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Cars] "충전 걱정 없다"…전기차 헤이터도 돌아오게 할 `기아 EV4`

입력: 2025-04-27 06:30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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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Cars] "충전 걱정 없다"…전기차 헤이터도 돌아오게 할 `기아 EV4`

기아 EV4 주행사진. 기아 제공

시동을 걸자 계기반에 평균 467㎞, 최대 679㎞를 갈 수 있다는 안내가 떴다. 배터리 94%가 충전돼 있는 상태였다. 전기차에서 보기 드문 주행거리 숫자에 놀란 것도 잠시, 주행을 시작하자 전비는 실시간으로 kwh당 7~8㎞를 넘나들었다. 막히는 고속도로와 거친 와인딩 코스를 지났음에도 최종적으로 찍힌 전비는 8.0㎞/kwh였다.

지난 23일 기아의 신형 전기차 EV4와 함께 경기도 하남 주렁주렁 동물원에서부터 경기도 광주의 한 카페까지 왕복 75㎞에 달하는 거리를 시승했다.

EV4는 기아가 국내 시장에 네 번째로 선보이는 전용 전기차 모델이자 첫 전기 세단이다. 기아는 작년에 출시한 보급형 전기 스포츠실용차(SUV) EV3에 이어 올해 EV4를 공개하며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포석이다.

기아 EV4 전면부. 임주희 기자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주행거리와 가격을 동시에 만족하는 '가성비'다. 저가에만 방점을 두면 전기차 원가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 용량을 줄일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주행거리가 줄어들어 충전에 대한 불편함이 커지게 된다. 반대로 주행거리에만 몰두하면 배터리를 더 많이 넣어야 하기에 가격이 올라간다.하지만 기아는 EV3에 이어 첫 전기 세단인 EV4에서도 가격과 주행거리를 모두 잡았다. 전기차 대중화를 이끌 리더로서의 자질을 시장에 다시 한번 증명했다.

EV4는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합작회사인 HLI그린파워에서 만든 81.4kwh 용량(롱레인지 모델 기준)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와 함께 공기역학적인 설계로 공기저항계수 0.23을 달성하며 현대차그룹 중 최장 주행거리인 533㎞를 확보했다.

EV4 측면부. 임주희 기자

실제 이 차를 운전했을 때 계기반에는 배터리 충전율에 따른 평균 주행거리와 최대·최소 주행거리가 함께 표시되는데 최대 주행거리는 완충 시 600㎞를 가볍게 넘어 회생제동 등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주행하고도 300㎞를 더 가는 것을 경험할 수도 있다.

충전 시간도 롱레인지 모델 기준 350㎾급 충전기로 급속 충전 시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31분이 걸리기에 양호한 수준이다.

회생제동의 경우 레벨 0~3단계까지 조절 가능하며, 아이페달(i-페달) 모드를 실행하면 원페달 드라이브도 가능하다. 아이페달 3.0으로 진화하면서 모든 회생제동 단계에서 활성화 가능하기에 회생제동은 7단계에 달하는 세분화된 조절이 가능하다.

필요한 기능만 직관적으로 들어간 센터패시아와 센터 콘솔로 깔끔한 인상이 강조된 1열 모습. 임주희 기자

주행감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치고 나가는 힘이 좋고, 조용하다는 전기차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세단의 스포티함과 안정적인 주행력도 동시에 보여줬다.잠시나마 뻥 뚫린 도로에서 EV4가 보여준 속도는 최근 주행한 전기차 중 손에 꼽혔다. 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차가 쏠림이나 흔들림 없이 안정적이었으며, 풍절음도 잘 잡아줘 정숙했다.

개성 있는 외관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으나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이었다. 기아의 패밀리룩인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트는 얇고 날카롭게 표현돼 날렵함을 강조했다. 다만 후드 앞단이 낮게 떨어지게 디자인돼 운전 시 후드 끝을 확인할 수 없다는 불편함이 있었다. 볼록하고 통통하게 표현된 입체적인 후면부는 도로 위에서도 존재감을 높였다. 루프 스포일러가 차체 양 끝에 배치돼 기존 세단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EV4 후면부. 임주희 기자

내부는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고자 하는 기아의 노력이 물씬 느껴졌다. 2열에 앉으니 엉덩이 부분이 확 꺼지면서 등을 바짝 기댈 수 있도록 시트가 디자인됐는데 그렇게 앉으니 헤드룸이 여유롭게 남았다. 레그룸도 넉넉한 편이었다.

1열은 군더더기 없었다. 필요한 기능만 직관적으로 들어간 센터패시아와 센터 콘솔은 깔끔하면서도 실용적이었다. 수납공간도 곳곳에 들어가 잡다한 짐을 효율적으로 보관할 수 있었다.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고 있다면 이 차를 시승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SUV와는 다른 세단의 매력을 가득 살리면서도 주행거리와 충전 시간 등 효율성을 잡았다. 가격도 보조금 적용 시 3000만원 중반대로 구매 가능해 역대급 가성비 전기차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EV4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혜택 적용 전 스탠다드 4192만원, 롱레인지 4629만원부터 시작하며, 보조금 수령 시 스탠다드 3400만원대, 롱레인지 3800만원대로 구매 가능하다.임주희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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