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길의 이슈잇슈] 라면 2000원? `발칵` 뒤집혔다…실제로 들여다봤더니](http://contents.dt.co.kr/images/202506/2025061602109919036001[1].jpg "[박상길의 이슈잇슈] 라면 2000원? `발칵` 뒤집혔다…실제로 들여다봤더니")
지난 12일 서울의 한 음식점. 점심 시간이 지난 탓인지 가게 안에는 손님이 한 명도 없었으며 직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만이 혼자 앉아서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이 가게에서는 점심 메뉴 외에 라면을 포장해주는 서비스까지 실시하고 있었다.
수원의 한 대형 마트도 방문해봤다. 오후 5시 무렵 방문한 이곳은 저녁을 준비하는 주부들 등 가족단위 손님들이 많았다. 급등한 물가 때문인지 여기저기 할인상품들이 즐비했지만 '완판'된 제품들은 특정 상품에 한정됐다. 최근 대통령의 라면값 2000원 발언으로 도마위에 오른 라면은 이날 기자가 머무르는동안 구매하는 사람이 없었다. 라면은 4개 혹은 5개 묶음이 최저 2980원부터 최대 7350원에 판매되고 있었으며 컵라면은 950원부터 최대 3000원대의 가격을 형성했다.
서민 지갑을 위협하는 건 라면뿐만 아니다. 국내 달걀 가격은 5개월 만에 18% 넘게 급등하며 '에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가 가격 담합 등 불공정거래 행위 조사를 예고한 지 2주가 지났지만, 계란 가격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지난달 평균 계란 소비자 가격은 특란 한 판(30개)에 7026원으로, 2021년 7월 이후 4년 만에 7000원을 넘었다. 1년 전, 평년보다 각각 6.0%, 4.2% 높은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에 따르면 6월 계란 산지 가격은 특란 10개에 1850∼195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약 19%까지 오를 것으로 관측했다. 2020년부터 작년까지 계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인 평년 가격과 비교하면 최고 수준이다.
계란 산지 가격이 높은 이유로는 산란계 고령화,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전염성 기관지염(IB), 가금티푸스 , 가금류 질병 발생 등에 따른 생산성 저하가 꼽힌다. 농경연은 7월부터 8월까지 소비 감소로 산지 특란 10개 가격이 1750∼1850원으로 6월에 비해서는 낮지만, 작년 7월과 비교하면 최대 14% 오른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가파른 가격 인상 때문인지 이날 기자가 마트에 머무르는 내내 달걀 코너는 휑한 모습이었다. 이날 매대에 놓인 달걀은 20개 한판이1만2000원, 25개가 약 1만3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는데 마트 내에서는 아무도 둘러보는 이가 없었다.
물가 인상은 이외에도 곳곳에 퍼져 있다. 올 들어 스타벅스는 일부 음료 가격을 평균 5% 인상한 바 있다. 직장인들이 즐겨 마시는 저가 커피도 아메리카노 가격을 1800원대로 인상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식품업계의 과도한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동시에 가격 인상 요인을 파악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정권 공백기에 식품 업계가 가격을 많이 올리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새 정권이 안정되기 전까지 (식품 업계가) 가격을 더 높일 수 있는 상황인데. 대통령이 나서서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건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식품업계와 협의를 통해 지원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검토를 통해 지원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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