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실 KAIST 인문사회과학부 교수 태초에 이야기가 있었다.
이야기꾼이 군중 앞에서 이야기하면 구비문학이 되고 텍스트(주로 종이)에 쓰면 문학이 되고 아날로그 전파매체를 타면 영화나 드라마가 된다.
이 이야기를 컴퓨터 화면에 쓰면? 하이퍼텍스트 문학이 된다.
지금까지는 컴퓨터를 매체로 한 문학을 통신문학이라고 불러왔다.
그런데 이런 문학은 인터넷상에 떠있어서 독자가 컴퓨터로 문학을 감상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 형식은 텍스트 소설과 다를바가 없었다.
이런 종류의 소설들은 오히려 공식적인 등단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독자의 인기에 따라 순위가 정해지기 때문에 기존 소설보다 질이 낮다는 비판만 받았을 뿐이었다.
반면 하이퍼텍스트 문학은 디지털 매체의 특징-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웹 문서 형식(HTML)을 철저히 이용해 만들어지는 문학이다.
이 형식을 이용하여 소설을 쓰면 지금까지 텍스트에 쓴 소설과 다른 형식을 창조할 수 있다.
책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다 읽고나면 다음 장으로 넘어간다.
이런 선형적 구조 속에서 작가는 자신의 일관된 논리를 펼 수 있었다.
반면 하이퍼텍스트는 비선형적으로 되어 있다.
이 페이지에서 저 페이지로 마음대로 갈 수 있다.
때문에 독자는 작가가 정해놓은 한가지 순서로 읽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곳을 클릭해서 여러 방식으로 읽어나가게 된다.
'슬라이딩 도어스'라는 영화는 이 방식을 아주 단순하게 적용한 예이다.
여주인공이 지하철을 탔을 경우와 놓쳤을 경우로 나누어 이야기를 진행해가는 영화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그런데 하이퍼텍스트의 경우는 이런 선택 지점이 여러개이므로 독자는 자신이 원하는 스토리를 다양하게 선택하여 이야기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하이퍼텍스트는 가고싶은 링크를 마음대로 갈 수 있는 비선조성, 송신자와 수신자가 서로 영향을 주는 양방향성 외에도 소리, 색, 문자 등이 손쉽게 혼합되는 통합적인 성질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서 다른 매체에 비해 멀티미디어가 쉽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책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영상과 소리, 문자가 어우러질 수 있다.
때문에 하이퍼텍스트 소설은 일찌감치 이런 속성을 혼합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풍요롭게 하는 재료로 쓰고 있다.
텍스트 소설에서도 삽화를 쓸 수 있지만 소리를 넣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글자 따로, 그림 따로 들어가기 때문에 표현 방식이 그리 자연스럽지 못했다.
영상 문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최근 고개를 들고 있다.
수천년 동안 문자 문화가 이루어온 생각, 논리의 방식을 영상매체가 망치고 있다는 것이다.
문자로 인식된 내용을 독자가 상상력과 논리를 통해 떠올리는 반면 요즈음 세대들은 영상을 통해 이미지를 직접 받아들이기 때문에 상상력이 없어지고 진중하게 생각하지 못하며 말초적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영상이 지니는 부정적인 경향만을 보는 심리의 배후에 혹시 문자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기성 세대들의 자기방어 논리,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기보존 심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까지 인류는 파피루스가 있는 곳에서는 파피루스를, 진흙이 많은 곳에서는 벽돌을, 돌이 많은 곳에서는 비석을 매체로 무언가 표현을 해왔다.
디지털 매체가 있는데 창조의 능력을 지닌 인간이 왜 그것을 이용하지 않겠는가? 영화도 초창기에는 단순히 움직이는 장난감에서 시작하여 지금의 예술성을 획득하였다. 마찬가지로 하이퍼텍스트에 문학인들이 관심을 가질 때 이 시대의 가치관을 대변할 새로운 문학이 탄생할 수 있다고 본다.
중심이 없는 시대, 절대 진리를 말할 수 없는 다원화의 시대에 하나의 일정한 진리를 찾으려하기보다 다양한 유형을 조합할 수 있는 하이퍼텍스트의 방식이 오히려 디지털시대에 맞는 글쓰기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야기꾼이 군중 앞에서 이야기하면 구비문학이 되고 텍스트(주로 종이)에 쓰면 문학이 되고 아날로그 전파매체를 타면 영화나 드라마가 된다.
이 이야기를 컴퓨터 화면에 쓰면? 하이퍼텍스트 문학이 된다.
지금까지는 컴퓨터를 매체로 한 문학을 통신문학이라고 불러왔다.
그런데 이런 문학은 인터넷상에 떠있어서 독자가 컴퓨터로 문학을 감상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 형식은 텍스트 소설과 다를바가 없었다.
이런 종류의 소설들은 오히려 공식적인 등단 절차를 거치지 않고 독자의 인기에 따라 순위가 정해지기 때문에 기존 소설보다 질이 낮다는 비판만 받았을 뿐이었다.
반면 하이퍼텍스트 문학은 디지털 매체의 특징-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웹 문서 형식(HTML)을 철저히 이용해 만들어지는 문학이다.
이 형식을 이용하여 소설을 쓰면 지금까지 텍스트에 쓴 소설과 다른 형식을 창조할 수 있다.
책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다 읽고나면 다음 장으로 넘어간다.
이런 선형적 구조 속에서 작가는 자신의 일관된 논리를 펼 수 있었다.
반면 하이퍼텍스트는 비선형적으로 되어 있다.
이 페이지에서 저 페이지로 마음대로 갈 수 있다.
때문에 독자는 작가가 정해놓은 한가지 순서로 읽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곳을 클릭해서 여러 방식으로 읽어나가게 된다.
'슬라이딩 도어스'라는 영화는 이 방식을 아주 단순하게 적용한 예이다.
여주인공이 지하철을 탔을 경우와 놓쳤을 경우로 나누어 이야기를 진행해가는 영화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그런데 하이퍼텍스트의 경우는 이런 선택 지점이 여러개이므로 독자는 자신이 원하는 스토리를 다양하게 선택하여 이야기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하이퍼텍스트는 가고싶은 링크를 마음대로 갈 수 있는 비선조성, 송신자와 수신자가 서로 영향을 주는 양방향성 외에도 소리, 색, 문자 등이 손쉽게 혼합되는 통합적인 성질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서 다른 매체에 비해 멀티미디어가 쉽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책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영상과 소리, 문자가 어우러질 수 있다.
때문에 하이퍼텍스트 소설은 일찌감치 이런 속성을 혼합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풍요롭게 하는 재료로 쓰고 있다.
텍스트 소설에서도 삽화를 쓸 수 있지만 소리를 넣을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글자 따로, 그림 따로 들어가기 때문에 표현 방식이 그리 자연스럽지 못했다.
영상 문화에 대한 위기의식이 최근 고개를 들고 있다.
수천년 동안 문자 문화가 이루어온 생각, 논리의 방식을 영상매체가 망치고 있다는 것이다.
문자로 인식된 내용을 독자가 상상력과 논리를 통해 떠올리는 반면 요즈음 세대들은 영상을 통해 이미지를 직접 받아들이기 때문에 상상력이 없어지고 진중하게 생각하지 못하며 말초적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영상이 지니는 부정적인 경향만을 보는 심리의 배후에 혹시 문자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기성 세대들의 자기방어 논리, 변화를 두려워하는 자기보존 심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 지금까지 인류는 파피루스가 있는 곳에서는 파피루스를, 진흙이 많은 곳에서는 벽돌을, 돌이 많은 곳에서는 비석을 매체로 무언가 표현을 해왔다.
디지털 매체가 있는데 창조의 능력을 지닌 인간이 왜 그것을 이용하지 않겠는가? 영화도 초창기에는 단순히 움직이는 장난감에서 시작하여 지금의 예술성을 획득하였다. 마찬가지로 하이퍼텍스트에 문학인들이 관심을 가질 때 이 시대의 가치관을 대변할 새로운 문학이 탄생할 수 있다고 본다.
중심이 없는 시대, 절대 진리를 말할 수 없는 다원화의 시대에 하나의 일정한 진리를 찾으려하기보다 다양한 유형을 조합할 수 있는 하이퍼텍스트의 방식이 오히려 디지털시대에 맞는 글쓰기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