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적 수사(修辭)들은 일견 같은 맥락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개별 발언들을 펼쳐 놓고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일맥상통하지 않는 점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북핵과 남북 경제협력, 한반도 평화, 남북대화 문제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은 공동성명을 통해 "평화적 수단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원칙론으로 내세우더니 "위협 증대시 추가적 조치의 검토"라는 문구를 끼워넣었다. 그리고는 다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확신"으로 되돌아왔다.
일반적인 대화법으로 치환하면, "핵 좀 제발 없애라고 설득을 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혼내 줄 수도 있는데, 일은 잘 될 것 같다"는 것으로, 아리송한 구석이 없지 않다.
부시대통령은 자국의 주장에 따라 "추가적 조치"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넣고도, "남북 화해과정, 남북대화의 유용성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국제경찰권을 발동하겠다는 것인지, 남북간 화해만 잘하면 가만히 있겠다는 것인지 헷갈리게 했다.
노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정책"을 내세우더니 "향후 남북간 교류협력은 북핵 문제의 전개상황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뒤늦게 "북핵이 경협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며, 경협과 북핵을 직접 연계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경협을 통해 북한을 설득하겠다는 것인지, 북핵 제거의지를 확인한 뒤 경협을 하겠다는 것인지는 여전히 분명치 않다.
그러나 각국의 속내는 뻔하다. 한국은 당장 긴장을 완화한뒤 중장기적으로 부국강병을 도모하겠다는 것이고, 미국은 남북에 대한 지배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더 잃을 것도 많지 않은 마당에, 경제 부흥과 국제사회 참여의 유리한 조건을 따내기 위해 `강한 카드'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필자는 개개 외교적 발언들 간의 모순성에 크게 개의치 않으며, 노대통령 방미직후 항간에 떠돌고 있는 "대통령의 노선 변화" 주장, "저자세 외교" 시비 등에 대해서도 논란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다만, 남북 경제협력문제에 관해서는 노대통령이 분명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싶다.
수억~수십억 달러가 소요될 개성공단 건설, IT협력, 금강산 관광 등의 사업은 북핵 관련 새 변수가 돌출ㆍ잠복한다고 해서 중단됐다 재개되고 다시 답보상태로 환원되는 식으로 전개될 사안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개성공단은 인천-기흥과 연결돼 동북아경제중심 국가 실현의 한 축으로 매우 치밀하게 건설되어야 할 평화와 통일의 교두보이다.
북핵문제의 불안정성이 사업의 걸림돌이 될 것 같으면 북핵제거 때까지 아예 착수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반대로 한미 공동성명의 한 대목처럼 두 정상이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확신한다면 노대통령은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북핵-경협 연계론'으로 결렬되리라는 예상을 깨고 남북경협추진위회의가 19일 시작됐다. 대승적 차원의 회의인 만큼 `이심전심'하면서 좋은 결과를 도출하길 간절히 바란다.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은 공동성명을 통해 "평화적 수단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을 원칙론으로 내세우더니 "위협 증대시 추가적 조치의 검토"라는 문구를 끼워넣었다. 그리고는 다시 "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확신"으로 되돌아왔다.
일반적인 대화법으로 치환하면, "핵 좀 제발 없애라고 설득을 해보고 그래도 안되면 혼내 줄 수도 있는데, 일은 잘 될 것 같다"는 것으로, 아리송한 구석이 없지 않다.
부시대통령은 자국의 주장에 따라 "추가적 조치"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넣고도, "남북 화해과정, 남북대화의 유용성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국제경찰권을 발동하겠다는 것인지, 남북간 화해만 잘하면 가만히 있겠다는 것인지 헷갈리게 했다.
노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정책"을 내세우더니 "향후 남북간 교류협력은 북핵 문제의 전개상황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뒤늦게 "북핵이 경협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며, 경협과 북핵을 직접 연계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해명했지만, 경협을 통해 북한을 설득하겠다는 것인지, 북핵 제거의지를 확인한 뒤 경협을 하겠다는 것인지는 여전히 분명치 않다.
그러나 각국의 속내는 뻔하다. 한국은 당장 긴장을 완화한뒤 중장기적으로 부국강병을 도모하겠다는 것이고, 미국은 남북에 대한 지배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더 잃을 것도 많지 않은 마당에, 경제 부흥과 국제사회 참여의 유리한 조건을 따내기 위해 `강한 카드'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필자는 개개 외교적 발언들 간의 모순성에 크게 개의치 않으며, 노대통령 방미직후 항간에 떠돌고 있는 "대통령의 노선 변화" 주장, "저자세 외교" 시비 등에 대해서도 논란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다만, 남북 경제협력문제에 관해서는 노대통령이 분명한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하고 싶다.
수억~수십억 달러가 소요될 개성공단 건설, IT협력, 금강산 관광 등의 사업은 북핵 관련 새 변수가 돌출ㆍ잠복한다고 해서 중단됐다 재개되고 다시 답보상태로 환원되는 식으로 전개될 사안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개성공단은 인천-기흥과 연결돼 동북아경제중심 국가 실현의 한 축으로 매우 치밀하게 건설되어야 할 평화와 통일의 교두보이다.
북핵문제의 불안정성이 사업의 걸림돌이 될 것 같으면 북핵제거 때까지 아예 착수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반대로 한미 공동성명의 한 대목처럼 두 정상이 북핵의 평화적 해결을 확신한다면 노대통령은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
`북핵-경협 연계론'으로 결렬되리라는 예상을 깨고 남북경협추진위회의가 19일 시작됐다. 대승적 차원의 회의인 만큼 `이심전심'하면서 좋은 결과를 도출하길 간절히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