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준 ETRI 책임연구원
새로운 매체가 등장할 때마다 기존 산업이 잘 타협해 살아남아 발전한 예도 있고, 반대로 타협하지 않아서 거의 고사한 예도 있다.
1990년대 초 우리나라에 생활정보지라는 새로운 매체가 등장, 국민의 소비 양태를 중고품을 재활용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기폭제가 됐다. 소비자와 공급자 사이에 최신 정보를 공유하면서 직거래를 시작, 거간꾼에게 구전을 지불하지 않는 새로운 거래형태가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물론 선진국에서는 벼룩시장, 차고판매(garage sales)나 생활정보지와 같은 직접거래 형태가 이미 정착됐고, 그 밑바탕은 경제적인 소비 습관과 정신이 있다.
당시 부동산 중개업자들에게는 비상사태나 다름없었다. 생활정보지를 상대로 소송을 걸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또 생활정보지의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그런 움직임이 가열될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몇몇 중개업자가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내서 거래 실적이 수배에서 수십 배까지 증가하는 경험을 하고, 그 사실이 소문으로 퍼지면서 지금은 중개업자들이 생활정보지의 중요한 고객이 되었다.
MP3 음악이 인터넷에서 무료로 유통되기 전에는 좋은 음악 CD가 나오면 일백만장 이상이 팔렸다. 그런데 음반업자들은 인터넷이란 새로운 매체를 이용하지 못하고, 저작권 보호 명목 아래 치열한 싸움만 고집했다. 그 결과 전국에 1만개가 넘었던 음반 판매점이 불과 몇 년 사이에 10분의 1로 줄었다. MP3 음악 하나를 내려받기 할 때마다 5원만이라도 받았으면, 스트리밍을 통해 즉석에서 한 번 들을 때 1원만이라도 받았으면 지금처럼 만신창이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요사이 극장 개봉과 동시에 인터넷 주문형비디오(VOD)를 통해 영화를 상영하는 서비스가 많아지고 있다. 한국에서 2002년 박진표 감독의 데뷔작인 `죽어도 좋아'라는 영화가 온？오프라인 동시 개봉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물론 에로 비디오나 `다찌마와리' 같은 인터넷 전용 영화도 있다. 작년에 명필름이 제작한 김응수 감독의 `욕망'은 네이버를 통해 3만명이 VoD를 보았는데, 실제 상영관에서는 3000명이 보고 갔다.
최근 SBS가 실시간 인터넷 방송을 시작한 것도 새로운 매체와 타협해 살 길을 찾는 것일테다. 문제는 소프트웨어다. 최근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에서 합법이라고 해석을 내린 소프트웨어 스트리밍 서비스와 관련된 업계들도 위에서 열거한 사례를 참조해 잘 대처해야 한다. 저작권자들이 패키지 소프트웨어 판매방식을 기존 CD 형태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PC를 지정하는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마치 음반업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새로운 매체가 등장할 때마다 기존 산업이 잘 타협해 살아남아 발전한 예도 있고, 반대로 타협하지 않아서 거의 고사한 예도 있다.
1990년대 초 우리나라에 생활정보지라는 새로운 매체가 등장, 국민의 소비 양태를 중고품을 재활용하는 방향으로 바꾸는 기폭제가 됐다. 소비자와 공급자 사이에 최신 정보를 공유하면서 직거래를 시작, 거간꾼에게 구전을 지불하지 않는 새로운 거래형태가 우리나라에서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물론 선진국에서는 벼룩시장, 차고판매(garage sales)나 생활정보지와 같은 직접거래 형태가 이미 정착됐고, 그 밑바탕은 경제적인 소비 습관과 정신이 있다.
당시 부동산 중개업자들에게는 비상사태나 다름없었다. 생활정보지를 상대로 소송을 걸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또 생활정보지의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그런 움직임이 가열될 상황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몇몇 중개업자가 생활정보지에 광고를 내서 거래 실적이 수배에서 수십 배까지 증가하는 경험을 하고, 그 사실이 소문으로 퍼지면서 지금은 중개업자들이 생활정보지의 중요한 고객이 되었다.
MP3 음악이 인터넷에서 무료로 유통되기 전에는 좋은 음악 CD가 나오면 일백만장 이상이 팔렸다. 그런데 음반업자들은 인터넷이란 새로운 매체를 이용하지 못하고, 저작권 보호 명목 아래 치열한 싸움만 고집했다. 그 결과 전국에 1만개가 넘었던 음반 판매점이 불과 몇 년 사이에 10분의 1로 줄었다. MP3 음악 하나를 내려받기 할 때마다 5원만이라도 받았으면, 스트리밍을 통해 즉석에서 한 번 들을 때 1원만이라도 받았으면 지금처럼 만신창이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요사이 극장 개봉과 동시에 인터넷 주문형비디오(VOD)를 통해 영화를 상영하는 서비스가 많아지고 있다. 한국에서 2002년 박진표 감독의 데뷔작인 `죽어도 좋아'라는 영화가 온？오프라인 동시 개봉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물론 에로 비디오나 `다찌마와리' 같은 인터넷 전용 영화도 있다. 작년에 명필름이 제작한 김응수 감독의 `욕망'은 네이버를 통해 3만명이 VoD를 보았는데, 실제 상영관에서는 3000명이 보고 갔다.
최근 SBS가 실시간 인터넷 방송을 시작한 것도 새로운 매체와 타협해 살 길을 찾는 것일테다. 문제는 소프트웨어다. 최근 프로그램심의조정위원회에서 합법이라고 해석을 내린 소프트웨어 스트리밍 서비스와 관련된 업계들도 위에서 열거한 사례를 참조해 잘 대처해야 한다. 저작권자들이 패키지 소프트웨어 판매방식을 기존 CD 형태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PC를 지정하는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마치 음반업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