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이균 지질자원연 원장, 기자 간담회서 밝혀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지원, 핵심광물 공급망 기여
권이균(사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은 25일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유망 구조에서 결실을 거두지 못했지만, 국내에서 유전과 가스전을 찾기 위한 탐사·시추는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 원장은 지난 23일 대전에서 열린 '과학미디어 아카데미'에서 "지난해 동해 울릉분지에서 발견된 7개의 유망 구조에서 보듯이 우리나라에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앞으로 국가 차원에서 필요로 하는 탐사·시추 관련 기술적 지원 요청이 오면 우리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동해 울릉분지에서 7개 유망 구조를 발견한 뒤, 일명 '대왕고래'로 불리는 곳에서 1차 탐사·시추했지만 경제성 있는 가스전으로 개발할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다른 유망 구조로 시추를 옮겨 추가 작업을 이어가고 있지만, 소관 부처인 산업부는 내년 예산을 단 한 푼도 책정하지 않았다.
권 원장은 "지질자원연이 대왕고래 관련 유망구조 탐사·시추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았지만, 동해 심해에서 경제성이 있는 석유·가스전을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지난달 19일 취임한 권 원장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지질자원연에 근무한 뒤 국립공주대 교수로 재직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 CCUS 추진단 초대 단장으로 지내며 이 분야의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그는 '자원개발',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등 '지구환경', 지진재해를 다루는 '국토안전', '재자원화' 등 네 가지 분야를 지질자원연의 핵심 임무로 재설정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권 원장은 "국가와 사회에 필요하는 연구를 수행하는 데 기관 역량의 집중할 것"이라며 "가령,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선정 기술지원부터 CCUS, 핵심광물 자원 개발 및 공급망 확보, 에너지 자원 탐사 등은 지질자원연이 주력해야 하는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선정 지원과 관련해선 "지질자원연이 처분장을 조사하고 선정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고, 현재는 실험실 스케일의 연구를 현장에서 확인하고 검증하기 위한 기술적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지질자원연은 국가 정책과 기관 발전 전략을 연계하기 위한 연구사업 체계를 지질안보, 에너지·자원 안보, 기후변화 안보 등 세 가지에 초점을 맞춰 전략개발단을 꾸렸다. 올해는 산사태, 지진 등 복합재난에 따른 안전망 구축과 희토류 가공 핵심장비 개발, 인공지능(AI) 지하수 인터랙티브 지도 구축 등을 기관의 새 전략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에 있어서도 지질자원연의 역할을 강조했다. 권 원장은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는 절대절명의 과업이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수단은 전부 동원해야 한다"며 "핵심광물 부존 국가와 맺고 있는 우리 기관의 기술적 네트워크와 산업발전에 따른 단기·중장기적 공급망 확보 전략 예측 지원뿐 아니라 연구원이 축적하고 있는 선광·제련 기술과 재자원화 기술 등을 통해 국가적 공급망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첫 항해를 시작한 바다 위 최첨단 연구소 '탐해3호'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하며 "최소 5년 이상 걸려야 확보할 수 있는 CCUS 관련 탐사 데이터를 1년 만에 확보했다는 얘기를 사업 발주처에서 들을 정도로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를 갖고 입항했다"며 "국내외 유전, 가스 탐사와 북극해 공동탐사를 통한 북극 해저자원 개발 및 북극항로 개척 등에 역할을 하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