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미국 상원의 스테이블 코인 법안 통과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제도화 기대감에 기관투자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강세 흐름을 이끌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경고가 다시 고개를 들며 시장의 긴장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25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은 10만800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주일 전인 18일(10만3000달러) 대비 약 4% 상승했다. 지난주 비트코인은 미국 상원이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안인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를 통과시키면서 사상 최고치인 11만달러 선을 돌파했다.
지니어스 액트는 스테이블 코인 발행과 담보 요건 강화, 자금세탁방지(AML) 의무 등을 골자로 한다. 지니어스 액트는 스테이블 코인을 지급결제 수단으로 규정하고, 이에 발생하는 보상을 제공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발행 규모를 500억달러로 제한해 이를 초과할 시 매월 준비금 현황과 외부 회계감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고객 실명확인, 자금세탁방지 내부통제 등 금융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제재안이 담겼으며, 스테이블 코인 비허가 발행 시 처벌 사항도 함께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니어스 액트는 사실상 규제 성격의 법안이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미국이 스테이블 코인의 제도권 편입을 공식화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이 법안이 하원까지 통과하면, 미국은 선진국 가운데 처음으로 스테이블 코인을 제도화한 국가가 된다. 최초로 마련되는 제도인 만큼, 지니어스 액트는 향후 글로벌 코인 규제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스테이블 코인 제도화 기대가 커지면서 기관 투자자의 움직임도 감지된다. 가상자산 통계 사이트 파사이드 인베스터스(Farside Investors)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기관은 27억5000만달러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순매수했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 22일에는 하루 동안 9억3400만달러가 순유입되기도 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관세 협상을 진행 중인 유럽연합(EU)에 대해 당장 오는 6월 1일부터 50%의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관세 전쟁이 유럽에서 전 세계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동안 진정되는 듯 보였던 관세 전쟁이 다시 또 발발하면서 차주 가상자산 시장도 트럼프의 입에 주목할 것으로 전망된다.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 FOMC 회의록 공개, 미국 1분기 GDP 발표 등 주요 경제 이벤트보다 관세 전쟁이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강동현 코빗 연구원은 "가상자산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 향방"이라며 "시장은 당분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무역 정책 관련 추가 발표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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