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선 HD현대삼호 멤브레인공사부 부서장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글로벌 해운 물동량 회복… 세계 조선업계 초호황
베트남 등 외국인 근로자들 유입 증가세… 기량 향상·안전·언어 교육 병행
전 세계 조선업계가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와 글로벌 해운 물동량 회복세에 힘입어 초호황기를 맞이하고 있다. 한국 조선업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대규모 발주가 이어지며 기술 경쟁력과 생산 능력 면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재확인시키고 있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한국 조선산업에 대한 긍정적 언급이 이어지며 기대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K-조선의 호황은 현장 전문가들의 힘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그 중 한 명인 조상선(사진) HD현대삼호 멤브레인공사부 부서장은 전남 영암 HD현대삼호의 전신인 한라중공업으로 입사해 30여년 간 '뱃사람'의 외길을 걸어왔다. LNG선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화물창 공사 과정을 총괄하며 K-조선의 영향력을 세계로 확산시키는 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조 부서장은 LNG선 화물창 시공 및 품질관리, 안전관리, 일정 조율, 협력업체 관리 등 부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화물창 공사는 LNG선의 핵심으로, 극저온(-163℃)의 LNG를 안전하게 저장해야 해 정밀성과 품질이 가장 우선시 된다.
그는 "화물창 공사는 LNG선의 핵심기술로 단순히 작업을 완료하는 것 뿐 아니라, 화물창 건조 기술을 발전시키고 품질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특히 고도의 정밀성과 숙련도가 필요한 작업이기 때문에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현장 운영 최적화와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지역 최대 규모 사업장인 HD현대삼호 야드는 수주 호황에 힘입어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밝게 빛나고 있다. 그는 생동감 넘치는 사업장에서 특히 조선업 호황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다고 했다.
30여년 전 입사 당시만 하더라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가 극심했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 조선업은 많은 수주 물량으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않았고 2010년대 중반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수주량이 급감하며 일감은 줄고 조선업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됐다.
"당시 인력 감축과 함께 물량도 줄며 조선소 현장 분위기도 무척 무거웠고,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반면 최근에는 LNG선 발주 증가와 친환경 선박 수요 확대 등으로 다시 호황을 맞으며 조선업 전반에 관심이 무척 커졌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도 조선업은 사양산업이 아닌 미래 발전 가능성 있는 산업으로 인식되는 것 같아요. 불황일 때 저는 '회사 괜찮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면, 지금은 '회사 잘 나간다며, 바쁘지?'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숙련도가 중요한 조선소 현장에는 오랜 경력을 가진 50대 이상 직원들이 많지만, 최근에는 신규 채용이 늘며 20~30대 젊은 직원들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꾸준히 언급된 고질적인 '인력난'도 비교적 많이 해소된 분위기다.
게다가 HD현대삼호의 선박 건조 현장에는 베트남, 네팔, 우즈벡은 물론 중국과 태국 국적의 협력사 소속 외국인 근로자들의 유입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HD현대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신규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기량 향상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안전 교육과 언어 교육 등을 병행하고 있다.
조 부서장은 AI 등 신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조선소'로의 변화도 현장 작업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현장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기록하던 것을 센서나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게 됐고, 공정에 문제가 생기면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됐다"며 "조선업은 경기 변동과 기술 혁신에 큰 영향을 받는 만큼,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트렌드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박을 건조하는 업'을 가진 그는 선박이 잘 완성돼 출항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성취감과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생산 과정에서 겪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도, 팀원들과 함께 어려운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등 난관을 극복해 온 것이 30여년 외길을 걸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는 설명이다.
"조선업은 수많은 공정에 수많은 사람들이 협력해 하나의 거대한 선박을 만들어냅니다. 각자의 역할이 모여야만 완벽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만큼, 모든 이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HD현대삼호에서 LNG선은 매출과 영업이익 부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물론 막중한 책임감도 있지만 우리의 기술력과 경험이 곧 회사를 나아가 한국 조선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요소라고 생각하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양호연기자 hyy@dt.co.kr
조상선 HD현대삼호 멤브레인공사부 부서장(책임)이 전남 영암 조선소 내 작업장에서 LNG 화물창 용접 관련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양호연 기자
![[오늘의 DT인] "LNG선 핵심 기술로 K-조선 영향력 글로벌 확산시키는 데 구슬땀“](//contents.dt.co.kr/images/202506/2025061602102132057001[1].jpg "[오늘의 DT인] \"LNG선 핵심 기술로 K-조선 영향력 글로벌 확산시키는 데 구슬땀“")
![[오늘의 DT인] "LNG선 핵심 기술로 K-조선 영향력 글로벌 확산시키는 데 구슬땀“](http://contents.dt.co.kr/images/202506/2025061602102132057001[1].jpg "[오늘의 DT인] \"LNG선 핵심 기술로 K-조선 영향력 글로벌 확산시키는 데 구슬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