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점 효과 위한 출혈경쟁 심화
거래·환전수수료 0원수준 책정
KB, 1달러당 0.5원 우대 혜택
거래·환전수수료 0원수준 책정
KB, 1달러당 0.5원 우대 혜택
2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분기 외화 증권·채권의 보관금액과 결제금액은 각각 1145억9900만달러, 1282억7600만달러(매도+매수)로 집계됐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보관과 결제 모두 역대 최고 금액이다.
예결원의 외화증권 관리금액 역시 지난 3월 기준 주식은 838억달러, 채권은 307억 달러로 관리금액 역시 2001년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증권사들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국내 증시와 해외주식의 일 평균 거래대금이 지난 1분기 대비 29.74%, 48.5% 늘어난 만큼, 여기서 나오는 수수료 수익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 중 KB증권의 1분기 위탁수수료 수익은 129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1.7% 늘었고,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각각 26.3%, 12.4% 증가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거래대금 증가 수준을 고려하면 수수료 수익 증가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해외 주식·채권 결제금액만 전년 동기(974억5100만달러)보다 31.6% 늘어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해외투자 시장 확대에 따른 선점효과를 위한 증권사들의 '출혈경쟁'이 수수료 수익 감소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주식 투자에서 얻을 수 있는 거래수수료와 환전수수료를 모두 0원 수준으로 낮췄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7월 기존 종합금융투자사에만 기업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가능했던 환전 서비스를 증권사의 개인 환전까지 풀어지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토스뱅크 등 중소 증권사를 시작으로 '환전 수수료 0원' 등의 마케팅을 펼치면서 기존 대형 증권사까지 수수료 할인에 합류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최대 1달러당 0.5원 수준의 환전 우대 혜택을 제공하고, 미래에셋증권과 유안타증권도 1달러당 1원으로 환전 수수료를 책정했다.
이밖에 삼성, 신한, 키움, 대신 등은 최대 95% 우대, 한투와 하나증권 등은 90%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매매 수수료도 출혈 경쟁이 치열하다. KB증권이 지난해 실시한 0.02% 평생 혜택에 이어 삼성과 한투증권은 1~3개월 수수료 0원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벤트 이후에도 0.03~0.1% 등 수수료를 대폭 낮췄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관심이 커진 해외주식은 물론 국내증시에서도 수수료 경쟁이 치열하다"며 "증권투자의 경우 차별화가 어려운 만큼 수수료로 고객을 끌어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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