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식 외 17인 지음/김영사/9800원
지난 20세기는 과학기술을 참으로 눈부시게 발전시켜왔다. 비행기처럼 인간의 생각 속에 머물던 것들이 현실로 이뤄지는가 하면, 사이버스페이스처럼 상상조차 못했던 것들이 일상화되고 있다. 또 우주가 팽창하는 것을 알았으며, 유전자에 의해 모든 생물이 복제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과거 19세기에 살았던 사람들이 이를 본다면 경악을 금치못할 일들이다. 그런데 21세기에는 과학기술이 어떻게 발전할까.
이에 대해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은 “과학기술이 자연과 물질의 본질을 밝혀낸 20세기와 달리, 새로운 세기에는 우리 개개인 안에 숨겨진 본성의 비밀이 탐구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지적처럼 과학기술을 물질적 진보라는 좁은 울타리보다 인류 문화를 구성하는 중요한 가치의 일부분이라는 관점에서 봐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과학칼럼리스트와 학자 18명이 참여해 쓴 이 책은 21세기에 사람들이 고민해야 할 과학기술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다.
자연계에는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 등 4가지 힘이 존재한다. 지금까지 4가지 힘중에서 전자기력과 약력, 그리고 강력이 통일돼 왔다. 그렇다면 여기에다 중력까지 통일하는 만물이론은 가능할 것인가.
이 뿐이 아니다. 지구는 약 45억년에 생겨났고, 첫 생명은 38억년 전에 시작된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생명이 탄생하기까지 7억년 동안 지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생명의 씨앗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일까, 외계에서 온 것일까 우리는 알지 못한다.
이러한 의문들은 현생인류의 기원이나 외계 생명체의 존재 유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진화론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언제부터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갖췄고, 우리와 같은 고등생명체가 아니더라도 다른 천체에 생명체가 존재할 것인가 하는 의문들은 꼬리를 문다.
따라서 과학적인 방법에 의해, 객관적으로, 그리고 명쾌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과학기술조차도 논쟁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책에 다루는 두번째 테마는 생물 진화와 창조설, 천성과 교육처럼 의견이 대립되는 것들이다. 조그만 과학적 단서를 쥐고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묻는 것은 과학이 경계해야 할 모습이기도 한다.
이 책의 세번째 테마는 사이버스페이스, 인공지능, 생명공학, 대체의학, 재생가능 에너지등과 같은 주제들이다. 여기에는 인간의 정체성과 사회에 미칠 파장들, 그리고 인간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제목에서 보듯 현대과학의 쟁점들을 일반인들이 알기쉽게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옥에 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무리하게 주제들을 나열하다보니, 현대과학의 쟁점들을 꾀는 근원적 고민의 축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환원론과 전일론, 신과학과 과학전쟁, 의약분업과 의사파업, 과학기술과 젠더, 과학과 정부로 묶어놓은 4부의 경우 이러한 한계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아직은 과학기술의 쟁점이라는 주제로 책을 짜임새 있게 엮어낼 역량이 안되는 것일까.
하지만 전철을 오가며 이 책을 읽는 맛은 제법 쏠쏠하다. 언제 섹스의 기원에 관한 이론들, 서양의학도 동양의학도 아닌 대체의학에 대해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겠는가. 그런 점에서이 책은 과학기술에 대한 입문서 역할을 톡톡하게 하고 있다.
〈홍대길기자〉
지난 20세기는 과학기술을 참으로 눈부시게 발전시켜왔다. 비행기처럼 인간의 생각 속에 머물던 것들이 현실로 이뤄지는가 하면, 사이버스페이스처럼 상상조차 못했던 것들이 일상화되고 있다. 또 우주가 팽창하는 것을 알았으며, 유전자에 의해 모든 생물이 복제되고 있음이 밝혀졌다. 과거 19세기에 살았던 사람들이 이를 본다면 경악을 금치못할 일들이다. 그런데 21세기에는 과학기술이 어떻게 발전할까.
이에 대해 이인식 과학문화연구소장은 “과학기술이 자연과 물질의 본질을 밝혀낸 20세기와 달리, 새로운 세기에는 우리 개개인 안에 숨겨진 본성의 비밀이 탐구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의 지적처럼 과학기술을 물질적 진보라는 좁은 울타리보다 인류 문화를 구성하는 중요한 가치의 일부분이라는 관점에서 봐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과학칼럼리스트와 학자 18명이 참여해 쓴 이 책은 21세기에 사람들이 고민해야 할 과학기술의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다.
자연계에는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 등 4가지 힘이 존재한다. 지금까지 4가지 힘중에서 전자기력과 약력, 그리고 강력이 통일돼 왔다. 그렇다면 여기에다 중력까지 통일하는 만물이론은 가능할 것인가.
이 뿐이 아니다. 지구는 약 45억년에 생겨났고, 첫 생명은 38억년 전에 시작된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측하고 있다. 그렇다면 생명이 탄생하기까지 7억년 동안 지구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생명의 씨앗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일까, 외계에서 온 것일까 우리는 알지 못한다.
이러한 의문들은 현생인류의 기원이나 외계 생명체의 존재 유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진화론에 따른다고 하더라도 인간은 언제부터 인간으로서의 모습을 갖췄고, 우리와 같은 고등생명체가 아니더라도 다른 천체에 생명체가 존재할 것인가 하는 의문들은 꼬리를 문다.
따라서 과학적인 방법에 의해, 객관적으로, 그리고 명쾌하게 설명할 수 없다면, 과학기술조차도 논쟁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책에 다루는 두번째 테마는 생물 진화와 창조설, 천성과 교육처럼 의견이 대립되는 것들이다. 조그만 과학적 단서를 쥐고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 묻는 것은 과학이 경계해야 할 모습이기도 한다.
이 책의 세번째 테마는 사이버스페이스, 인공지능, 생명공학, 대체의학, 재생가능 에너지등과 같은 주제들이다. 여기에는 인간의 정체성과 사회에 미칠 파장들, 그리고 인간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담겨 있다.
이 책은 제목에서 보듯 현대과학의 쟁점들을 일반인들이 알기쉽게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옥에 티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무리하게 주제들을 나열하다보니, 현대과학의 쟁점들을 꾀는 근원적 고민의 축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환원론과 전일론, 신과학과 과학전쟁, 의약분업과 의사파업, 과학기술과 젠더, 과학과 정부로 묶어놓은 4부의 경우 이러한 한계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아직은 과학기술의 쟁점이라는 주제로 책을 짜임새 있게 엮어낼 역량이 안되는 것일까.
하지만 전철을 오가며 이 책을 읽는 맛은 제법 쏠쏠하다. 언제 섹스의 기원에 관한 이론들, 서양의학도 동양의학도 아닌 대체의학에 대해 학문적 관심을 가지고 읽어보겠는가. 그런 점에서이 책은 과학기술에 대한 입문서 역할을 톡톡하게 하고 있다.
〈홍대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