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9일 4·10 총선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언제든지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총선 이후 한 위원장과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관측에 대한 답이다. 한 위원장은 얼마 전 윤 대통령의 오찬 제의를 건강상 이유로 거절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총선 패배의 책임 역시 선거를 진두 지휘했던 한 위원장에게 돌리지 않고 '자신이 부족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2주년 기자회견에서 선거가 끝난 뒤 한 전 위원장과 소통을 가졌는지에 대한 질문에 "저와 20년이 넘도록 교분을 맺어온 한 전 위원장을 언제든지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아마 선거 이후에 (한 전 위원장) 본인도 많이 좀 지치고 재충전이 필요한 것 같아서 부담 안 주고 기다리는 게 좋지않나 생각하고 있다"면서 "언제든지 식사도 하고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전 위원장과 갈등설에는 '오해'라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이관섭 전 비서실장과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이 한 전 위원장과 만나 사퇴를 종용했다는 것과 관련해 "아마 (3명이) 점심 먹는 자리에서 그런 얘기가 나왔는데 오해가 있던 것 같다. 바로 그 문제는 풀고 (오해는) 해소했다"면서 "한 전 위원장은 정치입문 기간은 짧지만 주요정당의 비대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기 때문에 이제 정치인으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잘 걸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해 윤 대통령은 "제가 미흡하고 부족한 부분들이 뭐였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민생에 있어서 아무리 노력했더라도 국민께서 체감하는 변화가 많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또 "정부의 이런 정책 등을 국민께 설명해드리고 소통하는 것이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중요한 것은 결국 경제"라며 "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지만 국민 한 분 한 분이 민생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 불편함을 적극 찾아서 해결해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색됐던 대야 관계도 적극적으로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어떤 정치인과도 선을 긋거나 하지 않고 늘 열어놓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협치를 한다고 이재명 대표를 만났는데 하루아침에 분위기가 확 바뀌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끈기와 인내 서로에 대한 진정성, 신뢰, 대화, 성의, 이런 것들을 먹고 사는 것이 협치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