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소비자물가 1.9% 상승…5개월 만에 1%대로
개인서비스 3.2%, 가공식품 4.1% 올라
석유류 물가 2.3% 내려
지난 달 소비자물가가 1.9% 상승하며 다시 상승률이 1%대로 내려갔지만 축산물 등 먹거리와 외식 가격 상승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류 등 유가 가격이 하락하면서 2%대 물가 상승률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돼지고기, 쇠고기 등 축산물 물가가 35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했고, 외식 등 서비스 가격 상승세도 이어졌다. 정부는 먹거리 가격 상승은 민생과 밀접한 만큼 서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물가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은행은 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올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후반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7(2020년=100)로 전년 동월대비 1.9% 상승했다. 1%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1.9%) 이후 5개월 만이다. 올해 들어 4월까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를 유지해 왔다.
품목별로 보면 서비스 물가가 2.3% 올랐다. 이 중 개인서비스는 3.2% 올라 전체 물가를 1.08%포인트(p) 끌어올렸다.
외식 개인서비스가 3.2%,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는 3.1% 각각 올랐다. 이 밖에 공공서비스 1.3%, 집세 0.8% 상승했다. 공업제품 중 가공식품도 4.1% 올라 전체 물가를 0.35%p 올리는 데 기여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채소류(-5.4%)를 중심으로 농산물 물가가 하락하며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축산물은 6.2% 상승하면서 2022년 6월(9.5%) 이후 35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전체 물가가 0.15%p 올랐다.
품목별로는 돼지고기(8.4%), 국산쇠고기(5.3%), 수입쇠고기(5.4%), 계란(3.8%) 등의 상승폭이 컸다. 수산물도 6.0% 상승했다.
반면, 석유류 물가는 2.3% 하락하며 전체 물가를 0.09%p 끌어내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도 2.0%로 전월(2.1%)보다 소폭 하락했다. 밥상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 지수는 1년 전보다 5.0% 내렸다.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3% 올랐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산물의 경우 산지 출하량이 증가한 채소류 가격 하락 영향이 컸고, 국제 유가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도 하락했다"며 "축산물 가격은 최근 공급량 감소, 돼지고기 수입 감소 등의 영향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물가 상승률 하락에도 이상 기후나 지정학적 요인 등 불확실성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특히, 가공식품의 경우 원재료 가격과 환율 상승 영향으로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정부는 또, 농·축·수산물 등 민생과 밀접하고 가격 변동성이 높은 품목 중심으로 서민 부담을 줄여 나갈 방침이다. 먹거리 등 식재료 수급과 유통 상황도 면밀히 점검해 필요하면 대응 방안을 신속히 마련할 계획이다.
임혜영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업계 원가 부담 완화를 위해 식품 원재료 할당관세 적용, 수입 부가가치세 면제 등 세제·금융 지원을 하고 있다"며 "농림축산식품부를 중심으로 식품업체와 협의하면서 원가 상승 요인이 있더라도 품목과 인상률을 최소화하고 할인행사를 하는 등 소비자 부담을 줄이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다시 1%대로 물가 상승률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은은 올 하반기 물가 상승률이 1%대 후반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 전망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하반기부터는 유가 하락, 낮은 수요 압력 등의 영향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미국 관세 정책에 따른 환율·유가 변동성, 여름철 기상 여건 변화 등 리스크 요인이 여전히 잠재해 있다"며 "향후 물가 흐름을 계속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