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해남완도진도 당선인이 김진표 국회의장을 향한 비판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차기 국회의장 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선 출마결심을 굳힌 게 아니냐 얘기도 나온다.
박 당선인은 1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본회의 개의를 두고 민주당과 씨름 중인 김 의장을 겨냥해 "윤석열이랑 다 똑같은 놈들이다. 진짜 개XX"라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국민적 합의로 채상병 특검법과 이태원 참사 특별법, 김건희 특검법은 하게 돼 있다. 이것을 의장이 사회를, 직권상정을 하지 않고 해외에 나간다"며 "김진표 복당을 안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국회의장을 했어야 했다. 우상호 의원이 국회의장을 해야 했다"라며 "김 의장의 오늘이 있기까지 내가 차관, 수석, 장관을 다 시켰는데 저거 안 된다"고 맹비난했다.
다만 박 당선인은 해당 발언 직후 "(방송이 시작된 줄 모르고) 내가 너무 세게 했다"며 "욕설만 취소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채상병 특검 상정 여부와 관련해선 "여야 원내대표가 의사 일정 합의가 안 되면 김 의장이 직권 상정해 가결 선포를 하는 게 김 의장의 명예제대"라며 "만약 하지 않으면 불명예제대"라고 압박했다.
발언이 논란이 빚자 박 당선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방송시작 멘트가 없어 방송 시작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적절치 못한 내용을 얘기했고 이 내용이 그대로 방송 됐다"며 "이유여하를 막론코 부적절한 언행에 당사자 분들과 시청자,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차기 국회의장 경선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그가 거친 말로 김 의장을 비판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친명(친이재명) 성향의 후보들이 국회의장의 중립성 의무를 잊고 선명성 경쟁에 몰두하고 있는 것을 비판하면서 '협상가' 이미지를 내세워왔기 때문이다.
당 분위기가 협치보다 강성 기조로 흐르자 '민주당 편'에도 설 수 있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박 당선인은 앞서 25일 CBC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당내에선 다양한 목소리가 나와야 하고 바른 말도 나와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박 당선인이 국회의장 출마를 굳힌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 선거에 뛰어든 후보들은 앞다퉈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원식 의원(5선)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는 국회의 일을, 의장은 의장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에 "민주주의와 국민의 삶에 결코 중립은 없다"며 "국민에게 옳은 일을 찾는 것이 민심을 받드는 국회의장의 자세"라고 밝혔다.
앞서 추미애 당선인(6선)은 "(국회의장이) 중립은 아니다"라고 선언했고, 조정식 의원(6선)도 "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친명(친이재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5선)도 "(의장이) 기계적으로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