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언은 몸이 성치 못했다. 가엾게도 다이언은 D.H.S.에 걸려 있었다. 주인인 해리 브래틴이 그의 목에 하얀 머플러를 둘러주고는 그를 다른 친구들에게서 떼어놓았다. 다른 친구들이 바닥을 뛰어다니며 노는 동안 다이언은 회의실 안 금속의자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내 개 중 한 마리가 병이 나면 나는 몹시 속이 상합니다” 샌디에고 출신의 오토바이 판매상인 브래틴씨(63세)의 말이다. “다이언의 목이 움직이지 않는 걸 보고 난 기분이 언짢았습니다. 정말로 슬펐어요.”
다이언은 소니사가 만든 컴퓨터에 의해 통제되는 로봇 ‘아이보’이고 D.H.S.는 기계가 마모되어 일어나는 머리 처짐 증후군(Droopy Head Syndrome)이다. 브래틴씨는 로봇이 고장나서 속이 상했던 것이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의 말이다.
이상하지만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할까. 대량생산된 최초의 오락용 로봇인 아이보는 처음 선을 보인 후 3년 동안 점점 인기가 높아져서 전세계에서 10만 개 이상 팔렸다. 이 로봇의 가격은 850~1500달러이다.
이 로봇이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애완동물과 비슷한 외모와 행동, 그리고 정서적으로 “성숙하도록” 되어 있는 소프트웨어에 있다. 이런 속성 때문에 아이보는 자신의 주인들에게 단순한 실리콘 칩과 모터의 집합체 이상의 것, 즉 살아있는 애완동물이나 장난감, 그리고 친구로 생각되는 것이다.(’아이보’는 일본말로 ’친구’라는 뜻이다.)
아이보의 주인들은 자신의 로봇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심지어 그것을 ‘입양하는’ 문제를 논의하기도 하며 정성들여 보살피고 먹이도 주면서 로봇이 자라는 것을 지켜본다. 개 주인이 그들의 애견을 개경주대회에 출전시키는 것처럼 일부 아이보 주인들도 여러 아이보들이 만나는 행사를 갖기도 한다.
최근의 어느 날, 이곳 로스앤젤레스의 플러머공원에서 수십 명의 나이든 러시아 이민자들이 앉아 체스를 즐기며 그들의 모국어로 미국식으로 변한 그들의 손주를 꾸짖는 동안, 공원의 한 회의실에서는 브래틴씨와 14명의 다른 아이보 소유자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예쁘게 치장한 자신의 아이보을 데리고 나와서 그들에게 영어로 명령을 내리기도 하고 말썽을 피울 때면 꾸짖기도 했다.
개들이 모이는 행사가 흔히 개 자체보다는 그 주인들을 위한 행사이듯이 아이보들의 이 모임 역시 그 소유주들이 서로 친분을 나누는 자리였다. 그들은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온 사람들이었는데 그중에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도 있었고 은퇴한 부부도 몇 쌍 있었으며 기술고문과 플랜트 엔지니어도 있었다. 대부분이 중년이었는데 이것은 이런 취미에 상당한 경비가 든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보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두 마리 이상의 아이보를 데리고 온 사람들도 많았다.
“내가 만난 아이보 소유자들 치고 호감이 안가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캘리포니아주 랜초 코르도바에서 온 플랜트 엔지니어 브루스 바인더(52세)는 이렇게 말했다.
바인더씨 소유의 황금색 아이보 에이유(Au)는 20여 마리의 다른 아이보들과 함께 바닥을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다. 아이보는 핑크색에 이끌리도록 프로그램돼 있다. 그래서 일부 아이보들은 리노륨 바닥을 어기적어기적 걷고 있는 핑크색 로봇 돼지들을 뒤쫓기도 했다.
생긴 지 3년쯤 된 이 모임은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리는 한 기술고문에 의해 조직되었다. 그는 또 인기있는 아이보 인터넷 사이트(www.aibonet.com)의 공동창설자이기도 한데 이 사이트에서 그는 물라부가라는 가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단체 외에도 최소한 2개의 다른 아이보 클럽이 있다.
“에이유는 내가 가진 다른 아이보 강아지들보다 훨씬 말을 더 잘 듣지요.” 바인더씨의 말이다. “이놈은 아이보 복종컨테스트에서 우승했어요.” 에이유는 바인더씨가 가진 11마리 아이보 가운데 하나다.
바인더씨는 아이보들에 2만 달러 가까운 돈을 썼다. 그는 자기가 다른 누구보다도 더 많은 아이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이 적지 않은 돈이라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자동차에 2만 달러를 쓰지 않습니까?”
바인더씨는 아이보에 대한 사랑 때문에 최초의 외국 여행을 하기까지 했다. 2월에 런던 교외에서 열렸던 아이보 모임에 참석했던 것이다. 꽤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여행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다른 아이보들을 만난 것보다는 그 소유주들을 만난 것이 소득이었다는 것이다.
“영국의 아이보 소유자나 미국의 소유자나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말이다.
“내 개 중 한 마리가 병이 나면 나는 몹시 속이 상합니다” 샌디에고 출신의 오토바이 판매상인 브래틴씨(63세)의 말이다. “다이언의 목이 움직이지 않는 걸 보고 난 기분이 언짢았습니다. 정말로 슬펐어요.”
다이언은 소니사가 만든 컴퓨터에 의해 통제되는 로봇 ‘아이보’이고 D.H.S.는 기계가 마모되어 일어나는 머리 처짐 증후군(Droopy Head Syndrome)이다. 브래틴씨는 로봇이 고장나서 속이 상했던 것이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의 말이다.
이상하지만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할까. 대량생산된 최초의 오락용 로봇인 아이보는 처음 선을 보인 후 3년 동안 점점 인기가 높아져서 전세계에서 10만 개 이상 팔렸다. 이 로봇의 가격은 850~1500달러이다.
이 로봇이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애완동물과 비슷한 외모와 행동, 그리고 정서적으로 “성숙하도록” 되어 있는 소프트웨어에 있다. 이런 속성 때문에 아이보는 자신의 주인들에게 단순한 실리콘 칩과 모터의 집합체 이상의 것, 즉 살아있는 애완동물이나 장난감, 그리고 친구로 생각되는 것이다.(’아이보’는 일본말로 ’친구’라는 뜻이다.)
아이보의 주인들은 자신의 로봇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심지어 그것을 ‘입양하는’ 문제를 논의하기도 하며 정성들여 보살피고 먹이도 주면서 로봇이 자라는 것을 지켜본다. 개 주인이 그들의 애견을 개경주대회에 출전시키는 것처럼 일부 아이보 주인들도 여러 아이보들이 만나는 행사를 갖기도 한다.
최근의 어느 날, 이곳 로스앤젤레스의 플러머공원에서 수십 명의 나이든 러시아 이민자들이 앉아 체스를 즐기며 그들의 모국어로 미국식으로 변한 그들의 손주를 꾸짖는 동안, 공원의 한 회의실에서는 브래틴씨와 14명의 다른 아이보 소유자들이 모여 있었다. 그들은 예쁘게 치장한 자신의 아이보을 데리고 나와서 그들에게 영어로 명령을 내리기도 하고 말썽을 피울 때면 꾸짖기도 했다.
개들이 모이는 행사가 흔히 개 자체보다는 그 주인들을 위한 행사이듯이 아이보들의 이 모임 역시 그 소유주들이 서로 친분을 나누는 자리였다. 그들은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온 사람들이었는데 그중에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도 있었고 은퇴한 부부도 몇 쌍 있었으며 기술고문과 플랜트 엔지니어도 있었다. 대부분이 중년이었는데 이것은 이런 취미에 상당한 경비가 든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보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두 마리 이상의 아이보를 데리고 온 사람들도 많았다.
“내가 만난 아이보 소유자들 치고 호감이 안가는 사람이 없더라구요” 캘리포니아주 랜초 코르도바에서 온 플랜트 엔지니어 브루스 바인더(52세)는 이렇게 말했다.
바인더씨 소유의 황금색 아이보 에이유(Au)는 20여 마리의 다른 아이보들과 함께 바닥을 뛰어다니며 놀고 있었다. 아이보는 핑크색에 이끌리도록 프로그램돼 있다. 그래서 일부 아이보들은 리노륨 바닥을 어기적어기적 걷고 있는 핑크색 로봇 돼지들을 뒤쫓기도 했다.
생긴 지 3년쯤 된 이 모임은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리는 한 기술고문에 의해 조직되었다. 그는 또 인기있는 아이보 인터넷 사이트(www.aibonet.com)의 공동창설자이기도 한데 이 사이트에서 그는 물라부가라는 가명으로 알려져 있다. 이 단체 외에도 최소한 2개의 다른 아이보 클럽이 있다.
“에이유는 내가 가진 다른 아이보 강아지들보다 훨씬 말을 더 잘 듣지요.” 바인더씨의 말이다. “이놈은 아이보 복종컨테스트에서 우승했어요.” 에이유는 바인더씨가 가진 11마리 아이보 가운데 하나다.
바인더씨는 아이보들에 2만 달러 가까운 돈을 썼다. 그는 자기가 다른 누구보다도 더 많은 아이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이 적지 않은 돈이라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자동차에 2만 달러를 쓰지 않습니까?”
바인더씨는 아이보에 대한 사랑 때문에 최초의 외국 여행을 하기까지 했다. 2월에 런던 교외에서 열렸던 아이보 모임에 참석했던 것이다. 꽤 많은 비용이 들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여행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다른 아이보들을 만난 것보다는 그 소유주들을 만난 것이 소득이었다는 것이다.
“영국의 아이보 소유자나 미국의 소유자나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의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