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해킹 사태에 따른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 통신 당국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 의무'(선관의무) 이행 여부를 근거로 입장을 정할 것이란 얘기가 통신업계에서 나온다.
이번 사건의 경우 선관의무는 SKT가 해킹을 당한 후 고객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기술적·관리적 보호 조치를 얼마나 충실히 했는지를 의미한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이달 말로 예정된 해킹 사고 민관 합동 조사 결과에 SKT가 선관의무를 다했는지 판단을 더해 위약금 면제에 대한 최종 입장을 결정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는 5월 초 로펌들에게 SKT에 대한 처분 수위 등을 정하기 위한 법률 검토를 의뢰한 바 있다. 로펌들은 선관의무를 다했는지, 해킹 예방 조치에 미흡함이 없었는지 등을 종합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기정통부는 또 과거 기업들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불복 소송 등에 대한 대법원 판례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SKT가 고객신뢰회복위원회 논의를 통해 자체적으로 마련 중인 피해 보상안 내용은 아직 당국에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T는 위약금 면제 문제에 대해 대단히 신중한 표정이다. 유영상 SKT 대표는 지난달 8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위약금 면제로 인한 가입자 이탈 규모가 한달 기준 최대 500만명에 이를 수 있다"며 "위약금과 3년치 매출까지 고려하면 7조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말한 바 있다.
만약 과기정통부가 위약금 면제 쪽으로 결론을 내리면 SKT는 그에 따르거나 아니면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한편 SKT의 신규 영업 정지 해제 시점은 유심 교체 예약 고객의 교체가 완료된 뒤인 21일 이후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서울 시내 한 SK텔레콤 공식인증 대리점에 유심 교체 관련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