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매체 다채널 다기능의 디지털방송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디지털방송기술은 방송의 개념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단순 영상과 음성의 전달에서 얼마든지 다양한 정보를부가 송출할 수 있고 수신자와 송신자간 양방향서비스가 이뤄져 불특정다수가 아닌 특정소수를 위한 ‘내로우캐스팅(narrowcasting)’ 또는 ‘타깃방송(personalcasting)’도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대형 영화스크린같은 고선명 TV화면은 우리 일상과 관련 산업에 엄청난 유발효과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같은 기대는 방송사와 방송 관련산업계, 방송정책 등이 손발이 맞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방송으로 원할히 전환될 때 현실화 될 수 있다. 방송(지상파방송)의 날을 맞아 11월 디지털 본방송 개시란 역사적 전기를 앞두고 있는 국내 지상파방송사들의 과제를 ①디지털방송 전환 ②다채널다기능 방송산업에서의새로운 위상 정립 ③방송의 탈국경화에 따른 경쟁력 확보 문제로 나눠 짚어본다.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처음으로 도입한 나라는 영국으로 98년 9월 23일 BBC가 첫디지털 본방송 전파를 송출했다. 이는 오는 11월 5일 KBS가 디지털 본방송을 개시하는 것보다 3년 앞선 것으로 세계는 앞다투어 지상파방송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 말까지 수도권, 2003년 광역도시권, 2004년 도청 소재지권에 이어 2005년 전국으로 디지털방송을 확대한다는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
그러나 이 일정대로 디지털화가 추진되기 위해서는 선결과제가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가 천문학적인규모의 디지털전환비용을 마련하는 문제다. 디지털방송콘텐츠의 수급과 논란을 빚고 있는 전송방식 논란의 매끄러운 매듭도 과제다.
◈시급한 디지털전환비용 마련방안=천문학적인 규모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디지털전환재원에 대해 당사자인 방송사는 물론 방송위, 정통부 등도 아직 마련 방안이나 지원안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재원확보에 대한 불확실성과 부담은 방송사들로 하여금 당장의 실익이 많지 않은 디지털전환을 게을리할 수 있는 기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시급한 문제다.
이같은 이유인지는 몰라도 당초 본방송일정이 방송의 날에 맞춰 9월초로 알려진 상황에서 슬그머니 11월 초로 두달 연기된 것은 적지 않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방송사와 정통부는 당초 본방송일정이 올 하반기중으로 잡혀 있어 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지만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세계적 방송통신 정보업체인 SCRI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방송사들의 60%가 내년 5월로 돼 있는민영지상파방송사들의 디지털방송전환일정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방송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재원확보와 프로그램수급 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지상파방송의 디지털전환비용은 아날로그방송 병행송출이 끝나는 2010년까지 총 2조33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지상파 디지털방송 정책연구보고서’, 방송위원회). 이중 KBS, MBC, SBS 등 빅3의 비용은 1조 8300억원으로 전체의 79%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KBS가 1조300억원으로 56%를 차지하고 MBC가 6200억원, SBS가 1700억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가운데 2002년말까지 앞으로 1년여 동안 전체소요비용의 25%가 집중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비용을 방송사들이 자체적으로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SBS는 비용도 적고 상업민영방송이므로큰 문제가 없지만 공영방송으로 전국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KBS와 MBC는 경우가 다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안은 ▲광고시간과 단가 재조정을 통한 광고수입 증대 ▲수신료 인상 ▲장비에 대한 관세 감면 ▲디지털방송의 수혜에 따른 가전업체의 방송사 지원 ▲방송사 자체의 자금차입 방안 등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일본수출입은행의 차관자금 1650억원과 체신금융자금에서의 지원방안 등만 확정된 상태이다. 광고수입증대는 광고주와의 문제, 수신료는 국민공감대 형성, 가전업체 지원은 원칙적인필요성만 강조될 뿐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방송위와 정보통신부가 서둘러 이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방송사 자체 조달노력 선행돼야=정부와 산업계의 지원에 앞서 방송사 자체의 재원조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높다. BBC는 정부의 지원을 받기에 앞서 송신부문을 CTI에 매각했고 단계적으로 900여명의 인원을 감축, 200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을 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우리 방송사들도 정부나 산업계의 지원만을 바라지 말고 자체 구조조정의 노력을 통한 재원조달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송사들의 구조조정 노력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수신료 인상에 대해서 국민들은 지난 20여년간 한번도 인상이 없었고 방송의 질과 디지털전환에 따른 대가에 상응한다는 점에서 공감대를형성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수신료인상에 앞서 공영방송인 KBS의 비용절감 노력과 경영혁신, 공익성강화가 전제돼야만 한다는 여론이다.
방송진흥원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KBS의 구조조정은 구체적으로 프로그램제작과 관리비용에 대한 엄밀한 분석보다는 “힘겨루기에서 밀리는 직종에 대한 구조조정에 더 치우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외주제작 쿼터에 따르는 잉여설비와 인력재배치도 미진하며 ‘프로그램 선택제’에 의한 방송영상산업의 기반조성 기여와 디지털화에 따른 서비스와 채널운용계획에 대한 대국민 마스터플랜 제시가 추상적인 선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규화 기자>
그러나 이같은 기대는 방송사와 방송 관련산업계, 방송정책 등이 손발이 맞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방송으로 원할히 전환될 때 현실화 될 수 있다. 방송(지상파방송)의 날을 맞아 11월 디지털 본방송 개시란 역사적 전기를 앞두고 있는 국내 지상파방송사들의 과제를 ①디지털방송 전환 ②다채널다기능 방송산업에서의새로운 위상 정립 ③방송의 탈국경화에 따른 경쟁력 확보 문제로 나눠 짚어본다.
지상파 디지털방송을 처음으로 도입한 나라는 영국으로 98년 9월 23일 BBC가 첫디지털 본방송 전파를 송출했다. 이는 오는 11월 5일 KBS가 디지털 본방송을 개시하는 것보다 3년 앞선 것으로 세계는 앞다투어 지상파방송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2년 말까지 수도권, 2003년 광역도시권, 2004년 도청 소재지권에 이어 2005년 전국으로 디지털방송을 확대한다는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
그러나 이 일정대로 디지털화가 추진되기 위해서는 선결과제가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가 천문학적인규모의 디지털전환비용을 마련하는 문제다. 디지털방송콘텐츠의 수급과 논란을 빚고 있는 전송방식 논란의 매끄러운 매듭도 과제다.
◈시급한 디지털전환비용 마련방안=천문학적인 규모가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디지털전환재원에 대해 당사자인 방송사는 물론 방송위, 정통부 등도 아직 마련 방안이나 지원안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재원확보에 대한 불확실성과 부담은 방송사들로 하여금 당장의 실익이 많지 않은 디지털전환을 게을리할 수 있는 기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시급한 문제다.
이같은 이유인지는 몰라도 당초 본방송일정이 방송의 날에 맞춰 9월초로 알려진 상황에서 슬그머니 11월 초로 두달 연기된 것은 적지 않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방송사와 정통부는 당초 본방송일정이 올 하반기중으로 잡혀 있어 별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지만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세계적 방송통신 정보업체인 SCRI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 방송사들의 60%가 내년 5월로 돼 있는민영지상파방송사들의 디지털방송전환일정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방송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재원확보와 프로그램수급 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지상파방송의 디지털전환비용은 아날로그방송 병행송출이 끝나는 2010년까지 총 2조33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지상파 디지털방송 정책연구보고서’, 방송위원회). 이중 KBS, MBC, SBS 등 빅3의 비용은 1조 8300억원으로 전체의 79%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KBS가 1조300억원으로 56%를 차지하고 MBC가 6200억원, SBS가 1700억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가운데 2002년말까지 앞으로 1년여 동안 전체소요비용의 25%가 집중 투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비용을 방송사들이 자체적으로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SBS는 비용도 적고 상업민영방송이므로큰 문제가 없지만 공영방송으로 전국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KBS와 MBC는 경우가 다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방안은 ▲광고시간과 단가 재조정을 통한 광고수입 증대 ▲수신료 인상 ▲장비에 대한 관세 감면 ▲디지털방송의 수혜에 따른 가전업체의 방송사 지원 ▲방송사 자체의 자금차입 방안 등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일본수출입은행의 차관자금 1650억원과 체신금융자금에서의 지원방안 등만 확정된 상태이다. 광고수입증대는 광고주와의 문제, 수신료는 국민공감대 형성, 가전업체 지원은 원칙적인필요성만 강조될 뿐 구체적인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방송위와 정보통신부가 서둘러 이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방송사 자체 조달노력 선행돼야=정부와 산업계의 지원에 앞서 방송사 자체의 재원조달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높다. BBC는 정부의 지원을 받기에 앞서 송신부문을 CTI에 매각했고 단계적으로 900여명의 인원을 감축, 200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을 하겠다고 발표했었다. 우리 방송사들도 정부나 산업계의 지원만을 바라지 말고 자체 구조조정의 노력을 통한 재원조달에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송사들의 구조조정 노력은 미흡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수신료 인상에 대해서 국민들은 지난 20여년간 한번도 인상이 없었고 방송의 질과 디지털전환에 따른 대가에 상응한다는 점에서 공감대를형성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수신료인상에 앞서 공영방송인 KBS의 비용절감 노력과 경영혁신, 공익성강화가 전제돼야만 한다는 여론이다.
방송진흥원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KBS의 구조조정은 구체적으로 프로그램제작과 관리비용에 대한 엄밀한 분석보다는 “힘겨루기에서 밀리는 직종에 대한 구조조정에 더 치우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외주제작 쿼터에 따르는 잉여설비와 인력재배치도 미진하며 ‘프로그램 선택제’에 의한 방송영상산업의 기반조성 기여와 디지털화에 따른 서비스와 채널운용계획에 대한 대국민 마스터플랜 제시가 추상적인 선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규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