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CTK통신, 10월 총선 이후 미뤄질 수 있어
체코 정부 "계약 체결까지 모든 준비 마쳐"
체코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체결할 예정이던 신규 원전 건설 계약이 오는 10월 총선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당초 이달 중 계약이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프랑스전력공사(EDF)가 한수원의 수주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전 계약 지연으로 인해 수주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28일 체코 CTK통신에 따르면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27일(현지시간) 체코 공영 라디오주르날과의 인터뷰에서 "법원의 결정에 달려있다"며 현 정부 임기 종료 전까지 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피알라 총리는 "정부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며 "계약을 체결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수원과 발주사인 체코전력공사(CEZ) 산하 두코바니Ⅱ 원자력발전사(EDU Ⅱ)는 당초 지난 7일 최종계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하루 전날 체코 브르노 지방법원이 EDF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본안 소송 판결이 나올 때까지 최종 계약을 금지한다고 결정하면서 계약이 지연된 상태다.
발주사와 한수원은 계약체결 금지 결정을 취소해달라고 체코 최고법원에 항고했으며, 발주사 EDU Ⅱ는 항고와 별개로 이날 브르노 지방법원에 가처분 결정을 철회해달라고 신청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체코 남동부 두코바니 지역에 원전 단지에 5·6호기를 새로 짓는 프로젝트다. 체코 정부는 두코바니 원전 2기 사업에 4000억 코루나(26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수원은 이번 사업을 차질 없이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기조 아래, 체코 정부 및 원자력 기관들과 기술교류회를 열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다져갈 방침이다.
한수원은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현지시간) 체코 현지에서 주요 원자력 기관들과 기술교류회를 진행했다. 이 가운데 체코의 대표적인 원자력 전문 연구기관인 'UJV Rez'와는 공식 첫 기술교류회를 열고, 공동연구의 필요성과 실현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원전 계약이 미뤄지는 상황으로 인해 체코 원전 수주가 무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윤종일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는 "체코가 현재 전력 수급 문제를 겪고 있는 만큼, 체코 내 여야를 막론하고 원전 사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있는 상황"며 "이번 사업은 민간 기업 간이 아닌 국가 간 사업인 만큼, 정치권에서는 정권 교체 이후 서명을 통해 업적으로 삼으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체코가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인 만큼, 사업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세종=강승구기자 kang@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