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이면 뒷문 밖 사리빗자루에 파란빛이 날라 다니고, 할머니는 무릎을 베고 누운 아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도깨비가 나타났다!"
그러면 아이는 흉측한 뿔이 달린 얼굴에, 호피무늬 가죽을 몸에 걸치고 어깨에는 커다란 몽둥이를 들쳐 맨 도깨비를 떠올리고는 할머니 허리를 감아 돌며 숨는다. 여름 더위도 앗아갔던 도깨비에 대한 두려움.
과학 교육으로 도깨비는 더 이상 두려운 대상이 아닌 희극적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지만 아직도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상상력의 발원이 되어주곤 한다.
지난 1일 서울 정동 전용극장에서 2년간 장기공연에 돌입한 넌버벌(Non-Verbal) 퍼포먼스극 `도깨비 스톰`(제작 제투)은 전통 캐릭터 도깨비의 특성에서 착안한 공연이다. 옛 이야기 속에 내기를 즐기고 사람과 장난치는 걸 좋아했던 도깨비 캐릭터에 맞춰 도깨비들이 현대 도시인들과 한바탕 놀이마당을 여는 것을 타악극으로 표현했다.
일상에 찌들어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 대리는 어느 날 밤 사무실에서 야근을 하다 신비한 빛에 이끌려 도깨비들의 잔치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도깨비들은 항아리, 키, 바가지 등 토속품들을 타악기 삼아 신나게 두들긴다. 한바탕 놀이판을 신명나게 벌이는 도깨비들은 관객들을 초대한다.
전통의 재창조로 화제가 됐던 `도깨비스톰'은 제작사 미루스테이지에서 저작권이 제투로 넘어가면서 한 차례 더 화제를 부르고 있다. 제투가 마케팅을 덧입히고 관광상품으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 공연은 옛 난타전용극장을 도깨비스톰 전용극장으로 변모시켜 오른다. 우리에게는 낯익지만 외국인들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무대, 분장, 소품 등으로 분위기를 연출한다. 1일 첫 공연에서도 관광객을 고려한 듯 무대 위 사진촬영, 타악 체험 이벤트 등이 곁들여졌다. 외국인의 눈에는 상고돌리기, 키 치기, 절구질 등이 독특해 보일 듯하다.
이런 곁가지 볼거리들로 극이 다소 산만하게 흐르는 건 좀 아쉽다. 제작사가 하이라이트라고 자랑하는 `야광 도깨비 눈' 연출 장면이 도드라져 뵈거나 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다. 막판에 전통과 현대의 결합인 듯 연주하는 전자기타와 드럼은 극 전체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아 생경하다.
이 대리와 여자도깨비의 사랑이야기까지. 흔한 대중적 요소와 재미거리를 만들다보니 커다란 줄거리를 놓친 게 아닌가 싶다. 작품의 완성도가 좋으면 흥행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법이다.
그러면 아이는 흉측한 뿔이 달린 얼굴에, 호피무늬 가죽을 몸에 걸치고 어깨에는 커다란 몽둥이를 들쳐 맨 도깨비를 떠올리고는 할머니 허리를 감아 돌며 숨는다. 여름 더위도 앗아갔던 도깨비에 대한 두려움.
과학 교육으로 도깨비는 더 이상 두려운 대상이 아닌 희극적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지만 아직도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상상력의 발원이 되어주곤 한다.
지난 1일 서울 정동 전용극장에서 2년간 장기공연에 돌입한 넌버벌(Non-Verbal) 퍼포먼스극 `도깨비 스톰`(제작 제투)은 전통 캐릭터 도깨비의 특성에서 착안한 공연이다. 옛 이야기 속에 내기를 즐기고 사람과 장난치는 걸 좋아했던 도깨비 캐릭터에 맞춰 도깨비들이 현대 도시인들과 한바탕 놀이마당을 여는 것을 타악극으로 표현했다.
일상에 찌들어 하루하루를 보내는 이 대리는 어느 날 밤 사무실에서 야근을 하다 신비한 빛에 이끌려 도깨비들의 잔치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도깨비들은 항아리, 키, 바가지 등 토속품들을 타악기 삼아 신나게 두들긴다. 한바탕 놀이판을 신명나게 벌이는 도깨비들은 관객들을 초대한다.
전통의 재창조로 화제가 됐던 `도깨비스톰'은 제작사 미루스테이지에서 저작권이 제투로 넘어가면서 한 차례 더 화제를 부르고 있다. 제투가 마케팅을 덧입히고 관광상품으로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 공연은 옛 난타전용극장을 도깨비스톰 전용극장으로 변모시켜 오른다. 우리에게는 낯익지만 외국인들에게는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무대, 분장, 소품 등으로 분위기를 연출한다. 1일 첫 공연에서도 관광객을 고려한 듯 무대 위 사진촬영, 타악 체험 이벤트 등이 곁들여졌다. 외국인의 눈에는 상고돌리기, 키 치기, 절구질 등이 독특해 보일 듯하다.
이런 곁가지 볼거리들로 극이 다소 산만하게 흐르는 건 좀 아쉽다. 제작사가 하이라이트라고 자랑하는 `야광 도깨비 눈' 연출 장면이 도드라져 뵈거나 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다. 막판에 전통과 현대의 결합인 듯 연주하는 전자기타와 드럼은 극 전체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아 생경하다.
이 대리와 여자도깨비의 사랑이야기까지. 흔한 대중적 요소와 재미거리를 만들다보니 커다란 줄거리를 놓친 게 아닌가 싶다. 작품의 완성도가 좋으면 흥행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