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울 역대 두번째로 높아
영남권은 최저, 호남권은 최고
사전투표 기피 '샤이보수' 마지막 변수
6·3 대선 사전투표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로 마무리되면서, 정치권의 시선은 본투표로 향하고 있다. '샤이보수'의 결집이 대선의 마지막 남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본투표 직전 마지막 주말인 1일 각 정당은 사전투표 결과에 주목하면서 본투표에서 표심을 극대화할 방법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21대 대통령 선거의 사전 투표율은 37.74%로 역대 두 번째다. 최근 세 차례의 대통령 선거 투표율이 75%~77%를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투표자의 절반에 가까운 숫자가 이미 투표를 완료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지난달 29일~30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유리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진보정당의 정치적 기반으로 불리는 호남에서 사전투표율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이번 대선 최고 사전투표율은 전남(56.50%)과 전북(53.01%), 광주(52.12%)순이었다. 바로 다음으로 투표율이 많았던 세종(41.16%)과 비교해도 10%포인트 이상 많다. 반면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25.63%)에서 투표율은 최저였다. 부산(30.37%), 경북(31.52%), 경남(31.71%) 등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지배적인 지역으로 평가받는 다른 영남지역에서의 투표율 또한 전반적으로 매우 낮았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이 꼽힌다. 우선 보수진영의 경우 단일화가 되지 않아 막판까지 표심을 결정짓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이 꼽힌다. 만일 보수진영이 늦게라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의 단일화를 이룬다면, 이를 알지 못한 상태에서 한 사전투표는 상당수 사표가 될 수 있다. 결국 지지하는 후보가 아닌 다른 후보 쪽으로 단일화가 되면 기권할 수 있는 사람만 사전투표가 가능한 상황으로 투표가 제한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진보진영에서 민주노동당을 제외한 4개 정당이 후보를 내지 않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를 지지, 상대적으로 유권자들이 망설이지 않고 사전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과 대비된다.
또한 부정선거 논란 등으로 인해 보수 지지층에서 사전투표를 의도적으로 기피하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국민의힘은 최근에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부실선거를 지적하며 본투표와 개표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촉구하는 상황이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31일 페이스북에 "이쯤 되면 선관위가 부정선거론에 대한 비판 뒤에 숨어서 점점 더 '배 째라 식'으로 나태해지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한 선관위에 대한 불신이 사실상 본투표를 유도하는 효과로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처럼 보수 지지층이지만 사전투표 과정에서 나타나지 않았던 '샤이보수'(보수성향이지만 이를 드러내지 않는 유권자)의 본투표 참여 여부가 대선의 마지막 변수로 본다.
'계엄'과 '탄핵' 등으로 인해 투표 포기를 고려해온 '샤이보수'가 막판 본투표에서 투표장으로 몰리느냐 여부에 따라 각 당의 득표율이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이야기다. 샤이보수는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후 진행된 대선과정에서도 언급됐던 개념으로, 특히 이번 대선에서도 일정 부분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계엄·탄핵 외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행보나 국민의힘 지도부의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등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릴 만한 장면이 여러차례 노출됐기 때문이다. 이들이 끝까지 투표장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큰 표차로 패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들이 이재명 후보에 대한 반감을 앞세워 막판에 적극적으로 투표에 나설 경우 보수진영 표와 진보진영표간 격차가 크게 줄어들며 혼전양상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타났고 호남에서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결국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된 것에는 막판 본투표에서 보수층의 강세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각 정당이 본투표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방법도 저마다 다른 상황이다. 민주당은 사전투표의 분위기를 본투표로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여기에 더해 본투표에서 유권자들이 단일화 효과를 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사전투표 전까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했던 국민의힘은 본투표에서 사실상 국민의힘으로 표를 몰아줘야 이재명 후보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편다. 이에 맞서는 개혁신당은 양당 기득권 구조에 맞서는 새로운 보수정당이 출현하기 위해서는 이번 대선에서 개혁신당으로 투표가 미래에 대한 투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임재섭기자 yjs@dt.co.kr
1일 유권자들이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열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공동취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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