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올 1분기 충당금 축소 등으로 전년보다 개선된 실적을 냈다. 충당금은 줄였지만 연체율은 오히려 더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상황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은행은 지난 1분기 연결기준 7845억원의 순익을 거뒀다고 29일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5% 늘어난 수준이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5532억원)보다는 41.8%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올 1분기 1조9776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482억원)와 비교해 1.5% 늘었다. 특히 1분기 말 중소기업대출 잔액(237조3000억원)은 전년 말보다 1.5%(3조5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1분기 비이자이익은 835억원으로 전년(2734억원)보다 69.5% 줄었다.
전년 대비 비이자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당금이 더 큰 폭으로 줄며 실적 하락을 방어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은행의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2970억원으로 전년 동기(5882억원)보다 49.5%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손비용률도 전년 동기 대비 0.42%포인트(p) 줄어든 0.39%를 기록했다.
충당금이 줄어든 가운데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들은 악화되고 있어 우려가 나온다.
1분기 말 기준 연체율(1개월이상 연체 원리금 기준)과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각각 0.79%, 1.12%로 집계됐다. 1년 새 각각 0.34%p, 0.21%p 뛰었다. 직전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0.19%p, 0.07%p 높아졌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 충당금 추가 적립에 대한 기저효과로 인해 올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줄었지만, 추가 적립을 제외한 기준으로는 소폭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업은행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배상에서 빗겨간 점도 순익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는 홍콩ELS 배상금액을 이번 분기에 충당부채를 반영하며 순익이 모두 하락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올해도 안정적인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고객과 은행, 사회의 가치를 함께 높여가는 가치금융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