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호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장
얼마 전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라는 책자를 읽으며 여러 가지 상념에 빠진 적이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100년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한일합방, 6ㆍ25동란, 외환위기 등 민족적 위기를 3번이나 겪게 된 근본적인 이유로 "우리가 아직 유교문화의 폐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서는 물론 견해차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여러 부문이 오늘날까지도 공고한 수직적 위계질서 하에서 보스의 덕과 포용을 앞세운 리더십에 의존하는 유교적 체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최근 우리나라는 국가 경쟁력을 회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소득 2만불 시대에 진입하는 것을 최우선 정책과제의 하나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를 동북아시아의 물류나 IT, 또는 금융허브 등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들이 폭넓게 논의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회의적인 견해도 없지 않으나, 긴 안목을 갖고 효과적으로 추진한다면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안을 현실에 성공적으로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우리의 경제사회 구조를 명실상부하게 국제화, 선진화해 국제 기준에 부합시키는 한편 사회 각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습득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
특히, 동북아 금융허브 실현에는 주주권 보호와 계약 이행을 철저히 보장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의 구축과 함께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국제화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제금융센터라는 곳은 수많은 다국적기업과 금융기관들의 집합체로, 국제금융 전문가 뿐 아니라 법률ㆍ회계ㆍ컨설팅ㆍ컴퓨터ㆍ인터넷 등 금융 인프라부문에서 전문 인력의 원활한 공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1980년대 이후 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국제금융센터로 자리 잡은 싱가포르나 새롭게 국제금융센터로 발돋움하려는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금융전문가 양성을 위해 민간 부문에 비용을 지원하거나 자체 연수기관을 직접 설립해 운영하는 사례 등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싱가포르의 경우, 2002년 현재 금융부문 전문가는 2만명, 금융인프라부문 전문가는 4만명에 달할 정도로 전체 금융인력 가운데 전문가의 비중이 5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오늘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싱가포르 금융부문의 전문화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느 수준인가. 현재 우리 금융부문은 공고한 위계질서 하에서 인맥과 연고주의 등의 왜곡된 유교 패러다임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그동안 비전문가의 소위 낙하산식 인사 관행도 금융부문의 전문화를 크게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유교적, 관료적 체제에서는 법 보다는 `사람에 의한 지배'가 우선하고 해당분야의 전문지식 보다는 원만한 인간관계가 더 중시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실인사와 인맥쌓기 등이 만연하고,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전문가의 입지도 크게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전문지식과 능력 보다는 인간관계를 더 중시하는 사회풍토에서 사회적 성공(?)을 꿈꾸는 자라면 그 누가 전문가로서의 길을 흔쾌히 선택하겠는가?
얼마 전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 라는 책자를 읽으며 여러 가지 상념에 빠진 적이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100년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한일합방, 6ㆍ25동란, 외환위기 등 민족적 위기를 3번이나 겪게 된 근본적인 이유로 "우리가 아직 유교문화의 폐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서는 물론 견해차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여러 부문이 오늘날까지도 공고한 수직적 위계질서 하에서 보스의 덕과 포용을 앞세운 리더십에 의존하는 유교적 체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최근 우리나라는 국가 경쟁력을 회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소득 2만불 시대에 진입하는 것을 최우선 정책과제의 하나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를 동북아시아의 물류나 IT, 또는 금융허브 등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들이 폭넓게 논의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회의적인 견해도 없지 않으나, 긴 안목을 갖고 효과적으로 추진한다면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안을 현실에 성공적으로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우리의 경제사회 구조를 명실상부하게 국제화, 선진화해 국제 기준에 부합시키는 한편 사회 각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지식과 기술을 습득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
특히, 동북아 금융허브 실현에는 주주권 보호와 계약 이행을 철저히 보장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의 구축과 함께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국제화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국제금융센터라는 곳은 수많은 다국적기업과 금융기관들의 집합체로, 국제금융 전문가 뿐 아니라 법률ㆍ회계ㆍ컨설팅ㆍ컴퓨터ㆍ인터넷 등 금융 인프라부문에서 전문 인력의 원활한 공급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1980년대 이후 아시아 지역의 대표적인 국제금융센터로 자리 잡은 싱가포르나 새롭게 국제금융센터로 발돋움하려는 말레이시아 중앙은행이 금융전문가 양성을 위해 민간 부문에 비용을 지원하거나 자체 연수기관을 직접 설립해 운영하는 사례 등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싱가포르의 경우, 2002년 현재 금융부문 전문가는 2만명, 금융인프라부문 전문가는 4만명에 달할 정도로 전체 금융인력 가운데 전문가의 비중이 5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오늘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싱가포르 금융부문의 전문화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느 수준인가. 현재 우리 금융부문은 공고한 위계질서 하에서 인맥과 연고주의 등의 왜곡된 유교 패러다임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그동안 비전문가의 소위 낙하산식 인사 관행도 금융부문의 전문화를 크게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한 유교적, 관료적 체제에서는 법 보다는 `사람에 의한 지배'가 우선하고 해당분야의 전문지식 보다는 원만한 인간관계가 더 중시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실인사와 인맥쌓기 등이 만연하고,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 전문가의 입지도 크게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전문지식과 능력 보다는 인간관계를 더 중시하는 사회풍토에서 사회적 성공(?)을 꿈꾸는 자라면 그 누가 전문가로서의 길을 흔쾌히 선택하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