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신 날 마무리로 라면을 먹지 않더라도 다음 날 아침 해장으로 라면을 먹는 사람들도 꽤 많다. 라면에는 당분과 염분이 많이 들어있는데, 술과 함께 먹으면 내장지방이 증가해 배가 나오게 된다.
당분 덩어리인 라면을 밤늦게 먹으면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은 채 잠을 자게 되기 때문에 그대로 내장지방에 축적된다는 게 영양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라면은 나트륨이 많기 때문에 혈압도 상승한다.
이에 따라 휴식을 취해야 할 저녁 시간에 술과 함께 라면을 먹게 되면 간과 혈관이 쉴 수 없게 된다. 술을 마신 후 라면이 먹고 싶어지는 이유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체내에 수분과 염분이 많이 손실되기 때문이다. 우선 알코올을 다량으로 섭취하면 몸에 탈수 증상이 일어난다.
알코올은 간에서 분해되지만, 수분도 소비되기 때문에 술을 마실수록 탈수가 악화되고 혈액에서도 수분이 빠져나가 피가 끈적끈적해진다. 또 혈압이 올라 혈관이 수축하고, 끈적한 혈액이 좁은 혈관을 흐르면서 혈류도 나빠지게 된다. 이런 상황을 감지한 뇌가 수분과 염분 부족을 메우려고 라면을 먹고 싶게 만든다. 또 과음한 다음 날 두통이 생기는 이유는 말초신경의 혈관에 혈류가 공급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음으로 다음날 두통이 생기고, 라면으로 속까지 메슥거릴 경우 소화기관의 작용을 촉진하는 부교감신경이 극단적으로 저하돼 장이 마비되면서 구토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술을 어떻게 마셔야 하고, 숙취를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라면의 국물은 팜유로 만든 면에서 나온 기름이기 때문에 포화지방이 많고 분말수프에 나트륨과 당분이 많아 술을 마신 후 피하는 것이 좋다.
내장지방이 과하게 끼는 것도 문제이지만, 혈당과 혈압이 급격하게 올라 숙취 해소에 좋지 않다. 술을 마시면 몸에서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수분이 손실되기 때문에 물을 자주 마시는 게 좋다.
술 한 잔에 한컵 이상의 물을 마시면 알코올로 인한 탈수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술을 마시면 알코올이 소화기관 내 점액들을 모두 씻어내 위와 장의 점막이 각종 노폐물이나 독소에 노출되고 손상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술을 마시면 소화기관 내에 염증이 증가하게 된다고 했다. 술마신 다음 날 속이 쓰리고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 경우도 이런 이유에서다.
안주를 너무 많이 많이 먹어도 위장 장애의 요인이 된다. 숙취 해소에 좋은 음식으로는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 주는 국물 요리가 좋다. 해장국이나 육개장같이 나트륨이 많은 음식보다, 염분을 적게 넣은 콩나물국이나 재첩국, 바지락국이 몸에 더 좋다는 게 영양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재첩국이나 바지락국은 조개에 함유된 타우린이 지친 간을 달래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을 끓여 먹는 것이 번거롭다면 비타민B군이 함유된 녹차를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녹차에는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이 혈당상승을 억제해 당 흡수를 늦춰주고, 중성지방의 합성을 막아주는 만큼 숙취 해소에 좋다.
그밖에 생강차나 꿀물도 숙취 해소에 효과적이다. 꿀물에 들어있는 과당이 몸에 들어가면 알코올을 분해하는 것을 도와주고 알코올로 자극된 위를 보호해 주는 만큼 따듯하게 한잔 마시는 것이 도움 된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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