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는 23일 소호가 주로 영위하는 소매업, 음식점업, 서비스업에 속하는 세부 업종을 대상으로 분석한 '소비환경 변화에 따른 소호 업종 점검' 보고서를 공개했다. 하나카드 데이터사업부와 협업해 2019~2025년 신용·체크카드 결제 데이터(승인 금액, 가맹점 수 등)를 활용했다.
보고서는 50대 소비자의 영향력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출산 고령화로 인해 입시학원의 50대 매출 비중은 2019년 18.7%에서 2024년 26.9%로 증가했다. 은퇴 이후 재취업 수요가 늘면서 기술·전문훈련학원의 50대 매출 비중은 2019년 26.5%에서 2024년 32.6%로 증가했다.
스스로를 가꾸고 여가를 즐기는 액티브한 면모도 관찰됐다. 피부·체형관리소의 50대 매출 비중은 2019년 17.6%에서 2024년 22.0%로 증가했으며 여행사의 경우 2022년 21.8%에서 2024년 25.5%로 증가하며 업종 회복을 견인했다.
반대로 20대 소비는 소호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긍정적 효과가 존재하지만, 변화가 빠른 특징을 가졌다. 유행에 민감한 업종은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다가 인기가 시들해지면 곧바로 업황이 침체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20대 관련 업종은 빠른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지면서 사업 안정성은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생'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었다. 소호 시장에서 출생아 수 감소는 관련 업종에 대한 수요 위축을 야기한다. 수요 위축 상황에서 매출 보전을 위한 가격 인상도 함께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산후조리원의 경우 가맹점수는 2022년~2024년 연평균 4.0% 감소한 반면 건당 승인금액은 연평균 23.6% 증가했다. 산후 조리원 외에도 소아과, 아동복판매점, 입시보습학원 등에서 수요 위축과 가격 인상이 관찰됐다.
업종 내 쏠림현상, 양극화 등에 따른 소호 업종 내 영향도 달랐다. 보고서는 이커머스의 성장, 외식의 감소, 저출생과 고령화에 따른 수요 세대의 전환 등으로 소비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함에 따라 소호 시장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패러다임 변화에 적응하는 업체와 대응력이 미흡한 업체 간의 실적 차별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쏠림 현상'은 특정업종에 공급이 과도하게 몰렸다. 대표적인 업종은 애완용품점으로 펫코노미 확산에 따른 성장 기대감이 존재하지만 점포가 크게 증가하면서 점당 매출은 감소했다. 전체 시장 매출액은 2022~2024년 연평균 1.4% 증가했으나 가맹점이 4.2% 증가하면서 점당 매출액은 2.7% 감소했다.
'양극화'는 업종 내에서 업체 간 실적 격차가 확대되는 현상이다. 소비 환경이 부정적인 업종에서 주로 관찰되었다. 대표적인 업종은 음식점으로 저녁 모임 감소, 내식 선호 등에 따라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외식물가 상승이 급격하게 이뤄졌다.
1~2인 가구 증가, 맞벌이 증가 등으로 가정 내에서만 '돌봄'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육아, 부양, 반려동물 케어, 셀프 케어 등 기존에는 가정 내에서 이루어진 행위가 경제적 활동으로 전환되는 돌봄 경제가 확대되고 있었다. 약국, 동물병원, 신경정신과, 요양원 등의 업종에서 사업체가 증가했다. 가사를 대신하는 돌봄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연구소는 소호 세부 업종별 소비 환경 및 경쟁 상황에 적합한 맞춤형 지원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문태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디지털 전환, 수요 세대 전환 및 세대별 소비 트렌드 변화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며 "소비 위축에 따라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기에 놓인 소호에 대해 세부 업종별 소비 환경과 경쟁 상황에 적합한 맞춤형 상생 지원책을 통해 효과적인 안정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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