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4일 신고 기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008건으로 작년 3월 1만230건 이후 올 들어 두 번째로 거래량이 많다. 아직 거래 신고 기한이 이달 말까지로 보름가량 남은 가운데 이미 4월 5412건과 비교해 30%가량 많은 수치다.
서울 25개 구 전체 가운데 2곳(도봉구, 동대문구)을 제외한 23개 구의 5월 신고 건수가 4월 거래량을 넘겼다. 현재까지 5월 아파트 거래 신고 추이는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3월 동기간 거래 신고 건인 8136건에는 못 미친다. 다만 현재 거래량 증가가 다음 달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대출 강화 전 주택 구매에 나선 수요가 늘어난 것을 고려할 때 최종 거래 건수는 1만 건에 육박하거나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월 거래는 대출 규제에 민감한 강북 등 비강남권이 주도하는 모양새다. 5월 서울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곳은 공공기관 매수가 많았던 구로구를 제외하고, 노원구가 511건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구로구는 현재까지 636건이 신고됐으나 이중 354건이 서울시 청년안심주택으로 공급되는 '세이지움 개봉' 준공에 따른 공공기관 소유권 이전 건이다.
노원구에 이어 성동구가 484건으로 거래량이 많았으며 강동구 453건, 강서구 438건, 영등포구 432건, 동작구 427건 등의 순으로 거래가 많이 이뤄졌다.
거래 증가폭은 강남권이 두드러진다.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거래량 상위 1, 2위를 차지했던 송파구와 강남구 등 강남권이 3월24일부터 토허구역 확대 지정되면서 4월 거래량이 급감했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다.
서초구가 4월 52건에서 5월에는 123건으로 137% 늘었고, 강남구(109→216건) 98.2%, 송파구(130→248건) 90.8%, 용산구(40→69건)가 72.5% 늘어나는 등 토허구역 4곳이 나란히 증가율 1∼4위를 차지했다.
서초구의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시장에는 진보정권이 집권하면 강남 집값이 오른다는 '강남불패' 속설이 있는데, 대선 이후 불확실성이 제거되고 금리 인하까지 예고되면서 거래량이 적은 데도 상승 거래가 일어난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들 토허구역내 거래가 많지 않음에도 가격 상승세는 최근 들어 더 가팔라졌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0.26% 뛰며 작년 8월 마지막주(0.26%) 이후 9개월 반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송파구가 0.71% 오르고, 강남구 0.51%, 서초구 0.45% 등 강남권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이들 토허구역에서는 전세를 낀 경우 매도가 어려워 매물이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아파트값을 끌어올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토허제 확대 지정 전인 3월 21일 9만1768건에서 현재 7만8610건으로 14.9% 줄었다. 세종(-11.8%)보다 높은 전국 최대 감소폭이다. 송파구는 이 기간 6911건에서 4071건으로 14.9%, 용산구는 1932건에서 1325건으로 31.6%, 서초구는 7418건에서 5270건으로 29.0%가 각각 줄었다.
정부는 현재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강남권을 넘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강동구·동작구·양천구 등 준상급지로 확대됨에 따라 추가 규제 대책 검토에 착수했다. 7월 3단계 DSR 시행과 함께 서울 지역내 유주택자 대출 중단 등 고강도 대출 규제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확대 지정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일단 DSR 강화 전 막차 수요로 인해 이달까지 거래량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아파트 6월 거래량은 보름 만에 벌써 1133건이 신고됐다. 전문가들은 다만 7월 이후 거래량은 감소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