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대 산하 IT 종합 기업으로 유명한 베이다팡정(北大方正)그룹이 대대적 개혁을 부르짖고 나섰다. 특히 이번 개혁은 산하 기업 일부가 심각한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실 징후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더 이상 변화를 지체시켰다가는 어느 시기에 소리 없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위기감 끝에 나온 그룹 자체의 결정이어서 업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한때 잘 나갔던 IT 기업도 잠시 한눈을 팔다가는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원래 베이다팡정은 베이징대 물리학과의 왕쉬안(王選)교수가 자신의 레이저 전자조판 기술을 이용, 창업시킨 전형적인 산학(産學)기업으로 꼽힌다. 아직까지도 업계에서는 가장 바람직한 기업의 모델로 불리고 있을 정도이니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 실제 베이다팡정은 지난 1980년대 말 설립돼 승승장구할 때만 해도 엄청난 각광을 받은 바 있다. 라이벌 칭화(淸華)대학이 이를 모델로 칭화퉁팡(同方)이라는 업체를 창업, 대그룹으로 키웠다는 사실만 들어도 당시의 성가가 어떠했는지는 미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물론 지금도 그룹 전체의 상황은 그다지 비관적이지 않다. 우선 레이저 전자출판 및 인쇄 분야 사업을 담당하는 팡정전자가 과거의 영광은 많이 잃었어도 어쨌든 아직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서 나름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 컴퓨터 분야 사업은 팡정컴퓨터를 설립, 매년 서열 5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에 있을 만큼 발군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 기술 개발 및 사업을 총괄하는 팡정수마(數碼·디지털), 금융분야 시스템 통합 사업을 전담하는 팡정아오더(奧德), 상하이(上海)의 R&D센터 및 컴퓨터 생산 기지인 팡정커지(科技), 홍콩의 팡정지주회사, 무역회사인 팡정수출입공사의 존재까지 더하면 왜 베이다팡정이 개혁에 그토록 목말라 해야 하는지가 좀 의심스럽다. 더구나 그룹 전체적으로는 아직 꽤 흑자가 나는 데도 말이다.
그러나 베이다팡정에는 누구도 해결하지 못하는 결정적 문제가 있다. 경영 관리상의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누구 하나 확실하게 틀어쥔 채 경영을 책임지는 오너가 없다는 사실이 독이 되고 있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이를 극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모기업격에 해당하는 팡정전자의 부실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대표적으로 그렇다. 팡정전자는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승승장구를 구가했다. 레이저를 이용한 한자의 전자조판 및 인쇄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 1997년까지 거의 10여년 동안 독점적 지위를 구가한 만큼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그게 불행의 시작이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이때를 기점으로 차세대 첨단 조판 기술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IT 기술의 발전으로 말미암은 페이퍼리스 시대가 열린 것이다. 당연히 느슨하기 이를 데 없는 팡정전자의 경영은 급전직하했다. 98년 홍콩에 상장된 팡정지주회사가 1억6800만홍콩달러(25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후 경영진의 수수방관으로 지금까지 흑자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위기를 절감하지 못하는 경영관리 부재가 천국에서 지옥으로 굴러떨어지는 수모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베이다팡정이 직면한 문제의 본질은 물론 단순히 홍콩의 팡정지주회사가 적자를 보고 있다는 사실에 있지 않다. 호시절의 방만한 관리 부재의 경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나머지 계열사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오히려 더욱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다행히 베이다팡정은 문제 해결을 위한 개혁의 결단을 적절한 시기에 잘 내렸다. 또 관리의 귀재라는 웨이신(魏新)회장이 최근 새 회장에 취임한 후 이례적으로 직접 개혁 군령장을 쥔채 모든 것을 챙기고 있어 조기에 적지 않은 성과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개혁의 방향은 대대적 인사이동 및 책임 경영 부여 방침을 제외하고도 대략 두 가지로 집약되고 있다. 너무나 커진 각 업체들을 세분, 책임 경영을 맡기는 방향이 우선 그 첫째이다. 예컨대 팡정커지의 경우 컴퓨터만 전문 생산하는 둥관(東莞)전자와 팡정신시(信息·정보), 소프트웨어 업체인 팡정커지소프트웨어로 세분했다. 상하이의 생산 기지를 광둥(廣東)성 둥관으로 옮기고 상하이는 정보산업 및 소프트웨어 기지로 전환시킨 것이다.
새 사업에 뛰어드는 적극성도 개혁의 한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이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3G 기술을 이용한 이동통신 표준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이다. 이를 위해 베이다팡정은 최근 LAS-CDMA 기술을 보유한 옌위(連宇)와 합작, 팡정롄위를 설립했다. 최초 투자비만도 3000만위안(4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과가 가시화할 경우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에도 진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초고속 통신망 사업을 미래의 중점 사업으로 육성시키기 위해 팡정콴다이(寬帶)를 설립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 아닌가 싶다. 이 사업은 비록 지금은 전체적으로 부진하나 정보시장이 초고속 통신망으로 갈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외에 자체 개발한 지문 인식 보안시스템 및 시스템 통합 적용을 위한 증권회사 운영 역시 가볍게 봐 넘길 수는 없을 것 같다.
현재 베이다팡정의 위기 탈출을 위한 개혁은 막 시작한 만큼 별다른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올해에도 팡정지주회사의 경영은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개혁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새 사업이 예상대로 성공을 거둘 경우 완전히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일 수는 있다. 베이다팡정의 개혁을 반드시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업계의 말은 다 이런 낙관적 관측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원래 베이다팡정은 베이징대 물리학과의 왕쉬안(王選)교수가 자신의 레이저 전자조판 기술을 이용, 창업시킨 전형적인 산학(産學)기업으로 꼽힌다. 아직까지도 업계에서는 가장 바람직한 기업의 모델로 불리고 있을 정도이니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 실제 베이다팡정은 지난 1980년대 말 설립돼 승승장구할 때만 해도 엄청난 각광을 받은 바 있다. 라이벌 칭화(淸華)대학이 이를 모델로 칭화퉁팡(同方)이라는 업체를 창업, 대그룹으로 키웠다는 사실만 들어도 당시의 성가가 어떠했는지는 미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물론 지금도 그룹 전체의 상황은 그다지 비관적이지 않다. 우선 레이저 전자출판 및 인쇄 분야 사업을 담당하는 팡정전자가 과거의 영광은 많이 잃었어도 어쨌든 아직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에서 나름의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 컴퓨터 분야 사업은 팡정컴퓨터를 설립, 매년 서열 5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에 있을 만큼 발군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인터넷 기술 개발 및 사업을 총괄하는 팡정수마(數碼·디지털), 금융분야 시스템 통합 사업을 전담하는 팡정아오더(奧德), 상하이(上海)의 R&D센터 및 컴퓨터 생산 기지인 팡정커지(科技), 홍콩의 팡정지주회사, 무역회사인 팡정수출입공사의 존재까지 더하면 왜 베이다팡정이 개혁에 그토록 목말라 해야 하는지가 좀 의심스럽다. 더구나 그룹 전체적으로는 아직 꽤 흑자가 나는 데도 말이다.
그러나 베이다팡정에는 누구도 해결하지 못하는 결정적 문제가 있다. 경영 관리상의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누구 하나 확실하게 틀어쥔 채 경영을 책임지는 오너가 없다는 사실이 독이 되고 있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이를 극단적으로 잘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모기업격에 해당하는 팡정전자의 부실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대표적으로 그렇다. 팡정전자는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승승장구를 구가했다. 레이저를 이용한 한자의 전자조판 및 인쇄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 1997년까지 거의 10여년 동안 독점적 지위를 구가한 만큼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그게 불행의 시작이었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이때를 기점으로 차세대 첨단 조판 기술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IT 기술의 발전으로 말미암은 페이퍼리스 시대가 열린 것이다. 당연히 느슨하기 이를 데 없는 팡정전자의 경영은 급전직하했다. 98년 홍콩에 상장된 팡정지주회사가 1억6800만홍콩달러(25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후 경영진의 수수방관으로 지금까지 흑자로 돌아서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위기를 절감하지 못하는 경영관리 부재가 천국에서 지옥으로 굴러떨어지는 수모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베이다팡정이 직면한 문제의 본질은 물론 단순히 홍콩의 팡정지주회사가 적자를 보고 있다는 사실에 있지 않다. 호시절의 방만한 관리 부재의 경영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나머지 계열사들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오히려 더욱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다행히 베이다팡정은 문제 해결을 위한 개혁의 결단을 적절한 시기에 잘 내렸다. 또 관리의 귀재라는 웨이신(魏新)회장이 최근 새 회장에 취임한 후 이례적으로 직접 개혁 군령장을 쥔채 모든 것을 챙기고 있어 조기에 적지 않은 성과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개혁의 방향은 대대적 인사이동 및 책임 경영 부여 방침을 제외하고도 대략 두 가지로 집약되고 있다. 너무나 커진 각 업체들을 세분, 책임 경영을 맡기는 방향이 우선 그 첫째이다. 예컨대 팡정커지의 경우 컴퓨터만 전문 생산하는 둥관(東莞)전자와 팡정신시(信息·정보), 소프트웨어 업체인 팡정커지소프트웨어로 세분했다. 상하이의 생산 기지를 광둥(廣東)성 둥관으로 옮기고 상하이는 정보산업 및 소프트웨어 기지로 전환시킨 것이다.
새 사업에 뛰어드는 적극성도 개혁의 한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이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3G 기술을 이용한 이동통신 표준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이다. 이를 위해 베이다팡정은 최근 LAS-CDMA 기술을 보유한 옌위(連宇)와 합작, 팡정롄위를 설립했다. 최초 투자비만도 3000만위안(4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성과가 가시화할 경우 휴대전화 단말기 사업에도 진출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초고속 통신망 사업을 미래의 중점 사업으로 육성시키기 위해 팡정콴다이(寬帶)를 설립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 아닌가 싶다. 이 사업은 비록 지금은 전체적으로 부진하나 정보시장이 초고속 통신망으로 갈 것이라는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외에 자체 개발한 지문 인식 보안시스템 및 시스템 통합 적용을 위한 증권회사 운영 역시 가볍게 봐 넘길 수는 없을 것 같다.
현재 베이다팡정의 위기 탈출을 위한 개혁은 막 시작한 만큼 별다른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올해에도 팡정지주회사의 경영은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개혁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새 사업이 예상대로 성공을 거둘 경우 완전히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일 수는 있다. 베이다팡정의 개혁을 반드시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업계의 말은 다 이런 낙관적 관측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