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무부가 하이닉스 D램에 대해 57.37%라는 예상보다 높은 상계관세부과 예비판정을 내린 것은 그 자체로 봐선 우리 D램 산업과 하이닉스가 충격을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다.
정작 염려되는 것은 같은 날 미무역대표부(USTR)가 `2003년 국별 무역장벽보고서'를 통해 EU, 일본, 한국, 중국 등 교역상대국에 대해 무역장벽을 치고 있다며 내정간섭에 가까운 무리한 요구를 하는 한편 상응조치를 경고하는 등 세계무역질서를 바라보는 미국의 강경한 태도이다.
부시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은 정치 경제 외교 면에서 신자유주의 기치를 공공연히 드러내 놓고있다. 자율과 경쟁을 증진한다는 명목으로 추진되는 신자유주의 정책들은 본래의 목적보다는 강자의 효율과 불공정 경쟁을 부추기는 역기능을 곳곳서 부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이라크전쟁이요 보호무역 장벽이다. 부시 정부는 지금 한 손엔 총칼을, 다른 한 손엔 `자유무역'을 들고 세계 질서를 자신의 입맛에 따라 재단하려 하고 있다. 그 뒤에는 미 공화당의 싱크탱크역할을 하는 헤리티지 재단이 버티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겐 침착하고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우선 하이닉스의 대미 D램 수출물량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 반도체 수출액 166억달러 가운데 하이닉스의 미국 D램 수출액은 하이닉스 전체 D램 수출액의 25%인 4억 6000만달러에 불과했다. 물론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최종판정을 내릴 때까지 4개월 동안 매달 2300만달러(290억원)씩 9억2000만달러의 예치금 부담을 무시할 수는 없다. 게다가 이달 말로 예정된 EU의 보조금예비판정에서 피해 인정판정이 내려지면 하이닉스는 추가로 부담을 안아야 한다.
최종 판정에서 미국이 상계관세를 대폭 낮추거나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미국이 국내 채권은행단이 실질적인 정부 소유라며 보조금 주장을 펴는 것은 공적자금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일면 일리가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IMF외환위기를 맞으며 공적자금을 토대로 금융구조조정을 벌인 것은 IMF와 국제 금융회사들도 인정한, 불가피하고 일시적인 정책수단이다. 이런 논리를 가지고 WTO제소를 벼른다면 미국이 타협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마지막으로 최악의 경우이지만 WTO에 제소할 경우라도 승산이 높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야 한다. WTO의 최종 판결까지는 1년여의 긴 시간이 걸리고 그 때까지 하이닉스는 엄청난 예치금 부담을 안게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 최상의 카드는 철저한 논리로 무장하고 하이닉스 상계관세로 피해를 입게될 미국 산업계를 설득해 최종판결에서 승리하는 일이다.
미국은 소위 슈퍼301조라는 악명 높은 보호장벽으로 인해 철강산업과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잃은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이번 예비판정의 뒤에는 8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은 이번 예비 판정의 계기로 미 보수 강경 정책입안자들의 생각을 면밀히 파악함으로써 앞으로 콘텐츠산업, 자동차관세 등의 한미 통상현안에서도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미 상무부의 결정은 한국에 담금질을 위한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정작 염려되는 것은 같은 날 미무역대표부(USTR)가 `2003년 국별 무역장벽보고서'를 통해 EU, 일본, 한국, 중국 등 교역상대국에 대해 무역장벽을 치고 있다며 내정간섭에 가까운 무리한 요구를 하는 한편 상응조치를 경고하는 등 세계무역질서를 바라보는 미국의 강경한 태도이다.
부시 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은 정치 경제 외교 면에서 신자유주의 기치를 공공연히 드러내 놓고있다. 자율과 경쟁을 증진한다는 명목으로 추진되는 신자유주의 정책들은 본래의 목적보다는 강자의 효율과 불공정 경쟁을 부추기는 역기능을 곳곳서 부르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이라크전쟁이요 보호무역 장벽이다. 부시 정부는 지금 한 손엔 총칼을, 다른 한 손엔 `자유무역'을 들고 세계 질서를 자신의 입맛에 따라 재단하려 하고 있다. 그 뒤에는 미 공화당의 싱크탱크역할을 하는 헤리티지 재단이 버티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겐 침착하고 논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우선 하이닉스의 대미 D램 수출물량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 반도체 수출액 166억달러 가운데 하이닉스의 미국 D램 수출액은 하이닉스 전체 D램 수출액의 25%인 4억 6000만달러에 불과했다. 물론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최종판정을 내릴 때까지 4개월 동안 매달 2300만달러(290억원)씩 9억2000만달러의 예치금 부담을 무시할 수는 없다. 게다가 이달 말로 예정된 EU의 보조금예비판정에서 피해 인정판정이 내려지면 하이닉스는 추가로 부담을 안아야 한다.
최종 판정에서 미국이 상계관세를 대폭 낮추거나 철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미국이 국내 채권은행단이 실질적인 정부 소유라며 보조금 주장을 펴는 것은 공적자금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일면 일리가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IMF외환위기를 맞으며 공적자금을 토대로 금융구조조정을 벌인 것은 IMF와 국제 금융회사들도 인정한, 불가피하고 일시적인 정책수단이다. 이런 논리를 가지고 WTO제소를 벼른다면 미국이 타협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마지막으로 최악의 경우이지만 WTO에 제소할 경우라도 승산이 높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야 한다. WTO의 최종 판결까지는 1년여의 긴 시간이 걸리고 그 때까지 하이닉스는 엄청난 예치금 부담을 안게되기 때문이다. 현재로서 최상의 카드는 철저한 논리로 무장하고 하이닉스 상계관세로 피해를 입게될 미국 산업계를 설득해 최종판결에서 승리하는 일이다.
미국은 소위 슈퍼301조라는 악명 높은 보호장벽으로 인해 철강산업과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잃은 뼈아픈 경험을 갖고 있다. 이번 예비판정의 뒤에는 8분기 연속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마이크론테크놀러지가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한국은 이번 예비 판정의 계기로 미 보수 강경 정책입안자들의 생각을 면밀히 파악함으로써 앞으로 콘텐츠산업, 자동차관세 등의 한미 통상현안에서도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미 상무부의 결정은 한국에 담금질을 위한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