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와 2위 삼성전자가 나란히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최첨단 공정인 2나노미터 양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TSMC는 그간의 글로벌 빅테크향 제품 양산 실적을 앞세우고,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2600'를 2나노로 양산하며 내실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올 하반기 대만 신주과학단지 바오산공장과 가오슝공장에서 동시에 2나노 공정 제품 양산을 시작한다. TSMC는 2나노 공정엔 성능과 전력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차세대 트랜지스터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구조를 처음 적용한다.
GAA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에 적용했고, TSMC는 3나노까진 한 단계 아래 기술로 평가받는 핀펫(FinFET) 트랜지스터 구조를 활용해왔다.
TSMC는 GAA 전환에서 한발 늦었지만, 60~70%대로 알려진 안정적인 수율과 탄탄한 고객사 확보를 바탕으로 2나노 시장 선점에 나섰다. TSMC의 2나노 제품 도입을 검토하는 고객사로는 애플과 엔비디아를 비롯해 AMD, 미디어텍, 퀄컴, 인텔, 브로드컴 등이 물망에 오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TSMC가 하반기부터 양산 예정인 2나노 공정은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어 양산 이후 4분기 만에 완전 가동률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TSMC의 3나노 공정은 최근 양산 이후 사상 최단기간인 5분기 만에 처음 가동률 100%에 도달했다.
TSMC는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2나노 기술 양산 초기 2년 동안의 새로운 설계는 3나노 및 5·4나노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되며, 스마트폰과 고성능컴퓨팅(HPC) 애플리케이션이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도 올 하반기부터 2나노 공정 양산을 목표로 기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시리즈용 엑시노스 2600 AP 양산을 통해 2나노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보고서에서 "하반기에는 2나노 모바일향 제품을 양산해 신규로 출하할 예정으로, 성공적인 양산을 통해 주요 고객으로부터 수요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삼성전자는 안정적으로 양산 중인 GAA 공정 기술력을 부각하면서, HBM 제조까지 가능한 종합반도체기업(IDM)의 강점으로 TSMC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2월 일본의 AI 스타트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로부터 AI 가속기를 비롯한 2나노 공정 기반 AI 반도체를 수주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매년 미국과 한국 등에서 열어온 파운드리 사업 전략 설명회 '파운드리 포럼'을 올해는 비공개 행사로 축소했다. 대신 파운드리 파트너사 네트워킹 행사인 '세이프 포럼(SAFE)'은 예년처럼 진행한다. 앞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지난 3일 개최했고, 서울에선 다음 달 1일 삼성 금융캠퍼스에서 진행된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은 결국 차세대 2나노 공정에서의 경쟁 우위 확보와 및 대형 수주가 꼽힌다.박순원기자 ssun@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