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주요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투표소를 찾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다만 지지자들에게 사전투표를 독려하며 내놓은 메시지의 핵심 키워드는 '내란 심판', '방탄 독재' 등으로 달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모두 이날 오전 각각 다른 시간에 특정 투표소를 찾아 사전투표를 마쳤다.
먼저 이재명 후보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에서 청년들과 함께 투표에 나섰다. 여기에는 청년들이 다시 꿈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이재명 후보는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총알보다 투표가 강하다는 말이 있다"며 "내란 사태도 투표 참여만으로 비로소 이겨낼 수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운명은 국민들 손에 달려 있고 주권 행사는 결국 투표로 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의 위기를 이겨내고 내란을 극복하고 회복과 성장의 대한민국으로 다시 출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 잘못된 결과를 빚어낸 내란 세력에 대해 엄중하고 강력한 심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딸 동주씨와 같이 인천 계양구 계양1동 주민센터를 찾았다. 인천 계양은 이재명 후보의 전 지역구로 이곳에서부터 '판세 뒤집기'를 시도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김 후보는 사전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꼭 이 후보(때문이)라기보다는 경기도 부천하고 인천이 붙어 있다"며 "가는 길에 들렀고 이 후보가 있다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부연했다.
김 후보는 이날 '사전투표 부실 관리'에 관한 물음에 "아시다시피 사전투표는 절차가 복잡하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관리 부실이 일어날 수 있어 부정선거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도 "투표율이 떨어지는 것은 더 큰 문제로 철저히 관리해 사전투표 문제점을 보완할 테니 반드시 참여해 달라"고 했다.
이어 "민심의 흐름은 나라가 위기이고 민주주의, 경제로부터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김문수가 필요하다는 쪽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이재명 후보는 (대선을) 3년 전에 출발해서 한 번 했고 저는 우여곡절을 끝에 한 달이 안 되는 기간 동안 빠른 시간 내에 제 인지도와 지지도가 올라가는 길목에서 마지막 추격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결과가 잘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준석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시 동탄9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사전투표를 실시했다. 그는 "동탄은 지난 총선에서 전국에 이름을 알린 정치 변화의 열정을 보여준 선거구"라며 "그런 열망을 담아서 이번에도 정치·세대·시대 교체를 이뤄내겠다는 마음으로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동탄 주민과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모두 소중한 한 표로 대한민국을 바꾸는 선택을 해달라. 젊게 바꾸겠다"고 전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는 전남 여수에서 사전 투표를 마쳤다. 권 후보는 "누가 우리 서민의 삶을 제대로 살필 수 있는 후보인지 토론회를 통해 잘 보셨을 것"이라며 "나의 지역이기 때문에 뽑지 않았으면 좋겠고 적어도 나를 대변할 수 있는 후보, 우리의 후보를 뽑는 대선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주요 대선주자들뿐 아니라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과 각 당의 주요 의원·인사들도 이날 사전투표를 실시하며 독려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구에서 투표를 한 뒤 "사전투표를 걱정하시는 분이 많이 계신 것 같다"며 "본투표날에 사정이 안 되는 분들은 사전투표라도 적극적으로 많이 해 주셔야 투표율이 올라가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경남 양산에서 투표를 마친 문 전 대통령은 "조기 대선이 왜 치러지게 됐는지를 국민들께서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압도적 심판으로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보수 진영의 험지인 호남을 찾아 사전투표를 했다. 한 전 대표는 "(호남에서) 지는 것을 알면서도 싸우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해달라"며 "정말 좋은 정치를 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 호남에서 희생하면서 헌신적으로 뛰고 있는 많은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응원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청년들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딸 김동주 씨와 인천 계양구 계양1동 주민센터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경기도 화성시 동탄9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전남 여수시 주암마을회관에서 각각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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