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키보드 안쓰는 패스워드 방식…"웹 접근성 외면" 장애인 단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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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ㆍKISA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표한 새로운 패스워드 입력방식 기술에 대해 장애인 단체 등이 강력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마우스만으로 패스워드를 입력하는 이 방식이 상용화될 경우 마우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수많은 장애인이 인터넷 뱅킹 등을 전혀 이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방통위와 KISA는 15일 서울 가락동 KISA 본원에서 `키보드 입력 패스워드 대체수단(씨큐어패스) 기술이전 설명회' 열고, 키보드 입력을 통한 패스워드 유출을 막기 위해 그래픽과 마우스를 이용해 패스워드를 입력하는 `씨큐어패스'를 개발, 보급한다고 발표했다.

방통위가 지원하는 암호이용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KISA가 개발한 씨큐어패스는 마우스로 무작위로 바뀌는 문자 및 숫자판을 클릭해 패스워드를 입력하는 방법이다.

KISA는 패스워드를 키보드로 입력할 경우 키로깅 공격과 숄더서핑 공격에 취약하다며, 씨큐어패스가 인터넷 뱅킹에서 계좌 비밀번호 및 보안카드 번호를 안전하게 입력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희정 KISA 원장은 "씨큐어패스 기술을 국내 기업에게 이전해 보안 솔루션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씨큐어패스 기술을 국내 관련 솔루션 개발에 활용,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장애인 단체 등은 이 기술이 당연히 지켜야 할 장애인 웹 접근성의 기본 원칙을 무시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장애인 웹 접근성 표준인 `인터넷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은 키보드만으로도 웹 콘텐츠가 제공하는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마우스를 사용하기 어려운 지체자애인, 시각장애인이 콘텐츠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강완식 사무국장은 "키보드로 조작할 수 없다면 마우스를 쓰기 어려운 시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은 사용할 수 없는데, 이 기술을 개발한 것은 장애인은 인터넷을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시각장애인연합회 차원의 항의공문 발송을 비롯해 강력하게 항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석일 충북대 교수는 "씨큐어패스 기술을 개발하면서 웹 접근성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이용자를 고려하지 않는 기술만능주의 때문이라고 본다"며 "이 기술을 통해 국내 솔루션의 해외 진출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장애인 웹 접근성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다른 나라에서 이 기술을 채택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큰 착각"이라고 말했다.

강동식ㆍ김지선기자 dskang@ㆍdubs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