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질 때면 국내 정유주도 함께 반응합니다. 중동 지역에서 전쟁이나 테러, 해협 봉쇄 우려가 생기면 원유 공급 차질이 우려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합니다. 이로 인한 정제마진이 오르면 정유사 이익 증가가 기대돼 정유주가 상승하는 구조입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에너지 관련 주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번주 생존투자에서는 에너지 관련주 중 코스닥 상장사 흥구석유를 알아보겠습니다.
흥구석유는 GS칼텍스로부터 매입해 대구, 경북지역에 판매하는 석유류 도·소매 판매업체입니다. 자영업자 및 소비자에게 석유류(휘발유, 등유, 경유)을 공급하고 있죠. 지난해 말 기준 본사 영업소 외 영업소 1개와 11개의 직영주유소를 두고 있습니다.
대구, 경북 지역의 흥구석유의 시장점유율은 12.9%로, 대성산업(28.5%), 케이케이(24.9%), 대원석유(20.9%), 한국광유(12.7%) 등 5개사 중 4위에 해당합니다.
상위 3개 업체가 전체 시장의 약 74%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과점 구조에서 흥구석유는 소수 점유율을 가진 중소 업체에 속하죠.
동종 업체간의 과당 가격 경쟁으로 흥구석유의 매출액은 매년 감소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매출액은 각각 1467억원, 1266억원, 1168억원으로 감소세입니다. 2022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매출액은 20.38% 줄었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3억원, 8600만원으로 급감하더니 지난해엔 2억8000만원 영업손실이 발생했습니다. 매출이 매년 줄고 있는 반면, 판매비와 관리비는 큰 변동이 없었기 때문이죠.
올해 1분기 실적도 별다른 개선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총이익은 9.09% 개선된 12억원을 달성했지만, 영업손실은 작년과 유사한 1억88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지만, 순이익은 증가했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 흥구석유의 순이익은 1억69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달성했던 순이익 1억2600만원보다도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연간 실적에서도 2억원대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지만, 6억2000만원의 순이익이 발생하며 흑자로 마감했습니다. 2023년(26억5700만원), 2024년(11억2900만원) 보다는 줄었지만요.
매출총이익이 줄고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는데, 영업손실 이상의 순이익이 나고 있는 데에는 흥구석유가 투자부동산 수익에 의존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주요 투자부동산은 흥구삼덕빌딩, 흥구동성빌딩을 비롯해 주유소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지난해 투자부동산에서 발생한 임대수익은 22억5900만원입니다. 영업이익을 훌쩍 뛰어넘죠.
올해 1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체 영업손실이 1억8000만원인데 반해 기타이익이 6억4000만원입니다. 이 중 투자부동산 수익이 5억8500만원이고요. 영업손실 금액을 상쇄합니다.
흥구석유의 '임대형 정유 유통사' 구조는 당분간 유지할 전망입니다. 회사는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동종업계의 과당경쟁 등으로 유통질서 문란과 마진 축소로 인한 수익구조가 악화되고 있고 대체에너지 및 녹색성장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점차적인 수요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추가로 신사업 추가 계획과 신규 지점, 설비 신설, 진행 중인 투자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제마진 축소나 가격경쟁이 심화될 경우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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