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휴대전화 단말기 업계에는 최근 기적이 몇가지 일어난 바 있다.
그 첫번째가 아마도 지난해 토종 국산업체들의 전체 시장점유율 30% 돌파가 아닐까 싶다. 2~3년전만 해도 국산업체들의 점유율이 10% 남짓 했으므로 진짜 기적이라 할 만했다.
중국 최고로 꼽히는 하이얼(海爾) 못지 않은 굴지의 종합가전 업체로 도약중인 TCL그룹이 이룬 기적도 만만치 않다. 국내 시장점유율 1%에도 이르지 못하던 업체가 지난해 무려 10% 가까운 실적을 올려 국내 업계 2위에 등극했으니 그런 평가도 무색하지 않다. 당시 완밍젠(萬明堅) TCL이동(移動)공사 총재를 비롯한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담당자들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미친 듯 이뤄냈다는 의미에서 `휴대폰의 광인(狂人)'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이유는 다름 아닌 여기에 있다.
그런 TCL이 최근 제2의 기적을 창출하기 위한 대장정에 나선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해 기세를 몰아 내친 김에 내수시장 집중공략을 통해 국내 업계 1위인 닝보(寧波) 보다오(波導)를 극복한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한 포석도 하나씩 진행시키고 있다.
우선 TCL그룹내 부총재 한명을 TCL이동공사 부총재로 수평이동시킨 사실이 그렇다. 완 총재를 도와 마지막 목표인 1위 고지를 탈환해보라는 리둥성(李東升) 총재의 주문과 의지가 분명히 읽히고 있다.
9월초를 전후해 TCL그룹 본사와 TCL인터내셔널 소속의 기술인력 20여명을 대거 TCL이동공사 연구진으로 투입한 것도 마찬가지다. TCL의 휴대전화 단말기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인식되는 동영상 전송, 디지털카메라, 화음확대 기능 등 고급기술을 공동개발하기 위한 조치였다.
판매확대를 위한 노력도 간과하기 어렵다. TCL 단말기의 위상제고에 혁혁한 전공을 세운 바 있는 TCL이동공사의 양샤오시(楊小溪) 판매총감(總監)을 가장 큰 시장인 광둥(廣東)성 등을 총괄하는 화난(華南)대지구 총감, 허쥔(何軍) 부총감을 둥베이(東北)대지구 총감으로 최근 전격 임명한 것이다. 지난해 600만대에 이른 판매량을 내년 최소한 1000만대 이상으로 크게 늘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행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보다오가 TCL의 적극적 행보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업계의 파다한 소문은 결코 소문만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공격적 경영계획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반드시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저가라는 인식에다 기술력에 한계가 있는 브랜드로 국내 업계 1위를 차지하는게 가당키나 한 야심이냐는 비아냥이 일부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얘기다. 심지어 더 비관적인 업계 관계자들은 여기에서 나아가 최근 위기의 조짐이 서서히 드러나 2위 자리 고수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최악의 전망까지 내놓고 있기도 하다.
이유는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우선 지난해 TCL 단말기 신화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던 대리판매상들의 최근 대거 이탈현상을 들 수 있다.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이같은 현상에 대해 현재 대리판매상이나 TCL측은 공식적으로 일언반구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하기야 올해초 TCL과 대리판매상들이 지난해 기적을 재현해보자는 뜻에서 `보석 연맹'을 결성했던 만큼 사실 이 문제를 입에 올리는 것은 `자기 얼굴에 침뱉기'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업계 전언에 따르면 상당수 대리판매상들이 이미 TCL에 등을 돌렸다는건 엄연한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하는 TCL의 한 직원은 광둥의 경우 4개 성급(省級)과 8개 지급(地級ㆍ각 지구와 시단위) 대리판매상들 중에 아직까지 TCL과 관계를 맺고 있는 곳은 겨우 절반에 불과하다고 단언하고 있다.
이처럼 대리판매상들이 TCL에 등을 돌리는 현상은 출혈판매 등 사정을 깊숙히 들여다보면 이해하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다. 예컨대 TCL 3188의 경우 1300위안(元ㆍ18만2000원)대의 저가정책을 도입해 판매하는 제품임에도 단말기 구매자에게 100위안(元ㆍ1만5000원)이나 할인해주는 판매제도를 계속 시행해 반발을 자초하고 있다.
판매상 입장에서는 별로 이득이 남지도 않을 제품을 더 할인해주다 보면 한푼도 남지 않거나 심지어 밑지기까지 하는 상황이 벌어지니 도저히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높은 반품률도 TCL 야심에 제동을 걸만한 위기요인으로 부족함이 없다. 대체로 보증기간이 1년인 휴대전화 단말기의 반품은 판매한지 7개월 이후부터면 최고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요즘 이같은 반품현상이 줄을 잇고 있다. 한마디로 품질에 의존하지 않은 밀어내기에 따른 위기가 도래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TCL 휴대전화 단말기의 생존공간은 더욱 좁아지게 된다는 결론이다.
여기에도 까닭은 있다. 한국으로부터 상당수 단말기를 수입하면서 게임과 채팅 분야의 각종 소프트웨어까지 그대로 도입하는 등 사실상 기술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소비자들 만족도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게 가장 결정적 원인이다. 이는 TCL이 지난 8월 야심적으로 출시한 듀얼폴더 컬러단말기 Q520과 688에 잇따라 성능상 문제가 생긴 사실에서도 잘 증명된다.
예상 외로 많은 재고도 심각하기는 오십보 백보가 아닌가 싶다. TCL 자체 통계에 따르면 올해 초반 TCL은 경쟁업체인 보다오나 캉자(康佳)보다 훨씬 적은 6~7종의 컬러단말기를 출시했다. 주력은 여전히 흑백단말기였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단말기 시장의 주력은 완전히 컬러단말기로 바뀌었다. 자연 엄청난 재고가 쌓일 수 밖에 없었다. 업계에서는 거의 소진되지 못할 이 재고가 최소한 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대의 평균생산단가를 최소한 1000위안(14만원)으로 볼때 2억위안(280억원)의 손실을 가만히 앉아서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장에서는 아직 TCL과 보다오를 비롯한 국산 브랜드의 인기가 여전하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캠코더형과 PDA보다 높은 기능의 비즈니스형 단말기를 개발, 출시하려는 노력까지 더하면 그래도 비관보다는 낙관적 분위기가 우세한 것은 사실이다. 단말기 설계와 부품, 소프트웨어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은 당연히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TCL이 천신만고 끝에 정복한 휴대 전화 단말기 분야 국내 정상의 자리에서 곧바로 굴러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양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해야 한다는 업계의 일반적 충고는 이로 볼때 그야말로 정곡을 찌른 지적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성 싶다.
그 첫번째가 아마도 지난해 토종 국산업체들의 전체 시장점유율 30% 돌파가 아닐까 싶다. 2~3년전만 해도 국산업체들의 점유율이 10% 남짓 했으므로 진짜 기적이라 할 만했다.
중국 최고로 꼽히는 하이얼(海爾) 못지 않은 굴지의 종합가전 업체로 도약중인 TCL그룹이 이룬 기적도 만만치 않다. 국내 시장점유율 1%에도 이르지 못하던 업체가 지난해 무려 10% 가까운 실적을 올려 국내 업계 2위에 등극했으니 그런 평가도 무색하지 않다. 당시 완밍젠(萬明堅) TCL이동(移動)공사 총재를 비롯한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담당자들이 도저히 불가능한 일을 미친 듯 이뤄냈다는 의미에서 `휴대폰의 광인(狂人)'이라는 별명으로 불린 이유는 다름 아닌 여기에 있다.
그런 TCL이 최근 제2의 기적을 창출하기 위한 대장정에 나선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해 기세를 몰아 내친 김에 내수시장 집중공략을 통해 국내 업계 1위인 닝보(寧波) 보다오(波導)를 극복한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한 포석도 하나씩 진행시키고 있다.
우선 TCL그룹내 부총재 한명을 TCL이동공사 부총재로 수평이동시킨 사실이 그렇다. 완 총재를 도와 마지막 목표인 1위 고지를 탈환해보라는 리둥성(李東升) 총재의 주문과 의지가 분명히 읽히고 있다.
9월초를 전후해 TCL그룹 본사와 TCL인터내셔널 소속의 기술인력 20여명을 대거 TCL이동공사 연구진으로 투입한 것도 마찬가지다. TCL의 휴대전화 단말기에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인식되는 동영상 전송, 디지털카메라, 화음확대 기능 등 고급기술을 공동개발하기 위한 조치였다.
판매확대를 위한 노력도 간과하기 어렵다. TCL 단말기의 위상제고에 혁혁한 전공을 세운 바 있는 TCL이동공사의 양샤오시(楊小溪) 판매총감(總監)을 가장 큰 시장인 광둥(廣東)성 등을 총괄하는 화난(華南)대지구 총감, 허쥔(何軍) 부총감을 둥베이(東北)대지구 총감으로 최근 전격 임명한 것이다. 지난해 600만대에 이른 판매량을 내년 최소한 1000만대 이상으로 크게 늘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행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보다오가 TCL의 적극적 행보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업계의 파다한 소문은 결코 소문만은 아닌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공격적 경영계획에도 불구하고 상황은 반드시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저가라는 인식에다 기술력에 한계가 있는 브랜드로 국내 업계 1위를 차지하는게 가당키나 한 야심이냐는 비아냥이 일부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는 얘기다. 심지어 더 비관적인 업계 관계자들은 여기에서 나아가 최근 위기의 조짐이 서서히 드러나 2위 자리 고수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최악의 전망까지 내놓고 있기도 하다.
이유는 그리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우선 지난해 TCL 단말기 신화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던 대리판매상들의 최근 대거 이탈현상을 들 수 있다.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이같은 현상에 대해 현재 대리판매상이나 TCL측은 공식적으로 일언반구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하기야 올해초 TCL과 대리판매상들이 지난해 기적을 재현해보자는 뜻에서 `보석 연맹'을 결성했던 만큼 사실 이 문제를 입에 올리는 것은 `자기 얼굴에 침뱉기'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업계 전언에 따르면 상당수 대리판매상들이 이미 TCL에 등을 돌렸다는건 엄연한 사실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하는 TCL의 한 직원은 광둥의 경우 4개 성급(省級)과 8개 지급(地級ㆍ각 지구와 시단위) 대리판매상들 중에 아직까지 TCL과 관계를 맺고 있는 곳은 겨우 절반에 불과하다고 단언하고 있다.
이처럼 대리판매상들이 TCL에 등을 돌리는 현상은 출혈판매 등 사정을 깊숙히 들여다보면 이해하는데 별로 어려움이 없다. 예컨대 TCL 3188의 경우 1300위안(元ㆍ18만2000원)대의 저가정책을 도입해 판매하는 제품임에도 단말기 구매자에게 100위안(元ㆍ1만5000원)이나 할인해주는 판매제도를 계속 시행해 반발을 자초하고 있다.
판매상 입장에서는 별로 이득이 남지도 않을 제품을 더 할인해주다 보면 한푼도 남지 않거나 심지어 밑지기까지 하는 상황이 벌어지니 도저히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높은 반품률도 TCL 야심에 제동을 걸만한 위기요인으로 부족함이 없다. 대체로 보증기간이 1년인 휴대전화 단말기의 반품은 판매한지 7개월 이후부터면 최고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요즘 이같은 반품현상이 줄을 잇고 있다. 한마디로 품질에 의존하지 않은 밀어내기에 따른 위기가 도래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TCL 휴대전화 단말기의 생존공간은 더욱 좁아지게 된다는 결론이다.
여기에도 까닭은 있다. 한국으로부터 상당수 단말기를 수입하면서 게임과 채팅 분야의 각종 소프트웨어까지 그대로 도입하는 등 사실상 기술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소비자들 만족도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는게 가장 결정적 원인이다. 이는 TCL이 지난 8월 야심적으로 출시한 듀얼폴더 컬러단말기 Q520과 688에 잇따라 성능상 문제가 생긴 사실에서도 잘 증명된다.
예상 외로 많은 재고도 심각하기는 오십보 백보가 아닌가 싶다. TCL 자체 통계에 따르면 올해 초반 TCL은 경쟁업체인 보다오나 캉자(康佳)보다 훨씬 적은 6~7종의 컬러단말기를 출시했다. 주력은 여전히 흑백단말기였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단말기 시장의 주력은 완전히 컬러단말기로 바뀌었다. 자연 엄청난 재고가 쌓일 수 밖에 없었다. 업계에서는 거의 소진되지 못할 이 재고가 최소한 2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대의 평균생산단가를 최소한 1000위안(14만원)으로 볼때 2억위안(280억원)의 손실을 가만히 앉아서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장에서는 아직 TCL과 보다오를 비롯한 국산 브랜드의 인기가 여전하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캠코더형과 PDA보다 높은 기능의 비즈니스형 단말기를 개발, 출시하려는 노력까지 더하면 그래도 비관보다는 낙관적 분위기가 우세한 것은 사실이다. 단말기 설계와 부품, 소프트웨어등을 적극적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은 당연히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TCL이 천신만고 끝에 정복한 휴대 전화 단말기 분야 국내 정상의 자리에서 곧바로 굴러떨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양보다는 질적인 성장을 해야 한다는 업계의 일반적 충고는 이로 볼때 그야말로 정곡을 찌른 지적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성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