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야말로 카 레이싱의 모든 것이다. 그리고 레이싱 트랙은 최고의 스피드를 맛보기 위해, 그리고 그 속에서 통제력을 잃지 않는 능력을 보이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하지만 인공적으로 짜여진 공간에서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트랙 밖으로 뛰쳐나간다.
엑스 박스로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드타운 매드니스 3'는 도시를 질주한다. 플레이스테이션 2로 출시된 EA의 `쇽스'는 진흙길과 정글을 헤치고 달려야 한다. 트랙을 달리는 게임들과는 다른 재미를 주면서도 레이싱 게임의 핵심을 놓치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이 게임들의 목표다.
시티 레이싱의 선물 상자 `미드타운 매드니스 3'(X박스용)
`미드타운 매드니스 3'는 도시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레이싱 게임이다. 하지만 여전히 속도를 즐기는 다른 시티 레이싱 게임과는 여러모로 다르다. 거리는 통제되고 제한되어 단지 배경에 머무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살아 숨쉬는 거리다. 날씨는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다른 차량들이 같이 달리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사고를 일으키면 순찰차가 쫓아온다.
레이싱 트랙처럼 마음껏 질주할 수는 없다.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 차들 때문에 시간 제한 모드도 체크 포인트 모드도 클리어하기가 만만하지 않다. 그래서 필요한 게 곡예 운전이다. 요리조리 차들 사이를 빠져나가고 필요하다면 반대 차선으로도 뛰어든다. 이제 살아 있는 도시는 맞서 싸워야 할 적이다. 피하고 또 피하다가 정 안되면 박아버리고 달려나간다. 바로 이 순간 `미드타운 매드니스 3'의 재미가 살아난다.
플레이하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요즘 나온 레이싱 게임치고는 그래픽이 뭔가 어설프다는 느낌이다. TV 스크린이 조금만 크다 싶으면 눈에 띄게 계단 현상이 나타난다. 건물이나 도시의 디테일도 떨어진다. 하지만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도시와 싸우기 시작하면, 이 `어설픈' 그래픽에 가려진 것들이 보인다. 건물도 물건도 그저 보기 좋은 배경이 아니다.
언제든지 도로를 벗어나 그 속으로 뛰어들 수 있다. 인도로 질주해 노천 카페를 날려버릴 수 있고, 전봇대나 공중전화박스를 들이받을 수도 있다. 그래픽이 어설퍼 보였던 것은, 파리와 뉴욕의 방대한 거리, 그리고 거기 놓여있는 모든 것들을 두들겨 부술 수 있게 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운전할 수 있는 차종이 다양하다는 것도 보통 레이싱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택시에서 앰뷸런스, 버스에다가 심지어는 쓰레기차까지 운전할 수 있다. 모는 맛이 서로 다른 차들로 도시를 마음대로 질주하는 재미가 각별하다.
서비스인 비밀 임무 모드를 통해 탐정, 혹은 스파이의 맛을 경험해볼 수 있는 것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차들로 꽉 차 있는 도심의 도로에서 탈출해 보고 싶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게임 속 한 순간이나마 도시의 제왕처럼 마음껏 질주하는 이 기분은 꿈에서나 가능할 즐거움이다.
자연을 달린다, 오프로드 레이싱 `쇽스'(PS2용)
진흙길, 얇게 깔린 빙판, 물이 고여 있는 도로 위를 달리는 것은 잘 관리된 트랙을 달리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차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서 대단히 위험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게임으로서의 재미가 생긴다. 위기를 경험하고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오프로드 레이싱 게임의 매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중석이 무성한 숲과 눈 덮힌 산으로 바뀐 것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쇽스'는 스포츠 게임에 새로운 요소를 집어넣어 사랑을 받고 있는 EA 빅(BIG)이 만든 새로운 느낌의 오프 로드 레이싱 게임이다. 빅은 사실성을 중시하는 스포츠 게임의 전통에서 벗어나 게임으로 바꾸어놓았을 때 무엇을 강조해야 재미있는 지에 관심을 가진다.
필요하다면 어이없을 정도로 과장된 장치를 동원해서라도 게임성을 강조하는게 빅이 걸어온 행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성을 중시하는 정통 스포츠 게임 매니아들에게는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자기만의 새로운 게임 스타일을 확장시켜온 것은 분명하다.
`쇽스' 역시 이런 색깔로 오프 로드 레이싱 표현의 난점을 벗어나고자 한다. 우선 그래픽부터 오프 로드 기분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풍광을 보여주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요즘 레이싱 게임 그래픽 기준으로 최상급은 아니지만, 각 지역의 특색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그래도 게임의 핵심은 역시 독특한 게임 시스템이다.
바로 제목 그대로인 `쇽스 존'과 `쇽스 웨이브'다. 레이싱 중간 중간 쇽스 존이 있다. 이 지점들을 빠르게 통과하여 메달을 따면 쇽스 웨이브가 길 위에 나타난다. 이 파동을 따라 잡아 올라타면 차가 갑자기 허공을 나른다. 그것도 슬로우 비디오로 보여진다. 이 순간 게이머는 지금까지의 레이싱 게임에서 느낄 수 없는 강렬한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벌어들인 상금을 전부 수리비로 날리고 때로 도박을 통해서 가욋돈을 벌어야 하는 것 역시 정통파 레이싱과는 다른 재미다. 아쉬운 것이라면 게임 모드가 너무나 단촐하다는 점이다. 친구들과 즐기는 파티 게임으로서의 매력은 충분하지만, 혼자서 묵묵히 달리다 보면 쉽게 지치는 경향이 있다.
게임평론가 sugy@madordea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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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 박스로 출시된 마이크로소프트의 `미드타운 매드니스 3'는 도시를 질주한다. 플레이스테이션 2로 출시된 EA의 `쇽스'는 진흙길과 정글을 헤치고 달려야 한다. 트랙을 달리는 게임들과는 다른 재미를 주면서도 레이싱 게임의 핵심을 놓치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이 게임들의 목표다.
시티 레이싱의 선물 상자 `미드타운 매드니스 3'(X박스용)
`미드타운 매드니스 3'는 도시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레이싱 게임이다. 하지만 여전히 속도를 즐기는 다른 시티 레이싱 게임과는 여러모로 다르다. 거리는 통제되고 제한되어 단지 배경에 머무는 곳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살아 숨쉬는 거리다. 날씨는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다른 차량들이 같이 달리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사고를 일으키면 순찰차가 쫓아온다.
레이싱 트랙처럼 마음껏 질주할 수는 없다.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는 차들 때문에 시간 제한 모드도 체크 포인트 모드도 클리어하기가 만만하지 않다. 그래서 필요한 게 곡예 운전이다. 요리조리 차들 사이를 빠져나가고 필요하다면 반대 차선으로도 뛰어든다. 이제 살아 있는 도시는 맞서 싸워야 할 적이다. 피하고 또 피하다가 정 안되면 박아버리고 달려나간다. 바로 이 순간 `미드타운 매드니스 3'의 재미가 살아난다.
플레이하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요즘 나온 레이싱 게임치고는 그래픽이 뭔가 어설프다는 느낌이다. TV 스크린이 조금만 크다 싶으면 눈에 띄게 계단 현상이 나타난다. 건물이나 도시의 디테일도 떨어진다. 하지만 일단 달리기 시작하면, 도시와 싸우기 시작하면, 이 `어설픈' 그래픽에 가려진 것들이 보인다. 건물도 물건도 그저 보기 좋은 배경이 아니다.
언제든지 도로를 벗어나 그 속으로 뛰어들 수 있다. 인도로 질주해 노천 카페를 날려버릴 수 있고, 전봇대나 공중전화박스를 들이받을 수도 있다. 그래픽이 어설퍼 보였던 것은, 파리와 뉴욕의 방대한 거리, 그리고 거기 놓여있는 모든 것들을 두들겨 부술 수 있게 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운전할 수 있는 차종이 다양하다는 것도 보통 레이싱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다. 택시에서 앰뷸런스, 버스에다가 심지어는 쓰레기차까지 운전할 수 있다. 모는 맛이 서로 다른 차들로 도시를 마음대로 질주하는 재미가 각별하다.
서비스인 비밀 임무 모드를 통해 탐정, 혹은 스파이의 맛을 경험해볼 수 있는 것도 상당히 만족스럽다. 차들로 꽉 차 있는 도심의 도로에서 탈출해 보고 싶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게임 속 한 순간이나마 도시의 제왕처럼 마음껏 질주하는 이 기분은 꿈에서나 가능할 즐거움이다.
자연을 달린다, 오프로드 레이싱 `쇽스'(PS2용)
진흙길, 얇게 깔린 빙판, 물이 고여 있는 도로 위를 달리는 것은 잘 관리된 트랙을 달리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차를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어서 대단히 위험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게임으로서의 재미가 생긴다. 위기를 경험하고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오프로드 레이싱 게임의 매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중석이 무성한 숲과 눈 덮힌 산으로 바뀐 것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쇽스'는 스포츠 게임에 새로운 요소를 집어넣어 사랑을 받고 있는 EA 빅(BIG)이 만든 새로운 느낌의 오프 로드 레이싱 게임이다. 빅은 사실성을 중시하는 스포츠 게임의 전통에서 벗어나 게임으로 바꾸어놓았을 때 무엇을 강조해야 재미있는 지에 관심을 가진다.
필요하다면 어이없을 정도로 과장된 장치를 동원해서라도 게임성을 강조하는게 빅이 걸어온 행보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성을 중시하는 정통 스포츠 게임 매니아들에게는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자기만의 새로운 게임 스타일을 확장시켜온 것은 분명하다.
`쇽스' 역시 이런 색깔로 오프 로드 레이싱 표현의 난점을 벗어나고자 한다. 우선 그래픽부터 오프 로드 기분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풍광을 보여주는 데 신경을 쓰고 있다. 요즘 레이싱 게임 그래픽 기준으로 최상급은 아니지만, 각 지역의 특색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그래도 게임의 핵심은 역시 독특한 게임 시스템이다.
바로 제목 그대로인 `쇽스 존'과 `쇽스 웨이브'다. 레이싱 중간 중간 쇽스 존이 있다. 이 지점들을 빠르게 통과하여 메달을 따면 쇽스 웨이브가 길 위에 나타난다. 이 파동을 따라 잡아 올라타면 차가 갑자기 허공을 나른다. 그것도 슬로우 비디오로 보여진다. 이 순간 게이머는 지금까지의 레이싱 게임에서 느낄 수 없는 강렬한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벌어들인 상금을 전부 수리비로 날리고 때로 도박을 통해서 가욋돈을 벌어야 하는 것 역시 정통파 레이싱과는 다른 재미다. 아쉬운 것이라면 게임 모드가 너무나 단촐하다는 점이다. 친구들과 즐기는 파티 게임으로서의 매력은 충분하지만, 혼자서 묵묵히 달리다 보면 쉽게 지치는 경향이 있다.
게임평론가 sugy@madordea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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