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이 어려워 실수요 위주로 거래되던 아파트는 지난해 아파트가 위피한 세운지구에 대한 서울시 재개발 계획이 발표되면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진양상가 아파트의 호가가 최근 상승세다. 지난해 10월 8억4000만원에 거래된 107㎡ 타입은 약 3개월이 지난 현재 호가는 실거래가보다 거의 1억원을 올린 9억3000만원이다. 이 매물은 최근 한 달도 안되는 사이에 4000만원이나 호가를 올려놓았다.
현재 9억8000만원에 시장에 나와있는 95㎡타입의 경우 지난 2022년 4월 6억5000만원에 거래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호가 변동이 컸던 것은 연식이 오래된 아파트의 특성상 리모델링 공사 여부 등에 따라 상태가 달라서이도 하지만, 재개발 호재를 이유로 진양상가 아파트 집주인들이 매도 호가를 올리고 있어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해 10월 세운지구 일대를 재개발하는 재정비계획안을 내놨다. 서울 종묘 앞 세운상가부터 퇴계로 진양상가까지 세운지구를 가로지르는 7개 노후 상가를 광화문광장 3배 규모의 공원으로 조성하고 양옆에 초고층 주거·업무시설을 세운다는 구상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철거 이후 공원이 될진양상가 아파트는 과거 1960년대 김현옥 당시 서울시장의 지휘 하에 건축가 김수근의 설계를 바탕으로 지어진 세운상가군 주상복합아파트 중 하나다. 최고 16층인 아파트는 당시로서는 옥상에 헬기 이착륙장까지 갖춘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의 대표격이었다.
대부분의 주택이 연탄을 때던 그 때 실내 난방 시스템은 물론 엘리베이터와 수세식 변기가 설치되고, 당시로서는 드물었던 볼링장과 대형 슈퍼마켓이 입정한 이 최신식 아파트에는 고위 관료와 영화배우들까지 입주를 서둘렀다. 저층부의 상가는 1968년 국회가 임대해 국회의원 회관으로 쓰이기도 할만큼 진양상가 아파트는 강남 개발 전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50년 지난 지금, 진양상가 아파트는 안전을 위협받을 만큼 노후화된 데다 용적률은 1470%가 넘어 재건축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07년 임기 당시에도 세운상가군 건물을 모두 철거해 공원화하고 주변 지역을 전면 재개발하는 계획을 세웠다. 같은 지구의 현대상가가 이때 철거됐다.
인근 N공인중개소에서는 "재개발 계획이 아직 초기 단계로 투자 수익이 나는 데까지 최소 10년이 걸릴 것"이라면서도 "서울 도심의 초고층 아파트 입주권 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투자자들의 문의가 많다. 매도자들도 논높이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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