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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 자유` 프랑스도 병원 가긴 어렵다…10명 중 8명 `약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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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헌법에 낙태의 자유를 명시한 프랑스에서도 실질적으로 이를 실현하기는 어렵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은 보건부 통계를 인용해 낙태의 76.7%는 의료 기관 내·외에서 약물로 이뤄졌고 도구를 이용한 낙태는 21.5%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사회학자 마리 마티외는 "일부 여성은 낙태를 간편하게 하려고 이 방법(약물)을 선택하고 다른 여성은 현지에서 가능한 유일한 방법이라 약물 낙태를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연간 낙태 건수는 약 23만 건으로 비교적 변동이 없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지역별 격차가 크다. 2022년 보건부 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17%가 낙태를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동부 앵 지역에선 이동 비율이 48%까지 올라갔다.

이는 지난 15년간 130곳의 낙태 센터가 폐쇄된 것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낙태 문제를 연구하는 사회학자 라파엘 페랭은 "건강에 대한 투자 부족은 낙태를 포함한 모든 유형의 치료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산부인과 전문의 소피 고두는 이런 불평등이 낙태에 대한 사회적 인식 탓이라고 말했다. 그는 "낙태가 필수적인 진료로 여겨지지 않는 한, 전담 의사와 조산사 부족 등 시스템 공백이 존재한다"며 "(낙태) 수술실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고 말했다.

1975년 낙태 합법화 당시 의사에게 양심에 따른 낙태 시술 거부권을 부여한 것도 낙태 접근성을 취약하게 만드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사회학자 페랭은 "일부 산부인과 의사는 낙태를 더러운 일로 간주해 인턴에게 위임하는 경우가 많고 개인 의사들은 인근 병원이나 산부인과와 계약을 맺지 않는 것만으로도 낙태 시술을 피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 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에서 1973명(의사 1725명, 조산사 248명)의 의료진이 낙태를 시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보고서를 작성한 마리노엘 바티스텔과 세실 무쇼티는 "프랑스에서 낙태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주된 이유는 가치가 없는 일로 여겨지기 때문"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낙태 자유` 프랑스도 병원 가긴 어렵다…10명 중 8명 `약물`
지난 4일(현지시간) 프랑스 양원이 낙태 자유를 명시한 헌법 개정안을 통과시키자 파리 에펠탑에 '나의 몸, 나의 선택'이란 축하 메시지가 떴다. [파리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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