민간 벤처캐피털인 한국개발투자금융(TG벤처 전신)의 심사역으로 시작해 20년 넘게 벤처기업과 동고동락해 온 그야말로 침체된 시장을 부활시킬 적임자라는 것이었다. 곽 본부장이 코스닥시장에 부임한 지 두 달여만에 그 같은 기대는 어느 정도 적중한 듯하다.
곽 본부장을 아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가 조용하지만 합리적이면서도 추진력이 있다고 말한다. 통합 과정에서 위상이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깨고, 코스닥시장을 통합거래소 내에 벤처기업을 위한 새로운 시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것도 곽 본부장이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곽 본부장은 국내에 벤처 붐이 일기 훨씬 전인 80년대 중반부터 벤처캐피털에서 활동하며 이름을 날렸던 인물이다. 한때 코스닥 최고의 황제주였던 옥션을 비롯해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활동 중인 수많은 기업들이 당시 그가 투자해 성공한 벤처기업들이다. 이후 97년 우리기술투자의 CEO로 영입되면서 경영자로서 변신한 그는, 올 초까지도 벤처캐피털의 대표기구인 벤처캐피털협회의 회장을 맡으면서 벤처기업들과 함께 호흡했다. 그만큼 그는 벤처기업을 잘 안다. 또 오랫동안 코스닥을 지켜봤다.
"사실 코스닥 시장에는 이미 성장성이나 수익성이 뛰어난 벤처기업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여전히 `코스닥 디스카운트'가 존재하고 있는 것은 코스닥 기업에 대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취임 후 시장에서 저평가 돼있거나 드러나지 않은 코스닥 기업을 투자자에게 알리는 일부터 착수했다. 최근 발족한 `코스닥발전연구회(코발연)'가 바로 그것이다. 곽 본부장은 앞으로 코발연을 통해 분석보고서 하나 없이 거래되고 있는 대다수 코스닥 기업들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나아가 향후 코스닥상장법인협의회와 공동으로 기금을 만들어 증권사에 직접 코스닥 기업에 대한 분석 보고서도 요청한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코스닥시장본부 내부에서도 공시제도를 혁신,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한층 높인다는 방침이다. 곽 본부장은 "공시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먼저 공시 담당자가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를 파악한 후, 공시에 대해 질문도 하고 조회공시도 요청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며 "분야별로 공시 책임자를 전문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선 200개 정도의 코스닥 기업을 선정한 후, 공시 책임자가 집중 관리하도록 할 예정이다.
그는 코스닥 시장을 철저히 벤처기업 중심의 시장으로 차별화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 물론 그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고 투자가들이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것은 코스닥시장본부의 역할이다. `진입은 쉽게, 퇴출은 신속히'를 골자로 28일부터 시행되는 `코스닥 시장 제도개선 방안'도 그의 이런 소신에 따른 것이다.
곽 본부장은 전남 장성이 고향이며, 서울대 경영학과와 경영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가족으로는 화가인 부인과 두 아들이 있다. 그는 퇴임 후의 계획을 묻자, "한 번 사주를 본 적이 있는데, 남의 돈을 잘 관리해 주는 팔자로 나왔다"며 "지금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지 않겠느냐"며 웃었다.
한민옥기자@디지털타임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