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스타그램에는 할머니를 잃은 뒤 보험사의 만행을 알게된 손녀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해당 글에 따르면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80대 때, 보험금이 A씨에게 가도록 보험을 들었다. 가족들이 만류했으나 할머니는 쌈지를 털었다.
하지만 보험은 할머니가 죽으면 손녀가 받는 게 아니라, 손녀가 죽으면 할머니가 받는 상품이었다. 가족들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보험 상품에 서명한 적 없다면서 필적검사를 요청했으나 보험사에서는 '정확한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A씨는 게시물을 통해 "민원센터에 전화하면 소관사항이 아니라서 보험사로 전화하라고 하고, 보험사는 민원센터로 전화하라고 한다. 보험사에 직접 갔는데도 해주는 게 없다"며 "할머니가 가족 생각하는 마음을 이용해 돈을 갈취한 게 너무 화가난다"고 전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상품 설계에 따라 80대 종신보험도 가능하긴 하다"면서도 "다만 수익자를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으로 설정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A씨의 경우 소송밖에 해결할 길이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국선변호사는 "진정한 의사 합치가 계약 내용이고, 계약서는 이를 위한 도구일 뿐이다. 할머니의 진정한 의사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정황을 따져 추정해볼 수 있다"며 "손녀의 보험금을 받기 위해 할머니가 매번 돈을 제때 납입했다는 이상한 정황과 할머니의 경제생활 무경험 등을 이유로 보험계약 취소나 무효가 가능하다. 이 경우 약정된 보험금은 못 받더라도 납입한 보험금은 이자와 함께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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