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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전기차전환 후진기어에 자동차株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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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테슬라 등 줄하락
유럽 각국 확산땐 타격 불가피
일각 "친환경정책 방향 안변해
영향 줄지 시간 두고 지켜봐야"
英 전기차전환 후진기어에 자동차株 급락
현대차그룹 양재사옥.

이른바 '친환경 차'로의 전환에 한창 속도를 붙이던 국내외 자동차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던 영국이 전기차 전환 속도를 늦추기로 하면서다. 유럽 각국에서도 비슷한 기류가 감지될 경우 전기차 사업의 중단기 성장성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1일 현대차는 전거래일 대비 3000원(-1.54%) 내린 19만1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기아 역시 1.97% 급락했다. 전일 뉴욕증시에서도 미국 전기차 대장주인 테슬라가 1.47% 하락 마감했고 중국의 비야디 역시 1.77% 내렸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20일(현지시간) 휘발유·경유차 신차 판매 금지 시기를 기존 2030년에서 2035년으로 5년 미룬다고 발표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한 영향이다. 수낵 총리는 "영국 가계에 용납할 수 없는 비용을 부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인플레이션 부담이 장기화하자 기후변화 대응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영국의 이같은 움직임이 유럽 각국의 친환경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각국의 재정 부담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대표적인 친환경 정책 수혜주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석유나 석탄 등 전통 에너지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친환경 정책 붐이 일면서 급성장을 이어왔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 총 대수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48.6%씩 증가했다. 올해 1~7월 전기차 등록 대수는 약 304만2000대로 전년동기 대비 41.8% 늘어난 수준이다.

국내 자동차 대장주 현대차 그룹의 셈법도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 8월 유럽 내 전기차 모델들의 판매 비중은 각각 25.9%, 26%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포인트(p), 3.4%p씩 상승했다.

영국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전기차 생산에 투자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도 즉각 반발에 나섰다.

포드의 영국 대표는 "포드는 이미 4억3000만파운드(약 7100억원)를 투자했으며, 2030년 일정에 맞춰서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도 성명을 내고 "오늘 발표는 복잡한 공급망 협상과 상품 기획을 바꾸는 한편 소비자와 업계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전기차 전환 속도가 늦춰지더라도 국내 자동차 기업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미칠 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기업 입장에서도 정책을 따라가기 위한 무리한 투자 대신 숨고르기를 하면서 상황을 주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경문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리서치부장은 "코로나 이후 각국 재정이 악화하면서 국가가 주도해서 드라이브를 걸기에는 부담이 커졌고, 이 여파로 전기차 전환 속도가 다소 딜레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 국내 완성차 기업의 경우 내연기관차에 들일 투자비를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던 상황이었던 만큼, 오히려 대응할 시간을 벌었으니 수익 자체는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속도가 늦춰지는 것뿐이지 결국에는 (전기차 전환이라는) 방향 자체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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