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국으로 가는 길 숨가쁜 한해였다
중국의 IT업계에는 금년 역시 평범한 한해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작년부터 미 뉴욕의 나스닥에서 불기 시작한 거품 해소 현상에 따른 세계적 불경기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중국을 강타, 업계를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파란 국면으로 몰고 갔다고 하는 편이 더 옳다.
이는 금년 전체 IT업체들의 경영 성적이 다른 국가에 비해 호황이라는 평가를 내리게 만들 정도로 상대적으로 괜찮았음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대량 해고 사태가 잇따르는 외에 업체간의 송사와 CEO들의 퇴진이 다반사가 됐던 사실에서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연말을 맞이한 요즘 IT 관련 신문이나 방송이 금년 업계에 긍정적 대사건이 적지 않았음에도 올해의 주요 10대 사건을 부정적 측면에서 다수 선정한 것은 다름 아닌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전제를 기본적으로 깔고 금년 IT업계의 10대 사건을 일별하면 우선 대표적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신랑(新浪)과 써우후(搜狐)의 지적재산권 분쟁이 아닌가 여겨진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할 경우 자신들의 콘텐츠를 써우후가 무단 전재하는 등 대량 표절했다는 신랑의 고소와 관련한 법적 분쟁이다.
금년 1월에 시작해 연말, 원고측인 신랑의 승리로 일단 끝이 났으나 써우후가 판결에 강력 반발, 완전 해결이 났다고 하기는 어렵다. 인터넷 전도사로 꼽히는 장차오양(張朝陽) 회장이 이끄는 써우후의 입장은 이미 사이버 상에서 만인에게 공개된 내용을 사이버상에 전재한 것을 지적재산권 침해로 보는 것은 너무하지 않느냐는 항변으로 적지 않은 네티즌으로부터 나름의 지원을 받고 있다.
최대 ISP업체로 꼽히는 `263'이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전면 중단, 일정한 이용료를 받기 시작한 사실도 충격적인 사건으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당연하다는 평가가 없지는 않다.
지난해 닷컴 산업의 침체기에도 야후를 비롯해 신랑, 21CN 등이 일정한 이용료를 받기 시작한 만큼 `263'의 조치 역시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 없지 않았던 탓이다. 그러나 `263'의 경우는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최소한 5년에서 8년 동안 해봐야 한다는 일반적 통념을 벗어나 너무 빨리 진행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최근 일부 네티즌과 변호사가 `263'에 맞서 법적 투쟁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은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베이징(北京) 하이뎬(海淀)구에 자리잡은 란지쑤(藍極速)인터넷 카페에서 6월 16일 발생한 화재는 아예 중국 IT업계의 최대 비극으로 손꼽힌다. 인터넷 카페 출입을 저지당한 10대 초반 소년들이 홧김에 방화하는 바람에 무려 25명의 대학생이 비명횡사했다.
이 화제는 결국 당국으로 하여금 전국 30만개에 이르는 인터넷 카페에 대한 일률적인 강력 단속을 실시하게 만들었다. 이 상황은 현재까지 크게 나아지지 않아 중국 인터넷 산업의 진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나스닥에 몰아닥친 불황의 그림자 덕분에 상장된지 겨우 1년만에 1달러 이하대의 주가를 기록하다 퇴출 위기에 직면했던 신랑과 써우후, 왕이(網易) 등이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긍정적 사건으로 기록하지 않으면 섭섭하다.
세 회사 나란히 최근 들어서는 2달러 선까지 주가가 회복, 당분간 퇴출의 위험에 직면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메시지 발송 서비스 사업 등의 새로운 수익 모델의 도입으로 금년 2400만 위안(36억원)의 추가 수입을 올린 신랑의 케이스에서 보듯 지금은 모두 적자 경영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긍정적 대사건은 이외에도 또 있다. 중국과학원이 9월에 중국 최초의 서버용 CPU인 룽신(龍芯)1호를 개발했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 아닐까 싶다. 일반인이야 펜티엄 Ⅱ급에 해당하는 룽신 1호의 개발이 무슨 그런 대단한 실적이냐고 반문할지 모르나 알고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이 기술의 개발이 그동안 중국이 갖추지 못했던 CPU 설계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가지게 됐다는 사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CPU 제조기술은 중국이 국방과학 기술의 진흥을 위해 반드시 보유해야 하는 핵심기술 항목에 포함시켜 왔다는 사실에까지 이르면 이번 개가는 아무리 그 중요성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국과학원에 따르면 룽신 1호는 삽입식의 안전한 서버용 CPU로 앞으로 이 기술의 배타적 지적재산권은 당연히 중국에 귀속되게 된다. 주파수는 266㎒로 초당 2억번의 계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 해커와 바이러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능력도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개가로 중국은 CPU 설계에 관한한 선진국과의 기술력 격차를 최소한 2~3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나 모바일(中國移動通信ㆍ중궈이둥퉁신)이 영상 및 문자 수발 서비스인 MMS 사업에 착수, 60억 위안(9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사실도 나름대로 손꼽을 만한 사건으로 손색이 없다.
현재 이 시장은 차이나 모바일의 무주공산이나 차이나 유니콤(中國聯通ㆍ중궈롄퉁)을 비롯한 후발 주자들의 잇따른 참여를 초래, 뜨거운 경쟁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2005년경에는 100억 위안(1조5000억원)대의 시장은 무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차이나 넷컴(中國網絡通信ㆍ중궈왕뤄퉁신)에 합병되는 등의 고초를 겪은 차이나 텔레콤(中國電信ㆍ중궈디엔신)이 금년 11월 홍콩에 이어 미국에서도 상장됨으로써 국제적 기업이 됐다는 사실은 연말 중국 IT업계에 전해진 반짝 희소식이라 할 수 있다.
상장 후 얼마 안돼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이나 텔레콤의 상장은 향후 차이나 유니콤의 상장 가능성까지 부추길 가능성이 높아 상당히 긍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외에 금년도 중국 IT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대사건은 MS에 의해 합병된 모기업 리얼네임스(Realnames)로 인해 한동안 위기를 겪었던 검색 엔진 CNNIC의 횡액, 화치(華旗)와 훙지(宏基) 등 컴퓨터 업체간의 지적재산권 다툼, 컴퓨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권익 신장을 위한 제조업체에 대한 책임과 의무의 명확한 법적 규정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이중 제조업체들의 법적인 책임에 대한 규정은 중국 IT시장도 이제 제품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로 분위기가 바뀌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그런 점에서 금년 중국 IT업계는 비록 그 어느 해보다 많은 파란을 겪었음에도 나름의 의미있는 한 해를 보냈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중국의 IT업계에는 금년 역시 평범한 한해가 아니었던 것 같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작년부터 미 뉴욕의 나스닥에서 불기 시작한 거품 해소 현상에 따른 세계적 불경기의 여파가 본격적으로 중국을 강타, 업계를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파란 국면으로 몰고 갔다고 하는 편이 더 옳다.
이는 금년 전체 IT업체들의 경영 성적이 다른 국가에 비해 호황이라는 평가를 내리게 만들 정도로 상대적으로 괜찮았음에도 불구하고 곳곳에서 대량 해고 사태가 잇따르는 외에 업체간의 송사와 CEO들의 퇴진이 다반사가 됐던 사실에서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연말을 맞이한 요즘 IT 관련 신문이나 방송이 금년 업계에 긍정적 대사건이 적지 않았음에도 올해의 주요 10대 사건을 부정적 측면에서 다수 선정한 것은 다름 아닌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전제를 기본적으로 깔고 금년 IT업계의 10대 사건을 일별하면 우선 대표적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신랑(新浪)과 써우후(搜狐)의 지적재산권 분쟁이 아닌가 여겨진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할 경우 자신들의 콘텐츠를 써우후가 무단 전재하는 등 대량 표절했다는 신랑의 고소와 관련한 법적 분쟁이다.
금년 1월에 시작해 연말, 원고측인 신랑의 승리로 일단 끝이 났으나 써우후가 판결에 강력 반발, 완전 해결이 났다고 하기는 어렵다. 인터넷 전도사로 꼽히는 장차오양(張朝陽) 회장이 이끄는 써우후의 입장은 이미 사이버 상에서 만인에게 공개된 내용을 사이버상에 전재한 것을 지적재산권 침해로 보는 것은 너무하지 않느냐는 항변으로 적지 않은 네티즌으로부터 나름의 지원을 받고 있다.
최대 ISP업체로 꼽히는 `263'이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전면 중단, 일정한 이용료를 받기 시작한 사실도 충격적인 사건으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다. 물론 이에 대해서는 당연하다는 평가가 없지는 않다.
지난해 닷컴 산업의 침체기에도 야후를 비롯해 신랑, 21CN 등이 일정한 이용료를 받기 시작한 만큼 `263'의 조치 역시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 없지 않았던 탓이다. 그러나 `263'의 경우는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최소한 5년에서 8년 동안 해봐야 한다는 일반적 통념을 벗어나 너무 빨리 진행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최근 일부 네티즌과 변호사가 `263'에 맞서 법적 투쟁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은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베이징(北京) 하이뎬(海淀)구에 자리잡은 란지쑤(藍極速)인터넷 카페에서 6월 16일 발생한 화재는 아예 중국 IT업계의 최대 비극으로 손꼽힌다. 인터넷 카페 출입을 저지당한 10대 초반 소년들이 홧김에 방화하는 바람에 무려 25명의 대학생이 비명횡사했다.
이 화제는 결국 당국으로 하여금 전국 30만개에 이르는 인터넷 카페에 대한 일률적인 강력 단속을 실시하게 만들었다. 이 상황은 현재까지 크게 나아지지 않아 중국 인터넷 산업의 진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나스닥에 몰아닥친 불황의 그림자 덕분에 상장된지 겨우 1년만에 1달러 이하대의 주가를 기록하다 퇴출 위기에 직면했던 신랑과 써우후, 왕이(網易) 등이 기사회생의 발판을 마련한 것도 긍정적 사건으로 기록하지 않으면 섭섭하다.
세 회사 나란히 최근 들어서는 2달러 선까지 주가가 회복, 당분간 퇴출의 위험에 직면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메시지 발송 서비스 사업 등의 새로운 수익 모델의 도입으로 금년 2400만 위안(36억원)의 추가 수입을 올린 신랑의 케이스에서 보듯 지금은 모두 적자 경영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긍정적 대사건은 이외에도 또 있다. 중국과학원이 9월에 중국 최초의 서버용 CPU인 룽신(龍芯)1호를 개발했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 아닐까 싶다. 일반인이야 펜티엄 Ⅱ급에 해당하는 룽신 1호의 개발이 무슨 그런 대단한 실적이냐고 반문할지 모르나 알고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이 기술의 개발이 그동안 중국이 갖추지 못했던 CPU 설계에 필요한 핵심기술을 가지게 됐다는 사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CPU 제조기술은 중국이 국방과학 기술의 진흥을 위해 반드시 보유해야 하는 핵심기술 항목에 포함시켜 왔다는 사실에까지 이르면 이번 개가는 아무리 그 중요성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중국과학원에 따르면 룽신 1호는 삽입식의 안전한 서버용 CPU로 앞으로 이 기술의 배타적 지적재산권은 당연히 중국에 귀속되게 된다. 주파수는 266㎒로 초당 2억번의 계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 해커와 바이러스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능력도 보유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개가로 중국은 CPU 설계에 관한한 선진국과의 기술력 격차를 최소한 2~3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차이나 모바일(中國移動通信ㆍ중궈이둥퉁신)이 영상 및 문자 수발 서비스인 MMS 사업에 착수, 60억 위안(9000억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한 사실도 나름대로 손꼽을 만한 사건으로 손색이 없다.
현재 이 시장은 차이나 모바일의 무주공산이나 차이나 유니콤(中國聯通ㆍ중궈롄퉁)을 비롯한 후발 주자들의 잇따른 참여를 초래, 뜨거운 경쟁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2005년경에는 100억 위안(1조5000억원)대의 시장은 무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차이나 넷컴(中國網絡通信ㆍ중궈왕뤄퉁신)에 합병되는 등의 고초를 겪은 차이나 텔레콤(中國電信ㆍ중궈디엔신)이 금년 11월 홍콩에 이어 미국에서도 상장됨으로써 국제적 기업이 됐다는 사실은 연말 중국 IT업계에 전해진 반짝 희소식이라 할 수 있다.
상장 후 얼마 안돼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이나 텔레콤의 상장은 향후 차이나 유니콤의 상장 가능성까지 부추길 가능성이 높아 상당히 긍정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외에 금년도 중국 IT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대사건은 MS에 의해 합병된 모기업 리얼네임스(Realnames)로 인해 한동안 위기를 겪었던 검색 엔진 CNNIC의 횡액, 화치(華旗)와 훙지(宏基) 등 컴퓨터 업체간의 지적재산권 다툼, 컴퓨터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권익 신장을 위한 제조업체에 대한 책임과 의무의 명확한 법적 규정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이중 제조업체들의 법적인 책임에 대한 규정은 중국 IT시장도 이제 제품 공급자 위주에서 소비자 위주로 분위기가 바뀌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잘 말해준다. 그런 점에서 금년 중국 IT업계는 비록 그 어느 해보다 많은 파란을 겪었음에도 나름의 의미있는 한 해를 보냈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