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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 짚고 영장심사 받은 날 `이재명黨` 완성… 내전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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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 못잡고 두번 휘청거려
취재진 질문엔 끝까지 침묵
결국 원내 지도부까지 장악
비명 징계 압박 거세질수도
지팡이 짚고 영장심사 받은 날 `이재명黨` 완성… 내전 격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를 받았다. 국가 의전 서열 8위인 제1야당 대표가 영장심사를 받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이 대표가 심문을 받은 시간 국회에선 민주당 지도부 전체가 친명(친이재명)계로 재편됐다.

◇지팡이 짚고 법원 향한 이재명 '휘청'=이 대표는 이날 오전 8시30분께 중랑구 녹색병원 응급실을 나섰다. 흰색 셔츠에 검은색 양복을 입고 한 손에 지팡이를 쥔 채 나온 이 대표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이는 모습을 보였다. 천준호 비서실장이 부축했다.

그는 정청래·고민정·서영교 최고위원, 박홍근 전 원내대표 등과 악수한 뒤, 옅은 미소를 띠며 자신을 향해 응원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든 뒤 차량에 올렸다.

이 대표를 태운 카니발 차량은 이날 오전 10시 3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서관 앞에 섰다. 출근길에 비까지 내려 당초 예상보다 20분가량 늦은 시각이었다. 그는 '묵묵부답'인 상태로 법정으로 갔다. 그러던 중 두 차례 정도 중심을 잃고 휘청거려 법원 관계자들과 변호사의 부축을 받았다. 이 대표가 심문을 받는 법정은 321호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거물급 인사들이 다년간 곳이다.

법원 앞에는 더민주전국혁신회의와 촛불연대 등 지지단체 회원 약 250명과 애국순찰팀과 신자유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 100명 가량이 나뉘어 집회를 열고 있었다. 법원과 검찰 사이 법원로 남쪽엔 이 대표의 지지단체가, 북쪽엔 보수단체가 우의 차림으로 모여 "구속영장 기각하라", "이재명을 구속하라" 등 정반대 구호를 외치며 영장심사 소식을 기다렸다. 지지단체와 함께 있는 송영길 전 대표도 눈에 띄었다. 송 전 대표는 이 대표가 도착하자 집회용 트럭에 올라가 "영장전담 판사가 신중하게 발부 여부를 판단해줄 것을 간절하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분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한 뒤,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법원에 들어갔다. "증거인멸교사혐의에 대해 어떻게 방어하시는가" "김인섭씨랑 마지막으로 연락 언제냐" "민주당 측인사가 이화영에게 진술 번복 요청한 사실 알고 있나" "혐의 여전히 부인하는가" "직접 변론도 하시나" "검찰이 조사 과정에서 도지사 직인 찍힌 공문 보여준 거 맞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다.

'쌍방울 대북속금'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등 주요 혐의와 관련해 여러 차례 검찰에 출석하며, "정치 검찰의 공작", "야당 탄압" 등 윤석열 정부와 검찰을 향해 날 선 발언을 던졌던 것과는 대비된다. 특히 지난 12일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할 때와는 차이가 난다. 당시에도 오랜 단식(11일)으로 행동은 느리고 수염은 덥수룩했지만,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이 대표는 "오늘은 대북송금에 제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는지 한번 보겠다"고 밝혔다. 오후 6시 11분 검찰에 나올 때도 "역시 증거란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고, '경기도가 대북 인도적 사업, 인사들의 상호방문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한 것은 사실 아니냐'는 질문들이 거의 대부분"이라며 검찰 소환을 비판했다.

◇영장 심사 도중 '이재명 당' 부활=민주당 친명계는 원내지도부까지 장악했다. 원내대표로 범명(범이재명)계인 홍익표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것이다. 친명 지도부는 이 대표 철통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도부 재편은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직후부터 예고됐다. 당일 비명계인 박광온 원내대표단이 사퇴했고, 비명계 송갑석 최고위원도 물러났다. 친명계 중심의 최고위가 가결표를 던진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징계를 시사하고, 강성 당원들의 사퇴 요구가 쏟아지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결과다. 친명 원외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는 지난 24일 논평을 통해 송 의원의 사의를 두고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가결에 있어서, 당원의 뜻을 저버린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의 경질 명령"이라고 평가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당내 자중지란은 불가피해보인다. 친명계 지도부는 현재 체포동의안 가결표를 던진 동료 의원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징계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거친 공세를 펴고 있다. 압박과 비난 수위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비명계는 "민심과 동떨어진 몰상식하고 반상식적인 행동"이라며 맞서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이날 한 공중파 라디오와 전화 인터뷰에서 "국회법상 비밀·무기명 투표로 돼 있는 것을 두고 '가결했냐' '부결했냐' 압박을 하는 데, 민주주의 교육을 받아야 될 사람들이 대거 민주당에 들어와 오염시키고 있다"며 "민주당이 공산당이냐"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 석방 탄원서에 서명하지 않은 의원 7명 등 일부 비명계 의원들은 거취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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